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으로 부의가 되는 법을 알아보자.
모두 5단계를 거쳐야 한다. 굉장히 힘든 과정이다. ^^
1. 무식
일단 무식해야 한다. 동의보감 원문 한번 제대로 일독해본 적 없고, 물론 수련받은 적도 없다. 겨우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것저것 집쩍거려보고 겨우 겨우 졸업한 게 전부다.
2. 망상
무식함이 전제되지 않으면 망상이 일어날 수 없다. 진실을 알면 알수록 망상은 사라진다.
평소 공부 졸라 안하고 천하의 무식쟁이가 어떻게 한글판 책 하나 읽거나 인터넷으로 모니터를 통해서 공부 좀 하고 나면 자신이 마치 화타가 된 듯한 망상을 갖게 된다.
3.만용
망상의 단계를 통과하면, 일부 원장들은그래도 드러내놓고 말하기 부끄러워서 그냥 스스로 뇌 속의 망상으로 머물고 말지만, 일부 원장은 외부로 액션을 취한다.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너무 말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강의도 개설하게 된다. 인터넷에도 올리고, 환자에게도 강력하게 티칭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약을 하루아침에 모두 중단하게도 하고, 절대로 해열제 따위 먹이지 말라고 티칭하기도 하고... (양방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으니 무식한 티칭이 가능하다. 한의학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양방의사가 악랄한 한까가 되는 거랑 같은 이치다. 많이 배운 의사일수록 겸손하고 신중하다.)
4. 부끄러움의 부재
만약 부끄러움을 느끼는 기능이 작동하면 절대로 외부 행동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부끄러움은 가장 마지막 문이다. 이 문도 수월하게 통과하면 드디어 무식-->망상-->만용-->액션의 단계가 완성된다.
5. 죄책감의 부재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나타날 경우, 주위에서 비난이 빗발칠 경우, 죄책감을 느끼는 뇌기능이 작동하면 스스로 뉘우치고 반성하며 반복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이 정도 병기가 진행되었으면 죄책감을 거의 못 느낀다. 자신의 망상으로 환자를 망쳐도 환자탓. 운탓. 타이밍이 나빴을 뿐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하게 된다. 주위 원장들이 비난하면 왜 나를 괴롭히냐고 도로 성질을 부린다.
그 과정에서 자기기만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스스로의 '무식함'을 '오타, 오기' '실수'라고 지칭하며, '망상'을 기발한 '통찰'로 포장한다.
마치, 귀가 없고 입만 있는 사람처럼, 벽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망상만을 '자기합리화' 수단을 동원하여 논쟁을 끌어간다. 이런 원장들은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물론 술먹고도 못 이긴다 ㅎㅎ) 왜냐면 자신의 무식함을 인정하려하지 않으므로. (자기애성 인격장애가 같이 동반된다.)
소시오패스.
그렇다. 이런 사람이 전형적인 소시오패스다. 연쇄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지만, 타인이 느낄 감정에 대해 공감하는 뇌기능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비난하면, 왜 그들이 그러는지 전혀 못 느낀다. 자신이 올린 글이나 망상으로 타인이 느낄 불쾌감, 분노 등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오히려 스스로를 나약한 피해자로 묘사하는데 능하다. 누가 불리한 질문을 하면, 핵심은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자기 하고싶은 말만 무한반복한다.
소시오패스들은 특징이 있다. 겉으로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자신의 분야에 능력이 뛰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더욱 슬픈 일은 이런 소시오패스 원장들에게 환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자주 찾아간다는 점이다. 원장이 구원자처럼 보이고, 카리스마 있고, 명의처럼 보이니깐....(환자들은 의사의 성실함과 겸손을 무능으로 곧잘 착각하며, 망상을 유능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소시오패스들에게 한의사들도 낚이는 판국에 환자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ㅜㅜ
보통 양심이 있는 원장이면 자신의 강의를 듣고 "별로더라. 시간낭비였다"라는 피드백을 받으면 괴로워하고, 다시는 강의를 하지 않는다.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자신의 티칭에 의해 큰 피해를 입게 되면, 미안해하고 고통스러워해야 한다. 그런데 소시오패스 원장들은 그런 감정이 전혀 없다. 이런건 후천적인 것이 아니라 타고나는 것이다. 다른 개체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인간들. (내가 학부 다닐때 마취된 개구리의 피부껍질을 산채로 벗겨내면서 웃던 친구가 있었다. 그런 게 바로 소시오패스다. 소시오패스들은 스스로를 가리켜 '저는 호기심이 많습니다'라고 포장한다.)
인류의 4%가 사이코패스이며, 그보다 훨씬 높은 비중으로 소시오패스들이 존재한다.
(아, 피곤하다. 망할 향방기본훈련...오늘 하수도같은 기분으로 하수도를 기었다.....시가지 전투! 이걸 한 백번 외쳤나...시발... 한의사로 대한민국에서 제정신으로 사는게 전투다 전투.)
이 글은 m, p, i에게 헌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