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씨가 생일선물을 받고 굉장히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순간까지도 박스 안에 뭐가 들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지난 11일 김씨의 생일을 맞이하여 그레이스 박사님과 조촐한 오찬회동이 이루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꼬깔을 착용하였으며, 큰 얼굴로 인해 꼬깔의 끈이 끊어지는 대참사가 벌어지기도.
이번주 내내 생일기념주간으로 책, 의복 등을 선물받아 방심하고 있던 김씨는 식사를 마치고 차로 돌아가려는데 그레이스 박사님이 잠깐 서라고 하심.
그박사님이 꺼낸 것은 한지로 포장된 박스.
"이게 진짜 선물이야"
아니, 그럼 이번 주에 받은 옷이랑 책은 모두 연막작전이었단 말인가!!
뭐지?
한지 표지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현대미술작가인 마그리트 금좌 설님이 직접 그려주신 일러스트가 담겨있었다. 다행히도 두명 다 불어를 모르는 까막눈이라....
들어보니 무겁지도 않고, 납작해서 뭘까 궁금증을 자아내던 끝에 비로소 포장지를 벗겨보니....
사진 : 최근 10년 동안 김씨가 이렇게 밝게 웃는 표정을 본 적이 있었던가!!!
그 안에는 놀랍게도 와콤 인튜어스5 터치버전 미디엄 PTH-650 제품이 담겨있었다. 현재 한국에서 출시된 타블렛 중에 고가이면서 가장 뛰어난 품질로 평가받는 제품.
며칠 전 김씨가 참치 원장에게 불러준 바로 그 모델!!!!!
김씨가 애타게 갖고 싶었던 바로 그 타블렛!!!
국내 최고의 타블렛!!
참고로 김씨는 그레이스 님에게 타블렛(5년간 썼던 10만원짜리 저가 타블렛 XP-PEN 8060)이 고장났다는 사실은 물론, 와콤에서 이번에 출시한 이 모델을 사고 싶다는 이야기도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그레이스 박사님은 어떻게 이 모델을 구입하게 됐을까? 비결은 그박사님의 십자수같이 치밀한 부지런함에 있다.
그레이스 박사님은 직접 와콤본사에 전화해서 웹툰 작가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모델을 수소문해서 이미 한달 전에 구매완료해 두었다고 한다. 무선키트가 같이 배송되지 않아 속상하다고.
아래 사진은 김씨가 그동안 쓰던 XP-PEN 8060 모델
사진 : 구입당시 약 10만원 정도의 저가형 타블렛으로 2007년경부터 김씨의 웹툰작업에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발생한 김씨 한의원 대화재 당시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아-전동베드와 타블렛만 살아남음- 김씨와 함께 서울까지 따라왔다.
비록 외관은 화재 당시 유독가스로 검게 그을렸지만, 성능만은 변치 않아 지난 5년간 김씨의 작품활동에 큰 기여를 했다. 이 싸구려 타블렛으로 올해 여름 그 많은 천연물신약 카툰을 다 그렸던 것. 며칠 전 더이상 이 제품은 드라이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본사 방침에 따라 전격 폐기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한편 생일주간임에도 방심하고 있다가 눈밭에서 타블렛을 받아든 김씨는 참을 수 없는 기쁨과 감동을 억누르지 못하며 "오늘 그레이스 박사님이 보여주신 생일 이벤트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앞으로 훌륭한 웹툰 작가가 되어 좋은 그림 많이 그려서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내 엔젤리너스로 자리를 옮긴 김씨는 바로 타블렛을 설치해서 사용해 봤다.
사진 : 완벽한 작업 환경을 조성해놓은 김씨. 이제 언제 어디라도 웹툰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홍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그림을 그려본 김씨는 "와우 이 타블렛의 성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 마치 내가 10년 쯤 쓴 제품처럼 손에 쫙쫙 붙는다. 펜터치감도 최고다. 이제 커피숍이든 산속이든 테이블만 하나 있으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