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본지에서는 매년 한해를 마감하는 행사로 '올해의 상'을 수년째 성황리에 개최해오고 있다. 다음은 수상자들.
<올해의 개그맨 상> : 김광규
올 한해 이 부문은 경쟁이 치열했다. 막판 '아빠 어디가?'의 윤후씨(8세, 직업 초등학생)와 김광규씨(47세)가 접전을 벌인 끝에 김광규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광규형은 개그맨은 아니지만 이제 직업의 경계가 허물어져가는 시대가 됐다. '나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전국의 독거남들을 웃기고 위로해준 공로가 크다. 중졸 수준의 영어를 가감없이 내보이는 솔직함과(허세에 쩔어 사는 인생들이 얼마나 많은가?) 택시기사를 때려친 결단력과 연기에 대한 진지함, 기회가 왔을 때 낚아채는 추진력은 충분히 배울만하다.
<올해의 가수상> : 영화배우 황성준
키크고 잘 생겼는데 연기도 잘하고 거기다 노래까지 잘하는 남자가 있다. 황성준이 그런 사람이다. 같은 남자가 보기에도 좌절감이 든다. 앞으로 더 친하게 지내고 싶다.
<올해의 드라마상> : 응답하라 1994
이우정은 나랑 동갑이다. 우정이가 올해 큰 거 두개를 터트렸는데 하나는 꽃할배고 또 하나는 응사다. 응사에 출연한 배우들이 광고 대박을 터트렸다. 캐릭터를 잡아내고 형성시키고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능력은 한국에서 이우정이 최고다. 캐릭터는 그냥 나오는게 아니다. 섬세한 관찰력과 위트가 있어야 한다. 우정이 그런 작가다. 드라마가 히트하면 주연배우들만 이름을 날리지만, 사실 그 공의 7할 이상은 작가몫이다. 내년에는 어떤 걸 보여줄지 기대되는 작가다.
<올해의 예능 프로상> : SBS 짝
짝에 출연하는 사람들 중에는 해당 직종에서 돌아이로 평가받는 사람이 많다. 왠만한 멘탈로 공중파에 나가기란 어렵다. 뭔가 목적이 있거나 자제할 수 없는 돌끼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평범한 인생들의 서너줄 짜리 자기소개를 보고 있노라면 다큐를 보는 기분이 든다. 살아온 인생이 같은 삼십년이라도 자기소개가 한줄이 될 수도 있고 열줄이 될 수도 있다. (짝에서 자기소개를 제외한 후반부 구애파트는 거의 재미가 없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다이제스트'를 누가 잘 받아먹느냐에 달려있다. 어떤 분야의 대가로부터 다이제스트를 받아먹고 소화시켜서 본인이 '대가'의 레벨에 빨리 오르는 게임. 이게 인생이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유식한 말로 타임바인딩.
우린 대부분의 인생을 시답잖은 일로 보낸다. 똥싸고 밥먹고 자고... 정작 중요한 컷은 얼마 안된다. 장례식, 결혼식, 아플때, 프러포즈할 때, 입시시험 등등...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지말라. 할 수만 있다면 KTX를 타고 능력만 되면 부산에 가지 않고도 갔다온 것과 같은 지식과 경험만 얻으면 된다. 결국 자기소개란이 얼마나 풍족해지느냐의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좀 더 좋게 말하면 약삭빠르게) 한정된 시간을 성과가 나오는 (자기소개란에 소개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에 투자했느냐는 싸움이다. 단테의 신곡을 꼭 라틴어로 읽을 필요는 없다. 단테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의미'만 취하면 된다. 연극을 보든 영화로 보든 다이제스트를 취함에 비굴하거나 주눅들지 마라.
<올해의 언론인 상> : jTBC 손석희
손석희가 호랑이가 되어 굴에 들어갔다. 요즘 공중파 뉴스는 시계를 80년대 땡전시대로 되돌린듯한 기분마저 든다. 내가 살다가 jTBC 뉴스프로그램을 응원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뉴스의 질이 차원이 다르다. 손석희는 대단한 사람이다. 난 손석희의 행보에서 노무현을 본다. 종편을 욕하는 사람은 많았다. 죽을 때까지 욕만하며 살텐가? 욕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가 없다.
김대중이 정계복귀했을 때 욕하는 사람 많았다. 노무현도 그랬다. 하지만 1997년 대선 직전 노무현은 김대중과 손을 잡는다. 욕만 해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현실은 인정하라. 하지만 그것이 변절이나 타협이 아니었다는 것은 손석희나 노무현처럼 스스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올해의 영화상> : 에브리데이
설국열차, 변호인 등 수많은 경쟁작을 물리치고 일상의 행복에 대해 천착한 영국영화 에브리데이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
<올해의 여행지 상> : 아말피 코스트
아밀피 코스트의 장렬한 노을, 고즈넉했던 포지타노의 밤골목길, 나의 옛 친구 다니엘과의 재회, 마치 울릉도의 밤을 연상케한 포지타노의 밤파도 소리. 레몬향기 가득한 아말피 코스트는 꽤 오래 여운이 남은 여행지였다.
<올해의 선물상> : 최고급 잠옷
그레이스 박사님께서 작년의 타블렛에 이어 올해도 서프라이즈 선물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평소 갖고 싶었던 최그급 품질의 잠옷을 눈여겨 기억해두었다가 결정적인 날, 김씨에게 선물하여 그를 행복하게 했다. 그레이스 박사님의 센스와 준비태세는 도저히 범인으로서는 따라갈 수가 없다.
<올해의 도서상> : 김피디의 쇼타임
콘서트 피디의 애환을 잘 담아낸 만화(?)책이다. 각 전문직종들마다 이런 책들이 한권씩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
<올해의 한의사상> 367명의 한의사
2012년 가을, 100 여명의 한의사들이 한의사협회를 점거하고 민주화 직선제 투쟁을 펼쳤던 일이 있었다. 그 사건이 불씨가 되어 결국 그해 역사상 최초로 전회원 투표를 통해 직선제 회장이 선출되고 한의계에 변혁의 바람이 불었다. 그 과정에서 수개월간 국민의 편에 서서 제약자본의 탐욕을 고발하고 한의사 평회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던 bk툰이 최근 고소고발 송사에 휘말려있다.
박사님이 유럽에서 모든 학술활동을 중단하고 전격 귀국한 이유도 바로 이 고소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bk박사님은 한의계에 깊은 절망과 자괴감을 느끼며 공적인 영역에 집중하던 인생의 방향을 개인적 만족과 성공으로 전향적으로 선회하였다. bk박사님은 곧 개원을 한다. 박사님의 개원 소식은 한의계로서는 큰 손실이나 박사님의 가족이나 환자들에게는 큰 행운이 되는 사건이다.
아래 명단은 bk박사님이 검찰에 출두하기 전, 불이익과 불편함을 감수하고 진술서를 작성해서 검찰 측에 제출한 용기있는 한의사 367인의 명단이다.
강명석, 강무헌, 강봉석, 강상만, 강용구, 고신일, 고하늘, 고현승, 고현우, 곽병민, 곽승은, 구원, 구종화, 국승표, 권오상, 권용주, 권칠용, 권현미, 기웅, 김건우, 김경수, 김광성, 김기주, 김나연, 김도균, 김동국, 김동현, 김미희, 김민석, 김민철, 김민철, 김민희, 김범래, 김봉석, 김상헌, 김석필, 김성모, 김성현, 김성호, 김성호, 김성훈, 김수일, 김승영, 김승제, 김영경, 김영찬, 김영희, 김완희, 김용성, 김용현, 김용호, 김용환, 김원석, 김유석, 김윤수, 김윤수, 김윤용, 김윤일, 김인구, 김재석, 김재훈, 김재휘, 김정이, 김종환, 김준모, 김준모, 김준연, 김지한, 김진영, 김진용, 김찬호, 김철우, 김철희, 김치호, 김태균, 김태오, 김태완, 김태완, 김태응, 김태호, 김태환, 김태희, 김한성, 김한영, 김해경, 김호일, 김황, 남호균, 노경탁, 노승완, 류상종, 류태인, 문경준, 문병우, 민양기, 박령준, 박민규, 박범수, 박상민, 박상환, 박석민, 박선섭, 박성익, 박성준, 박성철, 박세준, 박수연, 박수원, 박승준, 박양규, 박윤현, 박일, 박장형, 박정섭, 박종효, 박준우, 박지수, 박지현, 박지호, 박창욱, 박창훈, 박천생 , 박현식, 박혜원, 박홍범, 박흥식, 방재선, 배남규, 배옥순, 배진식, 백승악, 백진동, 백칠성, 변영휘, 변임정, 서상원, 서승모, 서재호, 서지용, 손광석, 손국호, 손명락, 손영수, 손지훈, 송규춘, 송창훈, 송하훈, 송호철, 신승주, 신승혁, 신오철, 신용운, 신일수, 신치호, 신현, 신홍기, 안덕수, 안동균, 안민, 안수봉, 안승렬, 안현우, 양성임, 양우영, 양정민, 양준모, 양진욱, 양현석, 염성환, 오국진, 오세형, 오소저, 오종현, 오중환, 오한수, 왕정민, 우영민, 원재균, 원재선, 유덕선, 유동근, 유수택, 유영규, 유창길, 유창재, 유홍, 윤담희, 윤모로, 윤문희, 윤상진, 윤상천, 윤석희, 윤여준, 윤재성, 윤정훈, 윤현식, 윤희연, 음기수, 이규희, 이근진, 이기범, 이기훈, 이동훈, 이민기, 이병철, 이상빈, 이상욱, 이상헌, 이성환, 이수칠, 이승렬, 이승우, 이승진, 이승표, 이승혜, 이승환, 이영민, 이용섭, 이용주, 이용철, 이용희, 이우성, 이웅, 이원정, 이원희, 이윤상, 이윤정, 이윤주, 이은방, 이은혜, 이응래, 이일신, 이정태, 이종수, 이주승, 이주형, 이중호, 이중희, 이지영, 이진수, 이진원, 이철우, 이태윤, 이태헌, 이한주, 이해균, 이혁용, 이현우, 이형철, 이효상, 이희구, 이희승, 이희원, 이희재, 임경원, 임지순, 임진성, 임진재, 임진호 , 임현영, 임형기, 임환성, 장동혁, 장미선, 장선희, 장애제, 장윤석, 장윤재, 장윤정, 장혜진, 장효길, 장효정, 전관일, 전은주, 전재관, 전종열, 전향순, 정달림, 정대용, 정명, 정무진, 정민수, 정병진, 정상우, 정상지, 정영도, 정영호, 정유경, 정유성, 정인후, 정재호, 정철수, 정하성, 정환용, 제갈훈, 조경세, 조선영, 조성, 조성규, 조성준, 조성훈, 조수영, 조준기, 조중호, 조찬규, 조충연, 조현석, 조호직, 주동섭, 지용수, 지정구, 진택근, 차법재, 채창규, 천병태, 최광선, 최봉규, 최상열, 최석훈, 최성운, 최성환, 최승영, 최영동, 최영민, 최우진, 최원철, 최장석, 최정락, 최정식, 최준수, 최철원, 최한나, 최현명, 최현섭, 최형묵, 추적호, 하동헌, 하성준, 하원식, 하재윤, 하치홍, 한송미, 한송이, 한유창, 한윤갑, 한종욱, 한준수, 한혜숙, 함성훈, 허성, 허순범, 허재범, 허태경, 홍규표, 홍민화, 홍순박, 홍순상, 홍영준, 홍지연, 황보윤, 황인국, 황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