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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맛있으셨나요?"
참 희한한 일이다. 어떻게 맛없는 식당에 갈때마다 사장이 이렇게 물어볼까.
정말 맛있고 손님 많고 바쁜 식당에는 계산하기 바쁘지 카운터에서 사장이 '맛이 있으셨나요?' 따위의 어처구니 없는 질문은 하지 않는다. 왜? 당연히 맛있으니깐!!!!!
돈받고 음식 팔려고 작정했으면 맛은 당연히 필수다. 필수.
고든 램지가 사나운 말투로 그랬잖아.
가정식 백반 만들 거라면 식당 차리지 말라고!!!
병원도 마찬가지다.
"침 맞고 좀 괜찮으셨어요?"
"약 먹고 좀 어떠세요?"
내가 만나본 침 잘 쓰고 약 잘 쓰는 부의들 중에 이런 질문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어느 정도 치료했고 어느 처방으로 어느 정도 먹었으면 환자 상태가 대략 어느 포지션에 와있는지 지남력이 있어야 한다.
재진으로 온 환자에게 이런 오픈형의 질문을 던지는 것은 결국 내가 환자를 어디까지 끌고 가는지를 모른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물론 한의학의 장점은 초진에게 오픈형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인데, 이걸 재진에게 적용하면 그 원장은 거의 돌팔이라고 보면 된다. 재진에게 던질 질문의 답변은 예/아니오 여야 하고 최대한 디테일이 살아 있어야 한다.
돈받고 장사하기로 마음먹었으면 당연한 걸 묻지마라.
식당 사장이 카운터에 앉아서 계산하면서 "식사 하시니 배가 부르시죠?"라고 질문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나?
당연한 걸 묻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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