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SK그룹과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1일경, 김씨가 SK텔레콤의 모 텔레마케터의 전화를 받고 난 이후 일어났다. 해당 텔레마케터는 인터넷과 유선전화의 이용료 및 기본료 면제를 조건으로 김씨에게 가입을 권유했고, 마침 전화가 필요하던 김씨는 신청했다.
3일 후, 2월 24일.
김씨는 2000-1600번으로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서 설치할 주소와 전화번호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기서 상담원은 이렇게 말했다.
"고객님이 말씀하신 주소가 안 뜨네요. ***-2번지 말고 ***-13번지가 있는데 나중에 기사님 전화오시면 13번지라고 말씀하세요."
그날 통화에서 김씨는 전화번호를 인쇄하기 위해 해당 번호가 맞는지 또박또박 몇번의 확인 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26일 11시경.
기사가 설치하기 위해 나타났다.
여기서 두번째 사건이 벌어졌다. 여기는 설치할 수 없는 건물이라는 것이다. 번지수도 다르다는 것.
번지수를 다르게 불러주라는 건 너네 상담원이 말한 거잖아!!!!
전화번호라도 살릴 방법이 없냐고 물으니 SK 설치기사는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 역시 나중에 거짓으로 밝혀졌다. 일단 자택에 설치하고 KT로 번호이동을 하면 깔끔하게 해당번호를 쓸 수 있었다.)
번지수를 다르게 불러주라고 한 상담원과 번호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은 설치기사까지!! 이런 멍청한 직원들의 황당한 일처리 과정 끝에 김씨는 20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았다. 이것도 김씨가 민첩하게 행동해서 최소한으로 틀어막은 금액이었다.
설치당일, 머리 끝까지 화가난 김씨는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따지기 시작했다. 상담원도, 해당 설치기사도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했다.
그리고 시간은 10일이나 흘렀다. 그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와 SK텔레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그리고 마침내 사건을 저지른 SK텔레콤에서 최종 통보가 왔다.
자신들이 죄송하고 미안한데 돈은 못 물어주겠다는 것이다.
20만원 없어도 살고 있어도 산다. 위자료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너네들 때문에 끊어먹은 필름값 달라는건데 그것도 실비를 청구한 건데 SK텔레콤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에 김씨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약 3시간의 마라톤 회의 끝에 향후 50년간 모든 SK관련 그룹의 제품을 불매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한국 한의사 사회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김씨가 SK그룹과 전면전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일례로 김씨는 앞으로 모든 강의에서 SK텔레콤의 핸드폰을 이용하는 한의사는 입장을 불허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어질 김씨의 폭풍강의 시리즈를 수강하고 싶다면 조속한 시일내에 SK텔레콤과 결별할 것을 권한다. 농담 아니고 진짜 검사한다. SK텔레콤을 쓰는 한의사는 앞으로 김씨 강의를 신청할 수도, 들을 수도 없다.
김씨는 향후 절친, 가족들을 설득하고 괴롭히고 압박하여 OK 캐쉬백이나 SK 주유소 등등 SK그룹에서 생산하는 모든 서비스와 제품에 대해 2064년까지 강력한 불매운동을 함께 펼쳐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럼 20만원은?
이것도 반드시 받아낸다. 김씨는 월요일 출근하는대로 SK텔레콤 상담원과의 나눈 대화의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확보한 뒤, 소액재판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이미 돈 20만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의 정의와 상식에 관한 문제로 바뀌었다. 지난해 모대형 프랜차이즈 한의원과 벌인 법정공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씨의 뒤끝은 엄청나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김씨는 단 한번도 법정다툼에서 패한 적이 없다. 늘 싸움에 임하기 전, 주도면밀한 자료조사와 대형로펌 변호사들 뺨치는 논리력과 법리적용, 무엇보다 2009년 대화재 사건 이후 겪은 각종 민형사건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체득된 강력한 실전경험까지. 국내 한의사 재원 중에 가장 전투적으로 완성체가 된 한의사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SK텔레콤에서 보여준 대응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권선징악의 차원에서 접근하겠다.
한편 이번 사건의 고소 및 재판 관련 실무업무는 S대 법대 출신으로 국내 굴지의 로펌의 영입제의도 마다하고 화곡동에서 혼자 활동하는 김씨의 동생 유성군이 맡아주기로 했다.<사회부 긴급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