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를 한마디로 규정하면 이렇다.
minor
그래서 한의사는 절대 의료계에서 noble해질 수가 없다.
최원철처럼 noble의 레벨까지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특이한 케이스일 뿐이다.
암치료하고 죽어가는 환자 살려내는 noble한 영역이 아니라고 쓸모 없는 과는 아니다.
한의사라면 최우선적으로 [노블 컴플렉스]를 깨야 한다.
뉴하트나 하얀거탑같은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가.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
자다가도 콜 받으며 낮은 보수 받으며 의료사고에 시달리고 싶나?
양방도 노블한 진료가 해피한 경우는 별로 없다.
그렇다면 살길은 뭘까?
quality of life
한의학은 QC에 능하다.
한달전 환자가 왔다.
82세.
밥을 못 먹는다. 먹으면 토하고.
온갖 양방 검사상 아무 이상 없다.
진토제 몇알 처방받고 내원함.
그렇다고 수액으로 연명할 수도 없다.
어떡하지?
이런게 전형적인 DUE 케이스다.
Disease of Unknown Etiology
한의학은 DUE에 엄청 강하다. 이게 참 양날의 칼이긴 하지.
암튼 노인은 곡기 끊으면 라이프 퀄리티가 급속히 저하된다.
근데 이걸 식욕항진 시키자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망한다.
운동 하시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식사를 잘 하세요 라는 양방의 티칭은 이런 환자에겐 무의미하다. 못먹는다니까 이자식아!!!
단일성분보다 전초전탕, 그것도 여러 약재의 복합 전탕이 훨씬 부작용 적고 효과도 높다는 증거는 최근 들어 학계에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런 분야에서 양약과 한약은 경쟁 불가다. 한약의 압승.
한약 한달 처방.
처방은 단촐했다.
환자는 입맛을 되찾았음은 물론 왕성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마치 꺼져가는 초에서 불이 살아난 것처럼.
생명체의 액티베이팅 영역에서 한방은 비교우위에 있음이 분명하다.
나의 진료가 noble하지 않다고 스스로 위축될 필요 없다. 얼마든지 minor지만, 의미있게 진료할 수 있다.
특히 아직까지 국내에선 DUE의 경우 한의사 말고는 기댈 곳이 별로 없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DUE관련된 학회 하나 없다는 것이 한의사들이 얼마나 무기력한 집단인지 보여주는 좋은 지표다.
나 스스로부터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