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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형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작가이다. 여행기는 많지만 글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 형의 글은 여행기의 교과서다.

 

1.몰입

몰입되지 않는 모든 글은 쓰레기다. 한비야 박종호 같은 사람은 더이상 여행기를 쓰지 않았으면 한다.

 

2.소설같은 여행기

따옴표를 정말 잘 쓴다. 감탄할 수 밖에 없다.

딱 필요한 만큼만 치고 들어오고 바로 빠지는 따옴표들..

시나리오 공모전 수상자-비록 우수상이지만-다운 필력이다.

물론 다독이 그 바탕이리라. 기본적으로 글을 쑥 잘 뽑아내려면 평소에 남의 글을 많이 읽어둬야 한다. 글쟁이의 체력같은 거다.

 

3. 에피소드와 챕터와 북

민우 형은 어떻게 책을 짜야하는지 너무 잘 안다. 적절한 에피소드.

짧은 문장 짧은 에피소드 이후에 이어지는 긴 울림.

현지인과 동행자와 맺은 '사적인 영역'을 퍼질러버린다. 아주 솔직하다. 딱딱 끊어지는 단문은 오랜 글쓰기 트레이닝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무작정 웃기는 것도 아니고, 눈물나게 웃기다가 갑자기 사람을 찡하게도 만든다. 그야말로 갖고 논다.

 

4.직시하는 시선

지금 얼마나 된장기 넘치는 년놈들이 블로그질에다 책까지 낸답시고 종이를 낭비하는가. 카메라 드는 법도 모르는 애송이들이 음식사진, 숙소 사진, 두오모 사진을 찍어올리며 "오늘 벅찬 광경에 정말 내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베네치아여, 그동안 안녕~"는 따위의 마른 걸레같은 문장들로 모니터와 종이를 가득 채우고 있다.

누구나 사진작가요 누구나 여행작가 흉내를 내는 혼돈의 시대. 진실을 직시하는 시선, 섬세한 감성으로 깊은 울림을 주는 통찰이 필요하다.

 

5.클로즈업 사진

어떤 멍청한 여자가 여행기를 쓰면서 "스페샬 땡스 투 00오빠 : 광각렌즈를 빌려줘서 고마워요"라는 어이없는 문장을 끼워놨더군. 성당 전체를 프레임 내에 빼곡히 담아야만 여행사진인가. 여행가면서 광각렌즈 들고 가는 이런 멍청한 여자들이야말로 한국 여행기 시장의 재앙이다. 제발 공부를 하든가 하다못해 미숙하면 카피라도 하든가.

이 책에 실린 클로즈업 사진들을 잘 보라. 그리고 흉내내라.

 

 

6. 인터뷰

건물 사진만 잔뜩 보고 와서 여행기를 내는 멍충이들이 많다. 민우형은 그렇지 않아.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오지. 건물이냐? 사람이냐? 사람 쪽이 훨씬 재미있다.

좋은 여행기를 쓰고 싶나? 건물이 아닌 사람을 찍어와라.

 

결론은 관광객처럼 멀찍히 떨어져서 겉핥고 오는게 아니라 현지에 바짝 밀착돼서 뒹굴다가 온다는 점.

 

7. 좋은 여행지

민우형이 말하는 세가지 조건. 좋은 숙소 + 멋진 풍경 + 좋은 사람.. 이 중에 하나만 건져도 좋은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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