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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는 사람은 길게 뺄 줄 안다. 긴 호흡에 긴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다.

글을 훨씬 더 잘 쓰는 사람은 짧게 짧게 뺀다. 김훈 같은 사람이다. 문장은 짧지만, 긴 호흡에 못지 않는 텐션을 주어 독자를 끌고간다.

글을 못 쓰는 사람은 텐션없는 짧은 문장으로 글을 채운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바로 그 책이다.

어느 작은 회사 사보에나 실릴만한 글들로 그냥 블로그 정도로 머물렀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구태의연하고 마른 행주를 질겅질겅 씹는듯한 글로 가득 채울 수가 있을까?

 

감히 작가에게 조언을 한다면 그냥 자신의 동선대로 뭐 했다. 뭐 봤다 이런 식으로 글을 써나가면 그건 일기다. 책이란게 뭐야? 메세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는거잖아.

영상도 마찬가지다. 작은 클립이 15개 정도 모여 1개의 에피소드가 되고 에피소드 10개 정도가 모여 한편의 영상이 된다. 영상의 메세지가 깊은 울림을 줄때 감동을 받는 것이고. 책도 마찬가지다. 문장이 모여 에피소드를 만들고 그 에피소드들이 모여 챕터를 만들고 챕터가 책을 이룬다.

 

거기다가 이전에 읽은 정태남 아저씨 책에서 내뿜는 깊이의 10%에도 못 미치는 지식과 식견. 지명들을 보니 작가분이 이태리어는 제대로 발음하는지 의문스럽다. 두 책을 동시에 읽어보니 마치 태남 아저씨가 이 책을 디스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각 도시마다 사진과 작가의 소감이 짧게 담겨있고, 자신이 묵었던 숙소와 식당이 가이드북처럼 1-2곳 정리되어 있다. (이런 부분이 필요했을까싶다. 여러 숙소와 식당에 다 가보고 가장 추천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자신이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 무려 60페이지를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까.?)

 

장점 : 구태의연한 풍경사진이 아니라 관광객이나 현지인이 담긴 생동감있는 사진이 많다. 여행을 떠나려나? 그렇다면 광각렌즈보다 망원을 챙겨라. 많이 담는다고 좋은 사진이 아니다.

 

그리고 여행기에 지도가 없다는 것은 정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가 먹고 잔 숙소를 60페이지 채우기보다는 지도들을 싣는게 더 유용했을 것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도시는 아래와 같다.

 

북부: 코모, 베르가모, 볼차노, 알페디 시우시, 아오스타

북서부 : 친퀘테레

북동부 : 베로나 베네치아, 부라노, 트리에스테, 나벤나

 

중부 : 볼로냐, 피렌체, 시에나, 페루자, 스펠로, 피사, 산지미냐뇨, 아시시

 

남서부해안 : 아말피 소렌토, 라벨로, 포지타노

남동부해안 : 알베로벨로, 레체, 갈리폴리, 마테라

시칠리아 섬: 타오르미나, 마타니아, 아그리젠토, 에리체, 팔레르모

 

해당 도시를 네이버에 검색해서 블로그를 찾아보자.

 

 

결어 : 작가의 분발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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