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를 만나다

Essays 2012. 4. 2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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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종로4가에서 김여사를 만났다.


출근시간. 전쟁터같은 도로. 모두 직장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는 도중...



내가 2차로, 김여사가 3차로, 버스가 5차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버스가 4차로로 진로변경.


버스가 가까이 붙자(종로는 차선폭이 좁다) 놀란 김여사가 핸들을 좌측으로 꺾으면서 브레이크를 밟아버렸다


뒷차들 급정거하고, 나는 김여사랑 박을뻔한 것을 가까스로 피했다.


룸미러를 통해 보니 김여사는 아예 도로 가운데 서 버렸다. 버스가 자기를 박으려는 줄 알았나? ㅎㅎㅎ


조수석에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다.


설마 이 시간에 종로에서 연수중인가?



출근하며 생각해본다. 한의계에 면허증을 갖고 있는 원장들 중에 김여사는 몇명이나 될까?


혹시 내가 한의계의 김여사는 아닐까? ㅎㅎㅎ


어느집단이나 김여사들이 있다. 그들을 위해 베테랑의 연수교육이 필요하다.


매해 의대 졸업한 인턴들 3400명, 거의 99%가 의료계의 김여사라고 보면 된다.


수련을 거치면서 5년 후엔 김여사 딱지를 떼고 로컬로 튀어나온다.


만약 한의대 졸업 후에 베테랑이 끌어주지 않는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그냥 살아간다. 환자는 좀 보고(물론 환자같잖은 레벨의 환자들..애들 기침,열감기, 식체 염좌같은거)  돈은 만지겠지만, 자신이 김여사인지도 모른채...죽어간다.


김여사인 교수는 김여사인 한의사를 양산하고, 김여사인 선배는 김여사 후배들을 더욱 더 김여사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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