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에서 천만원을 쓰고 치료받았는데 별로였어요"
이런 환자가 오면 한의사는 속으로 자생놈들 돈만 밝히고 실력도 별 거 없구만! 라고 생각한다.
환자에게 맞장구 쳐주기도 한다.
"그러게요. 왜 그런델 다니셨어요. 돈만 작살나게. 그냥 동네한의원이 최고에요."
과연 그럴까? 후후
이런 원장도 있다.
"감기는 한의원에서 치료받는게 최고에요. 우리 환자들 중에 감기로 양방 갔다 오는 환자들 보면 양방애들 별 거 없어요. 한방이 최고죠."
과연 그럴까? 후후
학교 급식이 보편화되기 전에 포항고 밑에 포고서점 못 가서 포고식당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울진 영덕 이런 외지에서 오는 학생들이 많아서 저녁을 사먹는 애들이 무지 많았음.)
거기 가면 늘 신선한 반찬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저녁시간에 늦게 가면 맛있는 반찬은 이미 다 동이 나고 맛없는 반찬들만 잔뜩 남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투정부린다.
"아이 시발 포고식당 반찬 좆나 맛없어!!!"
과연 그럴까? 후후
1. 자생한방병원에서 치료가 잘된 케이스의 환자는 절대 당신 한의원을 찾아오지 않는다. 자생에서 만명을 치료해서 9천5백명이 만족하고 그 중 500명 중에서 당신 동네 근처에 사는 환자가 왔다는 생각은 안 해보았나? 설마 자생에서 모든 환자에게 천만원씩 삥뜯으며 치료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자생을 평가하려면 당신 한의원에 온 1인의 환자가 아니라 지금까지 자생을 다닌 35만 8천명을 모두 추적조사하고 난 후에 평가하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2. 양방 내과에서 감기치료 잘되는 애들은 절대 당신한의원을 찾아오지 않는다. 왜? 만족하니깐! 고로 당신 한의원을 찾아와서 양방 욕을 하는 환자는 누구? 바로 불만족 집단... 설마 그 양방내과에서 모든 감기환자가 다 불만족스럽게 진료받았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양방내과에서 만족하는 25만4천5백명은 당신 한의원에 찾아오지 않는다. 불만족스러운 천2백명 중 일부가 당신 한의원에 오는 거다.
반대로 양방 내과 가서 당신 한의원 욕하는 환자도 마찬가지지. 그런 정보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양방의사 머릿속에는 '아 거기 00한의원 정말 실력없다던데'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되지.
3. 포고식당반찬이 다 맛없는 건 아니다. 단지 니가 늦게 갔을 뿐. 맛있는건 이미 니 친구들 뱃속에 다 안전하게 들어가 있다. 안심혀라.
왜 빈의 한의원에는 피에스만 드글드글하고, 왜 신규개원 한의원에는 쓰레기같은 간조들만 들락거리는가?
모두 이삭줍기 신드롬 때문이다.
당신이 줍고 있는 모든 환자, 간조는 다른 한의원에서 튕겨져나온 이삭에 불과하다.
정말 치료잘되는 환자, 정말 괜찮고 일 잘하는 직원은 이미 기존 원장들이 붙들고 안 놔준다. 낟알이니깐.
포항에서 개원할 때 화요모임이 있었다. 나랑 비슷한 학번의 원장들끼리 점심먹는 타임인데, 그때 속썩이는 간조이야기를 하거나, 진짜 황당한 간조가 면접보러 온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어, 형, 걔가 형네 한의원에 면접보러 왔어요?"
"어... 니 아는 애야?"
"제가 걔 3달 데리고 있다가 도저히 안돼서 짤랐잖아요."
신규 초삥이 원장들끼리 폭탄 직원돌리기를 하고 있었던 거다.ㅎㅎㅎㅎ
성공개원전략이라는게 뭐 별거 있나?
썩은 쭉정이는 바로 버리고...(줍는 것도 허리 아프다.)
내가 배고프면 이삭이라도 주워먹고....
제대로 된 낟알이 걸리면 절대 손에 쥐고 놓치지 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