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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경기가 끝났다. 자책골로 시작된 불안한 브라질은 네이마르의 기가막힌 동점골로 완전히 분위기가 뒤집어졌다.

크로아티아는 만주키치가 결장하면서 공격에서 마무리를 할 수가 없었다. 발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올리치는 끝없는 크로스를 올렸지만 골대 앞에 잘라 들어가는 선수가 없었다. 그나마 한골도 자책골로 얻은 것.

 

이 경기의 영웅은 누구인가? 오스카다. 오스카.

오스카 만세!!! 그의 몸은 정말 깃털같았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이렇게 환상적인 선수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날 골은 모두 오스카의 결정적인 패스에 의해 나왔고 마지막 골은 본인이 해결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한 오스카는 전반전 내내 날카로운 패스와 드리블로 크로아티아를 힘들게 했고, 중앙에서 네이마르에게 한박자 빠른 기가막힌 패스로 동점골을 도왔다.

 

페널티킥 상황 역시 오스카가 페널티 박스 안에 기가막힌 패스를 찔러 줬는데 프레드가 로브렌에게 반칙을 얻어냈다. 프레드의 행동은 헐리웃 액션으로 경고를 받을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나 일본 심판은 홈팀의 손을 들어줬다.

 

오, 맙소사! 오심은 아니었지만, 팽팽하던 경기의 긴장감이 심판에 의해 망쳐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아쉬운 판정에도 크로아티아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결국 스트라이커의 부재로 무릎꿇고 말았다. 모두가 포기하고 있던 후반 연장 타임..

 

상대편 진영 중앙에서 수비수 3명에 둘러싸였던 오스카가 공을 잡고 치고 들어갔다.

 

어... 어.... 어.... 골!!!!!!!!

세상에,

 

거리로 보나 수비수 숫자로 보나 도저히 골이 나올 수 없는 위치였다. 그것도 뛰어들어가는 상태에서 어정쩡한 자세에서 엄청난 스피드의 슛이 나왔다.

차두리가 말했듯이 오스카의 마지막 골은 3박자 빠른 골이었다. 수비수는 물론 관중조차도 골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 타이밍에 강력하게 찔러넣는 골이 터졌다.

 

오스카.

비록 등넘버 10번은 네이마르에게 헌납했지만 이날 영웅은 단연코 오스카였다.

좋은 슛은 좋은 크로스와 패스에서 나온다. 지난 2002년 이탈리아전의 안정환 골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 기가막힌 크로스를 이영표가 올렸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안정환 와이프는 "하느님이 우리 남편 머리 위로 공을 올려줬어요'라는 어처구니 없는 코멘트를 남겼다.)

 

 

한편 이날 5시에 일어난 김씨는 공중파 방송 3사의 중계를 돌아가면서 모두 조금씩 들었는데, 사운드는 SBS가 가장 만족스러웠다. 볼터치되는 소리, 관중들 소리, 심판 휘슬이 잘 들려야 좋은 방송이다. 차범근의 웅얼거리는 느린 목소리가 관중의 함성에 적절하게 묻혀 현장감이 가장 뛰어났다. 우리가 중계방송을 볼 때 화면의 질에만 신경 쓰는데 실제로 시청자를 몰입하게 하는 것은 사운드다. 실제 경기장에 가보면 볼 수 있는 시야각은 엉망이지만 수만명이 내지르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사운드가 온 몸을 전율하게 한다.

 

아무튼 이날 경기에서 우리는 공격수의 완성형을 만났다. 오스카.<브라질 월드컵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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