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세수를 하는데 정홍원이 사퇴한다는 기자회견 소식이 TV에 나왔다.
일요일 아침. 휴일의 늦잠에 빠져있을 시간. 그 시각 사퇴발표를 하는 총리. 도대체 이런 잔머리는 누구의 머리 속에서 나온걸까?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한국은 정신을 차릴까?
그리고 박근혜는 사의는 받되, 수리는 수습 후에 하기로 했단다. 절묘하다. 반려도 아니고, 수리도 아니고... 총리가 욕까지 다 짊어지고 가라는건가?
일요일 아침은 명백히 정치적인 계산아래 나온 타이밍이라고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그래 일요일 아침에 발표해서 날로 악화되는 국면에 마침표 하나 찍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까지도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분노한 민심을 선장에게 돌렸다가 해경에게 쏠리자 총알받이로 총리를 내세우는건가? 국민들은 이미 다 안다.
책임? 총리가 책임져야할 일이 뭘까? 총리는 책임이 있어서 모가지가 날라가는데 대통령은 책임이 없을까?
그녀는 왜 사과하지도 않고, 하늘색 옷을 벗지도 않고, 왜 남의 일처럼 비켜 서 있는걸까? 국정의 책임자가 총리인가? 대통령인가? 이번 사고가 총리선에서 수습될 레벨이란 말인가? 고등학생 250명이 수장당했다.
나의 이번 참사에 대처하는 정부수장의 방식에 놀랐다.
박대통령은 진도체육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족이랑 약속한 것들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공무원들 다 물러나야 한다."
(여기서 물러나는 사람들의 대상에 박근혜 본인은 빠지나? 언제까지 우리는 대통령의 3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의 유체이탈 발언을 듣고 있어야 하나?)
그녀가 체육관에 남긴 건 엄포였다. 주저하는 공무원들의 뒤를 봐주고 아이들 구조를 위해 과감하게 움직이게 하기는커녕 약속한 것(대형스크린 설치 같은 것들)에 집중하게 했다. 사단장 지시에 귀를 쫑끗하는 위관급, 영관급 간부들처럼...
까라면 까라! 말 안 들으면 내가 옷 벗겨버릴꺼야! 이런 게 70년대 군사문화다. 그리고 대통령은 공무원을 물러나게 할 수 없다. 파면이나 징계는 합리적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런건 진짜 새마을운동 박통때나 통하던 리더십이다.
그나마 70년대 군사문화 리더십이 효과가 있으려면 지도자가 굉장히 박식하고 사리판단력이 뛰어나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대책회의 발언은 그가 이번 사태의 뉴스를 보기는 하는건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이들이 모두 구멍조끼를 입고 있는데 발견하기가 어렵나요?"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애들 지금 배 안에 갇혀있다고!!!!!!!!!!!!!! 안 보여서 못 찾는 게 아니라고!!!!!!
아무리 변호하려고해도 무능하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그는 대통령이다.
정부를 대표한다. 하지만 동시에 대통령은 국민의 자리에 서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박근혜가 국민의 자리에 서 있었나?
17일 사고 다음날. 진도 체육관으로 가보자.
해경청장이 당시 잠수사 500명을 투입하고 있다! 라고 발언하자, 직접 현장에 가본 학부모가 "거짓말 하고 있다!. 16일밤, 17일 아침에 갔다왔는데 구조 안 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하는 입장이라면 해경청장 말 믿고 그냥 넘어가면 되고, 국민의 입장이라면 당연히 해경청장에게 그 500이라는 숫자가 뭐냐고 되물었어야 했다. 결국 학부모의 말이 옳았다.
그날 대통령이 퇴장할 때 학부모들은 절규했다.
"살려주세요. 가지마세요."
이게 나라냐? 누가 누구한테 무릎꿇어야 하나? 대통령이 국민 앞에 무릎꿇어야 하나? 국민이 대통령 앞에 무릎꿇어야 하나?
이번 사고를 통해 한국은 생명존중이나 인본주의 사회와는 거리가 먼 곳임을 증명했다.
언론은 눈을 감았다.
단 하나의 언론사 빼고.. 바로 jtbc의 손석희 뉴스.
jtbc를 제외한 모든 언론이 실종자 가족들이 대통령에게 항의하고 분노하는 장면을 방송하지 않았다.
어떤 방송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박수치는 것만 편집해서 내보내기도 했다. 이건 언론이 아니다.
대통령이 밝은 하늘색 옷을 입었다고 옷닭이라는 비판여론이 일어나자 포토샵으로 보정을 하는 게 한국의 수준이다.
덕분에 오바마 피부만 더 검게 나왔다.
더 황당한건 파란색이 희망을 상징한다는 등의 변명... 누가 상가집에 밝은 하늘색 옷을 입고 가냐? 생각이 있는건지.
여러분이 꼭 보셔야하는 뉴스 두 꼭지를 링크한다.
하나는 이번에 사망한 학생이 찍은 동영상을 편집한 뉴스이다.
학생들에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지시가 내려졌는지 알 수 있다.
http://news.jtbc.joins.com/html/158/NB10471158.html
그리고 오늘 모든 국민들이 보아야하는 뉴스꼭지가 있다.
이승현 학생 아버지가 한 인터뷰다.
http://news.jtbc.joins.com/html/146/NB10471146.html?cloc=jtbc|news|index_photo_news
내가 살다살다가 종편뉴스를 응원하게 될 날이 올 줄이야! 그가 종편으로 갈 때 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알려진 인지도를 이용해 jtbc의 얼굴마담이 되어 돈이나 챙길 줄 알았던 손석희가 jtbc를 장악하고 손석희방송국으로 만들어놨다!
jtbc가 손석희를 영입한 게 아니라, 손석희가 jtbc를 접수한 형국이 돼 버렸다.
김대중 대통령의 명언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원칙은 서생처럼 지키되, 실천은 상인처럼 하라."<논설실장 bk박사님>
국내 언론은 선실 내부의 참혹한 모습을 보도하지 않는다. 아래 CNN뉴스를 링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