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런던 그리니치 인근의 스타벅스 커피점에서 한가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김씨.
최근 국내에서 모든 한의학 관련 업무를 중단하고 돌연 잠적한 김씨가 한달여만에 런던에서 목격됐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그리니치 인근의 모 커피점 노천테이블에서 스케치를 하며 놀고 있는 모습이 포착된 것.
사진 = 옥스포드 써커스 인근의 와플전문점에서 아이스크림 와플을 시식하고 있는 김씨.
다음은 기자와의 일문일답.
-사원총회에 모습을 드러낸 후 처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바로 출국해서 바쁘게 지냈다. 뉴몰든에 살 집도 알아보고, 가구나 가전도 준비해야 해서 벼룩시장에서 살림살이 장만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당분간 조용히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려 한다. 지난 4년간 서울에서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이제 지긋지긋한 한의사 생활은 정리하고 또 다른 인생의 꿈을 실현해보려한다."
-국내 최고의 임상가로서 후학들을 양성해주길 바라는데 귀국은 언제 하나?
"임상한의학 분야에서 후배들을 키우는 것도 보람있는 일이지만, 당분간 한국의 후배들에게 강의할 생각은 없다. 영국과 독일 등지에서 통합의학 연구에 동참하고 그 결과물을 대중들을 위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데 나의 재능과 열정을 매진할 생각이다."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을 통합연구하는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어가나?
"거의 완성되었다. 고방, 후세방, 체질방을 마치 물과 기름처럼 나눠서 보는 국내 한의학계의 천박한 연구풍토에 엄청난 충격이 될 것이다."
-특별히 영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런던에는 좋은 학교도 많고, 비교적 외국인에게 오픈된 문화환경이다. 현재 유럽의 동양의학 분야는 중의학이 거의 점령했다고 봐도 된다. 말하기 쑥쓰럽지만 본인은 지난 4년간 한국 최고의 체질의학 대가들로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았다. 국내 체질의학계에서 이 정도의 스칼라쉽을 임상경험과 함께 완성한 한의사는 드물다. 더불어 학부시절부터 꾸준히 문화인류학적인 소양을 쌓아 현재 이 분야의 그 어떤 석학과 만나도 의사소통 및 논문 작성이 가능하다."
-베이스가 되는 학교는 어디로 결정했나?
"SGUL을 생각중이다. 통합의학 연구는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한의학은 무당짓거리도 아니고 플라시보도 아니고 민간요법도 아니다. 과학적 연구의 객체일 뿐이다."
-향후 귀국하면 한의대로 복귀하나?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이유는?
"기존의 한의대 교수들이 좋아하겠나? 그 분들도 먹고 살아야지. (허허허)"
-척박한 국내 한의대 교육환경을 위해 몇년이라도 봉사해주면 좋겠다.
"좋은 학교에서 제의가 오면 고려해보겠다."
-BK툰은 이제 안 그리나?
"취미로 만화는 계속 그릴 예정이다."<국제부/런던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