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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상 우리는 어느 집단에 속해야한다. 고향, 인종 같은 1차집단은 나에게 선택권이 없지만, 학교, 직업, 거주지 같은 2차집단은 오롯이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1. 좋은 집단에 들어가길 노력하라

특히나 한국사회에서 고교와 대학의 꼬리표는 20-30년 간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힘들고 꼬인 상황도 "어? 저희 고등학교 선배님이시네요?"라는 사소한 말 한마디에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서울 같이 경쟁이 치열한 곳에서 더욱 그렇다.

직업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때 두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높은 진입장벽과 권위가 있는 직업인가?

판검사는 법복을 입는다. 의사는 가운을 입고, 신부도 제복을 입는다. 이런 유니폼은 곧 권위를 상징한다. 사법시험 200명 뽑던 시절과 로스쿨 3천명 시대의 진입장벽은 비교해볼 필요도 없다. 진입장벽이 내려가면 권위도 소멸한다.

 

(개원팁이 하나 있는데, 의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대부분 그 도시에서 가장 좋은 아파트들이다- 앞에 개원하지마라. 그 아파트 라인에 의사들이 널렸는데, 사모님들끼리도 다 친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횟집을 차린다고 치자, 그런데 그 도시의 횟집 사장들이 모두 모여사는 아파트 단지 앞에 횟집을 차리면 장사가 될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이치는 간단한거다.)

 

아무튼 권위있고 진입장벽이 높은 그런 집단(대부분 권위있고 진입하기 힘든 직업은 돈을 많이 번다.)에 들어가라. 이왕이면 실력있고 좋은 환경의 대학에 들어가라. 여기까지는 20대 초반의 이야기다.

 

 

 

 

2. 좋은 집단에 들어간 이후

열심히 좋은 스승을 찾아 노력하라. 좋은 학습 환경, 좋은 트레이닝 환경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라. 나는 불행히도 그런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이때 좋은 교수님, 실력있는 교수님은 positive side가 된다.

 

 

 

3. 학교를 졸업한 이후 살아가는 법

현재 한국사회는 전문직의 몰락기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전문직들이 다 망쪼가 들고 있다. 의대정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50년전 한국 인구 2천만명 시절에 의대 5개였다가 지금 5천만인데 의대는 41개로 늘었다. 진입장벽이 75% 무너졌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좋은 교수님이 학교에 많이 남아서 훌륭한 의사'를 많이 배출하는 것은 positive side일까? negative side일까?

반대로 무능하고 멍청한 교수들만 학교에 남아서 자신과 똑같은 무능하고 멍청한 클론을 졸업시키고 있다면 그것은 졸업생들에게 negative side인가?

 

집단으로서는 negative side이지만 개인으로 볼때는 결코 100% negative side라고 볼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소비에트연방의 해체는 러시아 국민들에게는 큰 고통과 충격이었지만, 올리가르히에게는 천우신조였다.

더구나 집단의 행복이 곧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한의대 졸업 이후에 교육과 트레이닝의 질을 문제삼아 학교를 향해 욕을 하는 졸업생이 있다. 멍청한 놈이다. 졸업과 동시에 모든 한탄, 비난, 분노를 멈추어라. 몰락하는 학교를 보며 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응원하고 박수 쳐주는 일 뿐이다. 그리고 니는 알아서 로컬의 좋은 강의 찾아서 공부하고 좋은 트레이닝 받아고 묵묵히 니 할일 찾아서 해라. 무능한 교수와 무능한 클론의 배출은 너를 더욱 돋보이게 해줄 것이다!! 짜증낼 필요 없다. 기뻐하라.

옆집 횟집이 더럽고, 불친절하고 츠키다시가 개판일수록 너의 횟집은 복받은거야. 너는 니 업장이나 신경써라.

 

 

오늘 오전의 회전근개 소동을 보고나니 나는 참 이 집단에 들어오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팔이나 열심히 흔들자!!ㅋㅋㅋㅋㅋㅋ 존나 열심히!

 

용재 오닐이 말했듯,

1. 연습을 많이 해라.

2. positive side에 주목해라.

 

(타고난 재능이 중요한 예체능 아저씨들 이를테면 용재오닐, 김광석, 최경주 같은 아저씨들도 연습을 그렇게 강조하는데, 재능이 거의 필요없는 의료직능에서 성실한 트레이닝은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졸업생들은 '종이의 역설'에 휘말린다. 졸업과 동시에 국가에서 주는 종이 쪼가리를 받자마자 자신이 마치 대단한 위치에 오른 것처럼 책을 덮어버리는 이런 현상!! 이것은 우리 한의사 개인에게는 큰 축복이다!! 전체 한의사 집단에게는 불행이겠지만... 집단과 개인의 P/N side 가 늘 동조하는 건 아니다. 전체 한의사 집단이 업그레이드가 되어서 그 헤택이 개인인 나에게까지 오기까지 기다릴것인가? 너무나 지난한 세월이 될 것이다. 망상에서 벗어나라. 개인과 집단의 행복은 동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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