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바와 같이 요즘 김씨의 건강상태가 몹시 좋지 않다. 지난 11일 오전 강남 최고급 모한의원에서 추나치료를 받고 오후에는 이주호 박사님에게 침치료를 받은 김씨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남박사의 한의원에 전격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강남에서 정릉까지 무려 1시간 반 동안 버스에 찡겨서 갔다. 이렇게 먼 줄 알았으면 안 가는건데...!!
버스에서 내리니 이런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90년대 왜관읍내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풍경.
노란 체육복을 입은 아이가 신나게 뛰어가고 있다.
하천을 마주보고 남박사의 한의원이 보인다.
자영업계의 절칙 중에 하나가 담, 하천, 고가도로를 끼고 개업하지 마라이거늘....
주거지와 개원지는 정반대 입지를 갖는다.
좋은 병원자리를 찾고 싶으면 내가 살기 싫은 곳으로 가면 된다. 배산임수에 한적하고 조용하고 살기 좋으면 개원지로서 좋지 않다.
입간판도 하나 세웠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꽤 럭셔리하다.
명심하자. 할매들에게 계단 1칸은 10미터 걷는거랑 같다.
접수대가 나타났다.
직원도 한명밖에 못 앉게 설계돼 있다.
대기실. 4명이 앉을 수 있다.
기역자로 꺽인 구조의 원장실. 단촐하다.
남박사가 학생 때 입고 다니던 헌트 셔츠를 입고 bk박사를 반겨주고 있다.
"아이구, 몸도 안 좋은데 이까지 안 와도 되는데.... 인자 니한테 폭풍 욕을 듣겠네. ㅎㅎㅎㅎ"
(욕폭풍을 퍼부으려했으나 마침 남박사의 모친께서 대기실에 계신 관계로 욕은 하지 않았음.)
그래도 개업선물로 수건을 준비했네. (남박의 모친께서 준비하셨다고)
"bk야 여기 진짜 좋데이... 창문 열면 바로 강이다."
남박아, 그게 최악의 입지란다...
"진짜 맘에 드는 동네야."
그래그래, 서울에서 이렇게 시골스러운 동네 찾기도 힘들었겠다.
침구실은 코딱지만한데 배드를 6개나 넣었다. 100명도 볼 수 있겠다.
미니 약탕실. 구석에 조호직 박사가 추천한 조리기구(인덕션렌지로 추정)가 방치돼있다.
약탕기 1개, 포장기 1개
자리를 옮겨 최고급 추어탕집에서 만찬을 갖기로 했다.
추어탕 전문점인데 들어가니 삼게탕 포스터가 똭!!!!!!!!!!!
물잔에는 "꽃게 신랑 아구 각시"라는 문구가 똭!!!
이윽고 나온 추어탕.
도대체 이 식당의 정체는 뭐냐...
추어탕은 매우 맛있었음.
남박 : 야야, 정구지 무봐라. 졸라 싱싱하다
bk : 아이구 인드라야 촌티 좀 내지마라. 정구지가 머고. 인간아.
정구지가 맛나긴 했음..
bk : 야 우리 2차는 어디로 갈래?
남박 : 커피나 무러 가까?
bk : 니 커피 물줄 아나? 그냥 편의점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묵자.
bk : 야 어디가? 편의점 가자니깐. 그런 슈퍼는 맛있는거 안 판데이.
남박 : 여기 편의점 없다. 인간아. 졸라 멀리 걸어야해. 그냥 따라와.
bk : 나는 나뚜루 녹차맛 먹고싶다.
남박 : 나뚜루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야, 니도 하나 골라라." -빵빠레를 집어드는 남박사
bk : 야이..씨... 여기서 뭐를 고르노... 나뚜루 먹고 싶다니깐!!!!
결국 부라보콘 하나 집어들었다...ㅡㅡ;;
돌아오는 길에 한의원 밑에 고급 스포츠카가 주차돼있다.. 정릉에 어울리지 않는 차량.
bk : 야 이거 니 차냐?
남박사 : 내 차 없다. ㅋㅋㅋ
(참고로 남박사는 최근 부친으로부터 도로연수를 받으며 호된 욕폭풍을 얻어먹었다는 전언이다)
bk : 야 모가지 뿌라지겠다. 테레비 왜 저래 높게 달았노?
남박 : 목 좀 아파야 침도 맞지. ㅋㅋㅋ 농담이고 인테리어 아저씨가 저래 달아주더라.
이날 9시까지 쓸데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은 두 사람은 함께 조계사로 이동하여 헤어졌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그 동네에 훨씬 더 좋은 자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배 앞 건물이라는 이유로 제일 구석탱이에 개원한 남박의 양심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란다고 누가 알아줄 줄 아냐. 이왕 개원한 것이니 열심히 하여 돈도 많이 벌고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도 하길 기대한다."는 소감을 밝혔다.<정릉/특별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