한의사짓을 하려면 산 탕 환의 개념이 있어야겠습니다.
산은 가루약이 아닙니다. 우리가 먹는 파우더가 아닙니다.
동보에 나오는 00산, 000산은 대부분 복용법이 끓는 물에 넣어서 살짝 우려 마시거나,
약미가 매우 박하면 그 가루까지 같이 후루룩 마신다라고 나옵니다.
중요한건 뭐냐면 이름이 산이냐 아니냐? 가루냐 탕이냐? 이게 아니고요.
끓는 물에 넣어먹듯이 굉장히 짧은 시간에 전탕하고, 무엇보다 [급한병]에 [잠시] 쓴다는 개념이 있는겁니다
그래서 하루에 3번도 먹고 5번도 먹고 특히 울증이 있으면 그게 풀릴때까지 산제가 나갑니다
용량도 과량이 들어가도 됩니다. 단기간에 쇼부를 보는 성격입니다.
급한 병에 쓰되, 오래 먹지 말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용양박사님이 황련 2,4,6,8 기준을 제시한 것도 넓게 보면 '산제'의 의미입니다.
황련을 달여주니깐 이건 탕제야! 이러면 초딩이죠. 한의사라고 할 수가 없는 거죠.
탕은 뭐냐.
조문에 보면 오래된 병을 씻어낸다는 의미가 있다고 나옵니다.
메인 치료 테크닉입니다.
가장 추출율이 좋고 가장 번거롭습니다.
다 아시리라 봅니다.
환이 중요한데요
이게 뭐냐면, 일단 동보에서 어떤 테크닉으로 산,탕,환을 조합해서 쓰는지를 봐야합니다.
환은 대부분 초기질환에 안 씁니다.
마무리에 씁니다.
마무리도 두가지가 있어요.
환만 나가기도 하고 환+탕이 같이 나가기도 합니다.
허준이 어떤 방식으로 약을 썼는지... 여러가지 패턴은 이미 기초 디렉터스 강좌에서 모두 강의했습니다.
환에서 중요한것은 오래오래 먹는다. 그냥 건기식이라고 보면돼요. 개념이 그래요.
몸에 충격을 주면 안됩니다. 약량이 매우 소량으로 들어가요. 대신 오래오래 먹어서 재발을 막아요.
육미를 조리할 때 쓴다면 당연히 숙지가 40g 들어갑니다. 10일분에요.
임상례 보면 아시겠지만, 울-기-혈-정 이 스펙트럼으로 약이 들어갑니다.
그럼 당연히 육미를 초반에 쓰는 경우 본 적이 없죠?
끽해야 기국강방입니다.
그리고 스펙트럼도 중요하지만 수렴발산차원에서 멕시멈이라는 게 있습니다.
몸에 충격은 없어야하지만 '반응'마저 없으면 안되거든요.
그게 동보에 나온 10일분 숙지 35g입니다. 이게 미니멈입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임상적으로 의미가 달라집니다.
10일분에 숙지를 320g, 160g 이러면 벌써 허준이 말한 육미의 의미(소량의 환으로서 오래오래 조리하는 건기식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160 이면 이미 이건 산제의 의미로 때려붓는거죠. 숙지황 폭격기죠. 급병에 잠시 대량으로 확 밀어버리는. 사나흘 쓸까말까. 그런데 숙지증에 그런 초반기 급병에 쓸만한 증이 많지 않아요.
정리하면 이겁니다.
산은 폭격기입니다. 단기간에 초고속으로 확 발라버리는 거죠
탕은 기갑부대입니다.
환은 보병입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산은 급할때 잠깐 허기를 면하게 하는 컵라면.
탕은 제대로 먹는 밥
환은 밥먹고 난 후에 허기재발방지(?) & 마무리를 위한 디저트, 간식
파워는 산>탕>환 순으로 몸에 충격이 강하게 전해집니다.
대신 지구력과 고지에서 밀리지 않는 수성력은 환>탕>산 순으로 강합니다.
복용기간은 위에서 말했고요.
약의 량은 산>탕>환 순으로 갑니다.
중요한 것은 육미를 환으로 먹냐 탕으로 먹냐?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요
그 타이밍이 조리하는 타이밍이냐? 본치냐? 아니면 울증이나 급증을 쳐야하는 타이밍이냐?
거기에서 약의 복용량과 조합이 달라집니다.
환자가 급병이고 울증이다. 황련환 덩어리만 있다. 약탕기도 없다.
그럼 황련을 20g씩 씹어먹게 합니다. 화가 내려갈때까지. 40g이든 50g이든
그러면 복용방식은 비록 환이더라도 의미는'산'입니다.
육미를 숙지40g으로 먹는다? 이러면 조리하는 겁니다. 탕이지만 의미론적으로는 환입니다.
산탕환은 그냥 제형의 문제가 아닙니다.
울기혈정의 스펙트럼 속에서 봐야 보입니다.
동보는 산-탕-환 순으로 약이 들어가는게 맞습니다.
울증, 급병부터 치고 본치하고 서서히 기혈정의 스펙에 맞춰 조리한다. 이게 기본 전술입니다.
이걸 모르고 환제-탕제 간의 용량의 환산을 논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