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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콘서트가 결국 엎어졌다. 이런 걸 파국이라고 하는 거다.



1. 제목만 바꾼다고 무한도전과 관련이 없어지나?


먼저 용어부터 분명히 하자. 슈퍼7콘서트는 무한도전 콘서트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슈퍼7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무한도전의 컨텐츠를 바탕으로 기획되고 진행된 무한도전 콘서트가 맞다.

본인들 스스로 밝히지 않았나? 취지가 장기간의 결방사태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만든 거라고.

대부분의 콘서트 예매자들이 무한도전 팬이고, 출연자가 무한도전 멤버 7명이고, 기획의도까지 무도 결방사태 때문인데 이걸 슈퍼7이라고 이름만 고쳐부른다고, 김태호피디가 우리랑 상관없어요~라는 멘션을 날렸다는 이유로 이 콘서트가 무한도전과 관련 없다고 할 수 있나?




2. 김장훈의 실수


김장훈은 공연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최고의 무대와 고성능의 오디오, 넓은 무대와 다양한 볼거리로 콘서트를 채운다. 나는 김장훈이 노래를 굉장히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이지만, 그 나름대로 스타일로 공연을 하고 팬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준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

무한도전 팬들이 열광하는 무한도전의 핵심 마인드.

바로 헝그리 정신이다. 무한도전이 개최하는 B급 이벤트와 콘서트들이 대박을 칠 수 있었던 것은 초대형 크레인에서 번지점프를 한다거나, 한발에 100만원짜리 불꽃쇼를 보여주어서가 아니다. 한강다리 밑에서 500만원짜리 세트 지어놓고 음치수준의 노래를 불러도 그들의 헝그리 정신과 진심이 와닿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것이다. 유재석이 벤츠 S600 리무진을 타고 나타나서 10억짜리 우퍼를 앞에놓고 압구정 날라리를 부르는 것보다 장충단공원에 간이 무대 세워놓고 천만원짜리 우퍼 놓고 공연하는게 더 무한도전답다는 것이다.

김장훈이 놓친 것은 무한도전의 헝그리정신이다.

KBS2TV 무모한도전부터 이어져온, 목욕탕에 바가지로 물퍼내던 바로 그 정신...





3. 유-무료와 기부 문제


기획당시부터 수익으로 무한도전식으로 멋지게 기부를 하려고 했다는 리쌍의 발표.

우리나라 국민중 아무도 이 콘서트가 망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게 말이 돼? 무도 멤버 전원이 빵빵한 게스트랑 출연하는데 망할 수가 있나? 

길 스스로 언급하지 않았나? 경로당을 지어줄까? 도서관에 줄까? 돈이 남을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제 기부를 어디에 할까?라는 행복한 고민만 하고 있었다고...

김장훈과 길은 이 콘서트를 대형콘서트홀에서 세계수준급의 무대와 빵빵한 오디오에 대형 크레인 세워놓고 티켓팅 대박에 수익도 쏠쏠히 남긴 후에 경로당 지어주는 걸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추진했지만,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서 기획했다는 애초목적을 살리려면 차라리 버스타고 전국 투어를 다니며 종합운동장이나 시민회관에서 열악한 오디오 속에서 치러졌어야 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을 거지취급하지 마라. 의미가 있다면 만원짜리 우산 3만원에도 사주고 달력도 사고 컵도 사고 다 돈내고 산다. 근데 MBC같은 공적조직이 아닌 외부 조직이 주최하는데 돈문제가 결부되면 엄청나게 조심해야 한다. 미리 팬들과 소통하고 홍보를 했어야지. 그 마당에 티져광고 하나 띄워놓고 몇달간 시간을 날려버리다니!!

지금 이게 유료냐 무료냐 논쟁이 중요하나? 리쌍 콘서트 정도 되면 13만원도 싸다고? 누가 모르나? 그럼 니들 콘서트를 하라구. 왜 무한도전 멤버들로, 무한도전의 콘텐츠로, 무한도전 팬들을 위한 콘서트를 하는데 "야, 이 콘서트는 무한도전과 상관없어!!"라며 지금까지 무도가 쌓아온 콘서트들의 스타일을 훼손시키는가? 

콘서트에는 당연히 돈내는 게 맞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유료공연으로 전환하면서 적절한 설명과 홍보가 없이 기존 무도 멤버 그대로 갖고가면 시청자 입장에는 무한도전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 악플러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게 만들어버렸지.

처음부터 티져 광고 같은거 집어치우고, 상세하게 콘서트 취지와 수익금 배분활용 계획을 밝혔으면 모든 이들의 축제가 될 수도 있었을 기회를 김장훈, 리쌍 외 기획팀들이 다 망쳐놓았다. 티져가 그렇게 중요했나?

기획초기부터 유료로 할지 무료로 할지 고민했다는 길의 글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팬들과 소통하지 못한 미숙한 연예인들이었는지 알 수 있다.




4. 공연시간문제


무도 본방과 겹친다는 비난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대부분의 콘서트가 그 시간에 하고 토,일 연짱하지 않으면 수익을 맞출 수가 없다. 그날 본방은 그냥 다운받아 봐라. 본방사수한다고 그게 팬심 충성도의 증명은 아니다.




5. 리쌍의 깽판


콘서트 논란이 일자, 개리와 길은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몇몇 악플러에 기분상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행동에 옮겨, 일방적으로 시청자에게 하차통보를 했다. 초딩들이나 하는 짓이다. 가수하길 천만다행이다. 이런 마인드라면 어느 회사에서도 일하기 힘들다.

경상도에서 이런 걸 '생속'이라고 한다. 그냥 어떤 자극을 받으면 확 끓어오르는 거다. 어린애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현상.

콘서트를 기다려온 팬들에게 깽판 친 것 밖에 안된다. 아무리 욕먹어도 "일을 되도록" 했어야지. 이렇게 깽판치면 결국 악플러만 승리한다. 하차라는 중대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히 상의했어야지. 왜 애꿏은 제작진, 소속사를 물을 먹이냐. 무한도전 제작비를 니들이 내냐? 이게 니들 꺼야?

리쌍이 깽판치는 걸 보고, 이경규가 떠올랐다. 그가 말하지 않았나? 예능에 들어오는 배우나 가수들은 예능에 올인하지 않고 (지 먹고 살 루트가 따로 있으니) 징검다리로 여긴다고. 덜 절박한 거지.

그래 이제 본업인 노래 많이 해라. 무도 안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

사람은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어영부영 여론 봐가면서 다시 합류하거나 한다면 정말 화낼테야. 그럼 진짜 그건 하차가 쇼라는 것 밖에.




6. 하하, 정준하의 어이없는 트윗


리쌍컴퍼니와 김장훈의 진술을 들어보면 처음 콘서트를 무한도전 멤버들이 하자고 했다고 한다. 김장훈이 콘서트 하자고 제의했냐? 무도멤버 지들이 먼저 하자고 해놓고 일이 이렇게 커지자, 리쌍이 다 저질러놓은 일처럼 자기들은 쏙 빠졌다. 그리고는 한다는게 트위터에 '길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길이 함께 해요'라며 빠져나갔다. 니들부터 사과해라. 니들이 하자고 했다메. 니들 책임은 없냐? 이렇게 분란이 커지고 엎어졌는데 애초 하자고 하던 놈들은 모두 침묵하고 생고생하던 놈들만 총알받이로 내세우냐.




7. 유재석, 명수, 홍철, 형돈의 침묵


니들이 이렇게 콘서트 하자고 했다메? 무한도전이 정말 커지고 인기가 폭발하니, 헝그리정신을 잊은 것 같다.

남창희랑 수영장에서 쫄티 입고 뛰던 때 잊었나?





8. 니가 하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너에게 바라는 것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밥벌이까지 해결하려면 정말 그 일을 끼깔나게 "잘" 해야 한다. 진짜로 누가봐도 입어 딱 벌어질 정도로 잘해야 한다고.


15살짜리 애가 있었어.


"아저씨, 전 영화배우를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거랑 잘하는 건 다른거야. 니가 영화배우 하고 싶으면 연기를 정말 정말 정말 전국 탑50에 들 정도로 잘 해야해. 근데 다른 직업은 그렇지 않지. 하기는 싫지만, 정말 정말 잘할 필요가 없는 직업이 널려있어."


수많은 언더의 예술인들이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투덜댄다. 내가 솔직히 이야기해줄까? 노래 못하고 영화가 재미가 없어서 망하는 것 뿐이야. 돈벌고 싶으면 대중이 원하는 노래와 영화를 만드시고, 그냥 니들이 하고 싶은 공연, 니들이 만들고 싶은 영화가 좋으면 그걸 만드세요.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잘' 하면 대박 나는 거고.... 망하면 그냥 대중이 니들이 만들어낸 예술품을 싫어하는 거야.


'지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대중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내지 마라'


이번 무한도전 사태도 결국 한마디로 결론지으면, 김장훈이랑 리쌍이 자기들이 '하고싶은' 콘서트를 기획했다가 사람들이 '바라던 모습의' 콘서트와 괴리가 생기자 분란이 생기고 엎어져버린 거다.


김장훈과 리쌍이 제작비를 투자해서 자기들이 생산한 콘텐츠로 자기가 하고 싶은 공연을 했다면 박수 받아 마땅하지.

하지만 그들은 자기들이 '하고싶은 공연'을 무한도전 팬들을 대상으로 무한도전의 컨텐츠와 자산을 아이템으로 공연을 기획하면서 '무도 팬들이 바라는 모습'과 다른 형태로 추진했기 때문에 소동이 일어나고 엎어져버린 거다.


공인이 되기로 결심하고 대중 앞에 섰으면 마땅히 대중이 바라는 모습에 부응해야 한다. 시장이 되기로 결심했으면 길바닥에 침뱉지 마라. 가수가 되기로 했으면 음주운전 하지말고. 그게 싫으면 그냥 갑남을녀로 살아야한다.




9. 앞으로 대책


리쌍은 깽판 친 거 사과하고, 김장훈도 기획자로 사과하고, 유재석부터 하하까지 사과해라.

입으로만 하지말고, 모두 갹출해서 노천극장이든 고등학교 운동장이든 콘서트는 예정대로 진행해라.

팬들이 원하는건 니들이랑 놀고 싶은거지. 어디서 노래도 잘 못하는 것들이 음향설비 따지냐?  ㅋㅋ 굳이 체조경기장 같은데서 해야해? 그냥 흙바닥에 신문지 깔고 봐도 된다. 그게 무도 스타일이야.


PS. 리쌍. 초딩처럼 살지 마라. 생속은 좀 익혀.





10. 길 복귀선언!! 앞으로 웃음만 생각하겠다며...


내가 이런 양아치 때매 이 긴 글을 썼다는 점이 부끄럽다. 최근 일상에서 잘 지켜지고 있던 에너지분배 정책에서 큰 패착. 아버지가 늘 말하셨는데, "수준낮은 인간과 논쟁하는데 정력을 낭비하지 마라"





11. 악어새


요즘 티비보면 악어새같은 존재가 많이 보인다.

이경규 옆의 이윤석, 김병만 옆의 노우진, 유재석 옆의 정준하, 길


나이도 많이 찼지만, 홀로 자립할 수 없는 예능금치산자, 유세윤처럼 타고나지도 못했는데 정형돈처럼 노력도 하지 않고, 어떻게든 분량 치고 들어가려고 패가 뻔히 보이는 과도한 설정과 오바액션은 서글픔마저 느끼게 한다.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할텐데...



암튼 이번 소동을 구경하면서 큰 거 배운다.


1. 아무리 기분 나빠도 대의를 위해 일을 '되도록'해놓고, 언행은 깔끔하고 젠틀하게 살자

2. 내뱉은 말에 반드시 책임을 지자.

3. 악어새처럼 구질구질하게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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