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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의사  가난한 의사  
  

  작성자 : doctor_bk  
  작성일 : 2003/07/07 11:43 (2003/07/07 14:08)  
  조회수 : 54  
    
  우리는 자본주의체제를 따르며 민주공화국인 나라에 살고 있다. 이미100년전 왕정국가 '조선'은 몰락했지만 우리의 의식은 아직도 '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의료서비스의 생산과 구매행위'를 바라보는 민중의 시각은 '서비스의 상거래'라기보다 '시혜'적 측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

2003년 조선사회에서 가난한 기업가는 비난받지만 가난한 의사는 비난받지 않는다.

어떤 투자가가 100만원짜리 주식을 사서, 500만원에 팔았다고 해서 그 투자가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것은 능력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의사가 의료행위를 통해 그랬다가는 눈총받기 십상인 것이 한국사회다.

의사 중에서는 실력이 있는 의사와 실력이 없는 의사가 있다.
본인의 특기인 4가지 의사 나누기를 다시 한번 적용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실력이 있으면서 부자인 의사 -바람직하다. 허나 실력있는 의사가 부자가 되기란 굉장히 어렵다. 환자들이 너무 빨리 나아버리기 때문에 재진율이 떨어지고 투약기일도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의사가 부자되기란 쉽지 않다.

2.실력이 없으면서 부자인 의사 -지난 글에서도 말해듯이 의사의 실력이 없을수록 부자되기 쉬운 사회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실력없고-->안낫고-->오래다녀야하고 약마니 먹어야하고-->의사는 부자되고-->그돈으로 인테리어 의료기기 투자하면 --->환자는 더 꼬이고 -->실력없으니 안 낫고 ---> 약오래 먹고--->대기실에 환자들이 버글버글할수 밖에 없다. 안 나으니깐..-->의사는 더욱 부자가 되고....

3.실력이 있으면서 가난한 의사 -경제학 학술용어로 '경제적 무능'이라고도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존경심을 보이기도 한다. 내가 보기에 실력있고 가난한 의사는 뭔가 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지 존경받을 위인까지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진짜 실력이 출중해서 환자가 너무 빨리 나아버리면 가난해진다. ㅡㅡ;;;

4.실력이 없으면서 가난한 의사 -당연.

본인은 당연 4번이다. 1번이 되고 싶으나, 요원한 일이고, 설사 내 주변에 2번형의 의사가 많다고 해도 나는 그 '재주'를 본받을 지언정 비난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자본주의사회의 시민의 바람직한 행태라고 생각한다.

홍길동이란 의사가 10만원짜리 첩약을 200만원에 팔았다고 하자. 그가 환자 즉 소비자에게 사기를 치지 않은 이상, 200만원은 홍길동 의사의 정당한 소득이다.
그 안에는 진단처방과정의 인건비 외에도 브랜드가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한의사는 개인의 이름자체가 브랜드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신재용, 김용옥, 이은미, 김소형.... 인간 자체가 브랜드다. 그들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인 셈. 이건 아무리 작은 시내나 읍내도 마찬가지다. 한의원만큼 브랜드 이미지가 구매행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들이 입소문을 신뢰하는 업태도 드물다.

(누누이 이야기하지만 한약값을 계산할때 총지불액-한약재료값-탕전비=이익 식의 공식은 한의사의 가치를 약도매상 수준으로 평가절하시키는 무례한 행위임을 직시해야한다.)

돈 안 받고 치료해주는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자유이나, 자신의 의료서비스를 더 싸게 판매하지 않는다고 섭섭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정당한 서비스에 적절한 가격의 지불이야말로 자본주의의 본질 아닌가! 적절한 가격인지 아닌지 여부는 생산자가 제시하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행위로 결판나는 것이다.


첨언; 의료가 역사적으로 볼때 국가의 시혜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의료분야에 있어서 87%를 민간인에게 맡겨두고 국가가 아닌 의료인 집단에게 의료보험수가라는 칼을 들어 시혜적 서비스 제공을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국가적 직무유기에 다름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 의사가 되기를 강요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공산주의가 별건가!
1억이라는 자본과 7년이라는 시간이 투자된 본인에게 부항 행위를 900원만 받도록 강요하는 그게 바로 공산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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