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한약 매출이 감소했다. 이것은 사실이다. 최근 15년간 약 50% 정도 감소했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여러가지 원인을 꼽는다.
1. 값비싼 한약가격이 부담스러워서
2. 양방의 폄훼공작 때문에
3. 정관장 등 건강기능식품의 공격적인 확장
4. 한약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이고 악질적 보도행태
그런데 모두가 외면하는 핵심 요인이 하나 있다.
한의사들의 처방수준의 질적 저하.
국내에서 매년 700만제의 한약이 한의사들에 의해 처방되는데 한약이 점점 꼬꾸라지고 있다면 그 700만제 처방에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어떻게 동료를 폄하할 수 있느냐 발끈할 수 있지만, 초간단책이 추앙받고, 하루만에 한약쓸 수 있다는 식으로 횡행하는 강의들, 병인론 책이 로컬의 유행을 휩쓸어버린 과거를 돌아보면 이들의 '절대적 학습량의 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한의사 입에서 육미 야수방이 뭐냐는 질문이 나오고(이건 동의보감을 단 한번도 안 읽어보고 졸업했다는 반증이다.) 기껏 해수문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동의보감 원문 한글파일 불러다놓고 '육미 야수방'을 검색하는게 지금 졸업한 한의사 수준이다. 해수문에 육미야수방이라는 처방이 안 나온다고 또 질문하고... 젠장할...
아니 어떻게 공부를 안해도 이렇게 안 할 수가 있지? 한의대 교수들이야 진작에 무능과 아카데믹한 지적 능력의 결여로 조롱과 경멸의 대상이 된지 오래지만, 로컬에서 임상을 하는데 교수들처럼 아마추어 마인드로 살아서는 안된다.
초간단 책을 보고 '오오, 이 책 괜찮은데? 와우!'라는 생각이 들면 당신은 처방을 내면 안되는 레벨이다. 처방을 내면 낼수록 환자에게는 돈지랄이 될 뿐이고 한국 보건의료계 전체로 보면 재앙이 될 뿐이다.
몸살에는 구미강활탕, 요통에 오적산, 식체는 평위산, 교통사고는 당귀수산 이런 수준으로는 10일분에 단돈 3만원도 아깝다.
첩약의보를 광적으로 추진하는 어떤 원장이 자주 다니는 할머니에게 십전대보탕 가루약을 주고나서 마치 자신이 민중의료의 선지자라도 된 양 허세를 떠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할머니에게 대신해서 사과하고 싶다. 어떻게 저런 쓰레기같은 녀석이 한의대를 졸업하고 면허를 받았을까? 도대체 그 학교는 뭘 가르치는걸까? 그 할머니 참 운도 없지. 어떻게 저런 놈에게 걸렸을까? 십전이 무슨 영양제라도 된단 말인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문해보라.
엑스제를 쓰는 것이 첩약처방 내는 것보다 쉽다면 당신은 처방을 해서는 안되는 절대적 학습량 부족의 위험군 한의사이다. 왜 그런지 이유조차 모르겠다면 당신은 절대로 한의원을 차려서는 안된다.
그리고 친환경 유기농 약재만을 쓴다고 광고하는 한의사가 있다면 혹시 내 처방에 유기농 약재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지 곰곰히 돌이켜보라.
어떻게 하다가 한의사들은 이렇게 처방을 막 갈기게 됐을까? -학술용어로 표현하자면- 삘처방을 던지는 이런 행위는 한의대에서 교수와 선배들로부터 배운 아주 못돼먹은 버릇이다. 처방 하나하나에 대한 책임감과 디테일한 원칙을 익히기 보다는 소꿉장난 병원놀이하듯 자신이 마치 대단한 명의라도 된 양 처방을 툭툭 던지면서 졸업한 것이다. 가장 나쁜 학습공간은 무의촌 의료봉사라고 불리우는 '의료실습장'이다. 부실한 한의대 임상실습환경 때문에 학생들이 시골을 찾아가 '셀프실습'을 하는 것이다. 박사님은 20년전 한의대 재학시절부터 이 같은 셀프실습을 강력하게 비판했고 단 한번도 학생들의 시골 의료실습장에 따라가지 않았다. 봉사? 웃기고 있네. 졸업하고 면허증 따는 순간 시골에 발길 딱 끊는 네놈들이 무슨 봉사냐? 민중의료 좋아하시네. 할매들만 불쌍치.
한국 한의대 역사 63년동안 학생들의 셀프실습에 대해 비판한 사람이 단 한명 뿐이야. 배출된 한의사 2만명 중에 단 한명. 바로 bk박사님. 참으로 개탄할 일이다. 민중의료 나발부는 학생회 애들조차 여기에 동조해서 텐트 짊어지고 따라댕기고 있으니...니들 눈에 시골 할매들은 인권이 없냐?
얘네들 오적산에 무슨 약재들이 들어가는지도 다 못 외운채 시골 할머니들에게 무작정 안긴다.
겁대가리 없이 함부로 약처방한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외과 전공의 중에 누가 함부로 메스를 놀리냐? 집도는 하나의 의식이다. 많은 외과의들이 자신의 첫 집도한 메스를 기념으로 보관한다. 한의사 중에 타이트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자신이 처음으로 낸 처방전을 보관하는 한의사가 한 명이라도 있나? 자신이 처음 시술한 침을 기념으로 보관하는 한의사가 한 명이라도 있나?
솔직하게 말해봐. 한의사들이 처방에 프라이드가 있나? 사명감이 있나? 예과 2학년도 처방을 막 던지는 판국에.
한약 처방내는게 장난이야? 예1 본1이 처방전 긁고 있으면 교수나 선배가 미친 놈이라고 귀싸대기 날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앞서 나간다고 동기들 사이에서 추앙을 받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침도 마찬가지야. 이건 뭐 도대체가 사명감이나 프라이드를 찾아볼 수가 없으니. 예과 1학년도 침통 들고 설쳐요.
침과 한약에 대해 한의사들 스스로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우습게 여기는 분위기.
방학마다 전국 각지에서 장터처럼 열리는 한의대생들 시골 셀프실습장에서 본1 본2가 본진을 보고 침을 놓고 엑기스 퍼멕인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4가 진료해도 웃긴데 본1 본2가 도대체 뭘 안다고 ㅋㅋㅋㅋㅋㅋ 의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개같은 현실.
한의대 구성원 모두의 뼛속까지 쑤셔박힌 이 징글징글한 아마추어리즘.
이게 정식 대학인지, 아니면 백화점 문화센터인지...
하다못해 예체능도 무대를 소중하게 여기는데 이건 뭐 예체능보다 더 곤조도 없고 자부심도 없고...
양방에 비해 절대적으로 밀리는 학습량과 사명감 책임감 부족, 매너리즘에 빠진 무능한 교수들이 전염시키는 패배감과 집단적 무기력함에 절여진 채 사회로 쏟아지고도 지금 한의사집단의 부흥을 바란다면 그게 더 미친놈 아닌가?
수업시간에 식물인간과 뇌사도 구분 못해서 학생들 앞에서 개망신을 당하자 학생들에게 '수업중 질문금지'라는 황당한 대책을 내놓은 분이 한의과대학 학장까지 승승장구 하는 것이 지금 한의대 현실이다. 피터의 법칙(멍청할수록 더 높은 자리에 오른다는 법칙)이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이 바로 한국 한의대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세포가 모두 퇴화해버린 거대한 아마추어들의 그들만의 잔치.
다시 첩약의보로 돌아가보자.
국민의 시선으로 돌아가자는 제안 좋다.
그래 우리 국민의 눈에 한약이 어떤 포지션인가?
1. 값은 비싸지만 효과가 기가 막히고, 양의사들이 먹지말라고 하는 그것
2. 값은 비싼데 효과는 잘 모르겠고, 양의사들이 먹지 말라고 하는 그것
전자인가? 후자인가?
아직도 당신 한의원에 다니는 환자들이 돈이 없어서 한약을 안 사먹을 꺼라고 생각하고 있나?
니 말대로 정말 좋다면 딸라빚을 내서라도 사먹을 꺼라는 생각은 안 해봤나?
비싸다. 싸다는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규정하는 형용사이다.
가치는 가격과 효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비싼 약은 50만원짜리 100만원짜리 약이 아니라.
가격 상관없이 효과 없는 약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안 팔리는 물건은 이유가 있다. 가게 사장님만 모를 뿐.
환자들은 바보가 아니다.<논설실장 bk>
## 본 칼럼은 본지의 입장과 일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