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베네에서 출시된 청포도 스무디다. 그냥 맛은 쏘쏘...
그동안 근처 커피집 들락거리며 느낀 점이다.
<>직원교육
이 동네 베네 직원은 어리버리하다. 심지어 이런 일도 있었다.
라떼를 주문하고 20분 넘게 픽업카운트 앞에서 기다리는데 나오질 않는거다.
그래서 주문받은 직원에게 언제 나오냐고 물으니..뒤로 돌아보며 다른 알바생에게 묻는다.
"아까 라떼 안 나갔어?"
그러자 알바생이 대답한다.
"저 라떼 만드는 법 모르는데요."
허걱!!
전혀 교육이 안된 상태로 배치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이 되냐? 라떼는 나도 만들줄 안다. 커피믹스 타먹을 정도의 지능만 있으면 누구라도 만들 수 있는게 카페라떼다.
아무튼 직원들간의 그런 대화를 손님 앞에서 시연한다는 것은 망의 스멜을 느끼게 충분했다.
<>중간관리자의 중요성
스벅직원들의 빠릿빠릿함과 능숙한 자연스러움에 너무 대비된다.
점장과 매니저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다.
간조도 마찬가지다. 간조들에게 절대 원내에서 뛰지 않도록 교육한다. 허둥거리고 당황하는 모습을 환자 앞에서 보여주면 불안감만 준다. 직원이 일을 할줄 몰라 환자를 카운터에 세워놓고 이리저리 물어보고 찾아보고 그런 모습을 보이면 그 한의원은 빈의스멜로 간다.
환자 앞에서 신입직원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 고객 앞에 투입시킬 때는 이미 교육이 끝나고 반복훈련이 끝난 후 능숙하게 일처리할 수 있는 레벨에서 투입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벅의 점장처럼 한의원에도 실장같은 중간관리자-교육과 응대를 총괄하는-의 개념이 중요하다. 꼭 이름이 실장이 아니어도 좋다.
<>군대 스타일
군대는 각이다. 사소한 것이 그 매장의 인상을 결정짓는다. 화장실청소하다가 물을 잘못 틀어 휴지를 다 젖게했는데 그냥 놔둔다든지. 빙수를 엎질러놨는데 그냥 방치한다든지..
며칠전 스벅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
직원이 오더니 매장 구석의 소화기를 체크하더니 거기 점검표에 싸인하는 것이다.
나는 한의원 하면서 소화기 체크해서 점검해본 적이 없는데...
그 정도로 매장을 관리하는 '메뉴얼'이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탁자가 끈적거리지는 않는지, 냅킨이 떨어지진 않았는지, 화장실 휴지통이 넘치지는 않는지, 늘 체크체크체크할 수 있는 '업무메뉴얼'을 만들어놔야 한다.
자주포 한방 쏘려면 27단계를 거쳐야 한다. 군대는 각이다. 군대는 메뉴얼이다.
요새는 침구실만 슥 한번 봐도 원장마인드를 알 수가 있다.
무조건 모든 물품은 각이 잡혀있어야하고 담당관리자가 배당되어 있어야하고 관리하는 프로세서가 숙달되어 있어야 한다.
군대처럼!!!
모든 장사는 군대처럼 해야한다.
<>2층 흡연 3층 금연
이것도 황당한 컨셉이다. 2층을 금연으로 지정하고 3층을 흡연으로 지정하는게 보통인데 이 지점은 2층이 흡연이다. 공기는 위로 잘 퍼진다. 그리고 베네를 이용하는 20-30대 여성들 중에 대부분이 금연자들이다.
<>전기 아끼는 마인드
내가 불났을 때 내 친구 이사장의 부친께서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전기 아끼는 장사는 반드시 망한다."
오늘 아침 출근하기 전에 베네에 잠시 들러 더위를 식히는데, 에어컨이 안 나오는 거다. 그래서 에어컨 좀 켜달라고 말하러 갔다. 그러자 직원님 왈
"손님이 적으면 에어컨 못 켜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찾았다. 전기 아끼는 점빵...
내가 느낀 바를 이야기해줄께.
손님이 에어컨 좀 켜달라고 내려가서 이야기를 했잖아.
그 정도면 덥다는거지. 그리고 손님은 어느 정도 짜증이 난 상태겠지.
그런데 직원이 거절을 했어.
이유는 전기세가 아깝다는 거지.
<>빈의사이클
빈의사이클이라는 게 있다. 지난 2006년 bk박사님이 빈의들이 왜 악순환에 빠지는지에 대한 논문을 더 사이언티스트 오브 지엠제이에 발표했음.
왜 이 베네에 손님이 없어서 에어컨을 못 틀어주냐면...
당연한거야.
손님이 적으면 에어컨을 안 트는 정책을 펴잖아?
그렇다면 어느정도 손님들이 확 들어올 때 에어컨을 켜준다는거잖아.
그럼 나같은 손님은 점점 베네를 외면하지.
왜냐면 20미터 옆에 스벅가면 늘 쾌적하거든.
(그리고 불만이 있는 손님중 단지 8%만이 직접 이야기한다는 보고가 있어. 나머지 92명의 손님은 그냥 발길 끊어버려.)
자, 나같은 사람도 에어컨 때문에라도 베네=더운 커피집 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담부터 왠만한 더위에는 안 가겠지?
그럼 이런 손님이 늘어나면 베네에는 여전히 손님이 적을 테고, 그럼 에어컨을 안 켤테고...
결국 베네 사장은 전기세는 계속 아끼겠지만, 그 몇배로 손님은 다 떨어져나가는거지.
아마 에어컨 켜는 시각이 점점 느려질꺼야. 한여름에도 손님이 너무 없어서 안 켜는 수가 있다.
이게 절약하는건가 잘 생각해보도록.
빈의들 잘 들어요.
손님의 왠만한 요구에 NO!라고 절대 이야기하지마. 환자 마음을 망쳐놓고 몸이 잘 치료되겠어?
그깟 주차료, 믹스커피, 택배비..(한때 택배비 받자고 주장한 적도 있지만, 허망한 망상이었어.) 몇천원 그냥 한약값에 포함시켜서 받으면 서로서로 좋은 거여.
에어컨 켜달라면 켜줘라. 차라리 커피값을 100원 올리등가 알아서 메꾸고. 일단 해주고 나서 생각해.
오늘 아침.
이 동네 베네에서는 전기세를 아낀게 아니야. 손님을 내쫓은거지. 그런건 아낀다고 표현하는 게 아니야.
커피가격에는 자리값, 화장실이용료, 티슈값, 에어컨이용료까지 모두 포함된거야.
<>돈을 지불하면 다 소비인가?
돈을 지불한다고 모든 게 다 소비가 아니다. 투자인 경우도 많지. 인풋만 보면 안돼. 아웃풋을 봐야 정확한 평가.
내가 돈이 있어 5억짜리 집을 사서 들어앉았어. 이건 뭐야? 이게 바로 소비야. 투자가 아니지. 집이 돈 벌어주냐? 아니잖아. (가끔 오르기도 하지. 하지만 집은 점점 낡아.)
돈 1억으로 벤츠 사잖아. 이건 뭐야? 이게 바로 소비야. 왜? 그 차가 돈 벌어주냐? 아니잖아.
자, 그럼 한의원에 간판을 밝게 달았어. 이건 뭐야? 이건 소비야? 아니지. 이건 투자잖아. 이 간판이 돈을 벌어주잖아.
내가 강의를 들었어. 그럼 뭐야? 이게 돈을 쓴거야? 소비야? 아니지. 원장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한거잖아. 그걸로 돈 버는거잖아. 내가 강의료로 4천만원 썼다면 그거 쓴 게 아니야. 그걸로 돈을 못 벌어내면 비로소 소비가 되는거지.
빈의들은 경비 아끼려고 아둥바둥거려. 이게 단가가 얼만데, 더 싼거, 더 저렴한거.
물론 중요하지. 하지만 그런 절약은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가야지. 투자를 줄여서 결국 캐쉬플로어를 끊어먹는 쪽으로 가면 망한다.
월세도 마찬가지야. 싸고 좋은데 없지? 찾아봐. 거의 없지.
월세를 아끼려고 점점 산으로 가서 차리면 그게 절약하는게 아니야. 내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찾는거지. 가수로 치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감당할 수 있으면 거기 가는게 정답이지. 문제는 내 실력이랑 자리랑 맞냐는거지. 무조건 싼 자리가 좋다는건 아님. 그렇다고 비싼 자리가 다 자기에게 맞는 것도 아님. 개발의 편자. 돼지목의 진주인 경우가 훨씬 많음. 조용필이 포항 중앙초등학교 강당에서 공연하면 그게 절약하는건가.
젊은 한의사들이 한의대 교육파탄의 시대에 제대로 된 트레이닝도 못 받으면서 강의료를 아끼는 행태를 보면 어이가 없다. 배움에도 때가 있는 법... 강의료는 절대 소비가 아니다. 그게 몇백이 되어 돌아올지 몇천이 되어 돌아올지 아무도 모르는 것. 돈 몇푼 아끼려다가 머리에 든 거 없이 허송세월하고 나중에 머리 희끗희끗해지면 강의 들으려고 해도 쪽팔려서 못 다닌다. 시간도 소중한 자원이야.
일당 30만원짜리 인력이 4시간 인터넷뒤져서 3천원짜리 쿠폰찾아내서 그 돈 아끼면 그게 절약이야? 내 일당이 얼만지 잘 계산해보고 시간대비 절약금액이 그 이하면 과감하게 그냥 돈 써라.
신여사가 뭐라 말햇나?
"밥먹고 책사는데는 돈을 아끼지마라."
이사장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전기세 아끼는 가게는 반드시 망한다."
<>분위기
커피집에 가면 불막대기 주는 경우가 많다. 자기 커피 나오면 조용히 찾아가서 쳐먹어라고.
근데 커피는 분위기도 마시거든. 모든 장사가 다 분위기장사야. 분위기를 파는거라고. 실력없이 활매월드차려서 장사할거라면 '분위기'를 팔아야해.
스벅에는 "카뻬라떼 주문하신 고객님, 라떼 나왔습니다!!"라고 20대 초반의 여자 목소리가 낭낭하게 매장에 울려퍼지는 경우가 많지.
왜 쟤들은 불막대기를 안 쓸까 의아했는데, 정답은 분위기였어.
불막대기는 삭막하잖아. 불막대기엔 번호가 있지. 사람을 번호로 부르는 것만큼 삭막한게 없어.(교도소에서 번호로 부르지) 이름 불러주면 좋잖아. 근데 이름 모르니깐 그냥 "카베라데 주문하신 고객님!!!"이라고 부르는거잖아. 정감있고 좋다. 스벅에는 감성마케팅 센스가 있어.
그리고 직원들이 내는 이런 소리도 소음이 아니야. 폭포 앞에 가봐. 얼마나 시끄러운데 그런게 그게 거슬리냐? 아니지, 적절한 소음은 손님에게 안정감을 줘.
듣기좋은-내 목소리가 같은 테이블 반경 밖으로 퍼지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왁자지껄.
빈의들도 적절한 왁자지껄함을 어떻게 연출할까 고민해야한다.
니가 병원에 갔는데 쥐죽은듯이 고요해봐라. 얼마나 불안해지냐.
이제 여름이야.
"아, 여름이다. 이번달은 에어컨전기세가 얼마나 나올까. 아껴야겠다."
이런 맘 먹는 순간 너의 뱃가죽은 등따리에 들러붙을 것이다. 피죽도 못 얻어먹을 빌어먹을 마인드.
평생 선풍기 끼고 무도나 보면서 라면이나 끓여먹다가 가끔 부곡하와이 놀러가고 그냥저냥 살다가 죽을 팔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