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저녁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후보의 유세가 있었다.
이번 대선 유세 중 정점을 찍은 날로 양측 후보 모두에게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행사였다. 본지 정치부 추산 10만명의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메워 참석한 관계자들까지 모두 놀라게 했다.
처음 경찰이 4개 차로를 열었으나, 인도 쪽에서 늘어나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해 결국 사진에 보다시피 차량 한대만 겨우 통과할 정도의 공간만 남았다. 사진 속 노란 화살표 지점이 김씨가 그레이스 박사님과 유세현장을 지켜본 자리. 그박사님은 이미 부재자투표를 마치고, 주위 예술인들에도 투표를 독려하는 등 이번 대선에 활발한 활동을 보여 국내 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유세의 절정의 순간은 예정에 없던 안철수가 유세장에 왔다는 사회자의 멘트가 나왔을 때였다. 청중들은 광분에 휩싸여 안철수를 외쳤고, 잠시 후 연단에 오른 안철수가 "제가 누구 지지하는지 아시죠? 투표하시겠습니까?"라고 외치자 청중들은 문재인을 외치며 더욱 흥분하였다. 이건 유세가 아니라 축제의 현장. 마치 2002년 월드컵 응원현장을 보는 듯 했다.
이날 유세의 하이라이트는 안철수가 준비한 깜짝 이벤트.
짧은 연설을 마친 안철수가 문재인에게 노란 목도리를 걸어주며 포옹을 한 것이다.
그 장면을 지켜보며 김씨는 소름끼칠 정도로 경악했다. 김씨는 말문이 막힌 채 한마디만 했다.
"안철수 대박!"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줄 알았는데, 선거 4일 전에 나타나 저런 쇼킹한 이벤트를 하다니! 저 사람이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르겠구나. 숨죽이고 있다가 선거 전날 티비에라도 나온다면...박근혜에게는 재앙이 될 것 같다.
유세장을 빠져나온 김씨는 "명박이도 청와대 마당에서 이거 다 듣고 있을텐데 오늘 잠 안 오겠네."라는 짤막한 논평을 마치고 인파 쪽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