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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청동길 끝자락에 위치한 클로리스 티 가든, 눈나무집

 

삼청동엔 식당이 많다. 예쁜 카페도 많다.

삼청동 식당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1. 관광객들을 위한 식당

2. 골목 안에 숨은 식당

 

눈나무집은 전자에 속한다. 후자의 식당으로는 파란대문집, 병우네 같은 곳이다. 찾기 어렵지만, 막상 가보면 분위기나 퀄리티가 관광객 식당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따라서 삼청동에서 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관광객용 식당에 가면 안된다. 이는 인사동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식당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건물이 굉장히 작다. 3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분식집 스타일로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잘 보자.

안내받은 테이블이다. 이런 곳에 테이블을 놓다니!!!

난 내가 부엌에서 식사하는 줄 알았다. 

아줌마 두명이 미친듯이 수저통을 흔들고 수저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우린 밥을 먹어야했고.

 

 

 

 

 

찰그락찰그락 수저 정리하는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들으며 밥을 먹는 것은 식사가 아니라 '벌칙'이다.

 

거기다가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일하는 아줌마들이 여러명인데 기존의 아주머니가 새로온 아주머니 한테 짜증내고 혼잣말로 욕하고...

 

그걸 또 우리는 들으면서 밥을 먹어야만 했고... 아무튼 아줌마들끼리 사이가 안 좋아 보였다.

 

 

 

 

 

 

메뉴판을 보자. 가격이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양이 작다. 두명이 갔는데 떡갈비 하나, 김치말이밥, 김치볶음밥 하나씩 시켜먹고 양이 모자라서 떡갈비랑 김치볶음밥을 추가주문했다.

 

 

 

 

 

찾아가는 길은  그냥 삼청동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거의 끝부분에 우측에 나온다.

발레를 해주며 가격은 2천원.

눈나무집 영업시간은 9시반인듯...

 

 

 

 

 

아줌마들은 여전히 숟가락 정리 중...

골이 울린다.

어서 이 식당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우리가 추가주문한지 15분이 넘었는데도 밥이 나오지 않았다.

 

"저기.. 저희 아까 주문한 거 언제 나오나요?"

 

그러자 아줌마들끼리 논쟁이 오간다.

 

"어? 어디 갔지?"

 

"왜 저기 갖다줬어?"

 

"이상하다. 주문이 들어갔나?"

 

"주문이 들어간 거 맞아?"

 

"어? 나갔는데?"

 

 

결론은 다른 테이블에 갖다준 것.

 

숟가락 정리하는 소리에 미쳐버릴 것 같았던 우리는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다른 테이블로 이미 가버렸다는 사실에 황당했고,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우리가 비로소 저 망할 숟가락 정리하는 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쁨에 즉시 주문을 취소하고 식당밖으로 탈출했다.

 

맛은 어땠을까?

 

떡갈비와 김치볶음밥은 양이 적지만 쏘쏘...그런대로 먹을만.

김치말이 국수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내가 만들어 먹는게 더 나을 뻔...

 

아무튼 이제 난 저 식당에 안 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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