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경기가 벌어졌다.
지난 14일 새벽에 치러진 스페인과 네덜란드 경기. 스페인의 우세가 점쳐진 가운데 전반 내내 스페인의 탁구축구는 네덜란드를 강하게 압박했다.
아래 사진을 보자.
중앙 미드필드에서 2:1 패스를 주고 받다가 수비수 사이로 찔러넣어주면 가운에 공격수가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찔러넣는다. 이게 페널티킥을 만들어낸 장면이다.
축구란 게 이거다. 상대 수비사이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수비수를 공으로 현혹한다. 그 사이 공격수들은 '합'을 맞춰서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며 공을 공간으로 가져간다.
위 사진을 보라. 수비수가 7명이고 포백수비가 견고하다. 공격수는 4명인데 이 4명이 6명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슛을 한다. 이 4명 가운데 한명만 실수해도 안된다. 완벽하게 이루어졌을 때 슛을 할 수 있다.
야구와 비교할 수 없는 찰라의 긴장감.
축구는 이 맛에 보는 것이다.
이니에스타가 수비수 4명 사이로 깊은 스루패스를 성공시키고 있다. 이 놀라운 패스 뒤에 공격수는 골키퍼와 1:1로 맞딱뜨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다. 이게 스페인의 사기를 가장 크게 떨어뜨렸다.
그리고 몇분 후....
하프라인 근처에서 깊은 롱볼의 크로스가 올라간다.
빨간 원이 네덜란드 공격수 반 페르시다. 스페인 수비수가 한명 붙어있다. 이 수비수가 오늘 경기를 다 망쳐버렸다. 이런 로빙볼은 당연히 커트하거나 제대로 못 받게 했어야 한다.
아래 사진을 보자...
반페르시의 엄청난 다이빙 헤딩슛...
스페인 중앙수비수의 위치를 봐라. 저게 수비수냐? 헤딩을 하게 놔둬서도 안되지만, 얘는 주력 자체가 느리다.
반페르시의 만회골.
여기서 우리는 전반 27분에 한골 먹고도 계속 공격을 멈추지 않은 네덜란드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절대 포기해서는 안되는거야.
또 롱볼이다. 네덜란드 로벤의 역전골이 나온 순간이다.
하프라인 근처에서 한방에 패스했는데 이 정도는 수비수가 막아내야 한다. 그런데 스페인 중앙수비수를 잘 보라. 아까 반페르시를 놓친 그 녀석이다.
이 순간 로벤은 정말 편안하게 공을 받았다. 그리고 수비수를 하나 제끼고 강한 슛으로 역전해버렸다.
으악!!!!!
스페인 중앙수비수가 무너지면서 경기를 완전히 망쳤다.
이 골 이후에 스페인은 전의를 상실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3번째 골.
이건 골키퍼 챠징이 맞다. 카시야스가 쳐내려는 순간 네덜란드 공격수가 골키퍼를 밀어버린다. 오심이다.
그리고 네번째 골이 나온 장면
수비수가 백패스를 했다. 평범한 상황이었는데 네덜란드 공격수가 골키퍼로 돌진했다.
이런 자세를 배워야 한다. 이게 선수의 정신력이다. 3:1로 이기고 있어도 단 하나의 틈을 위해서 질주한다.
당황한 카시야스가 트래핑이 길었고 골을 먹고 말았다. 카시야스의 실수지만, 하나의 틈도 포기하지않고 달려간 네덜란드 공격수에게 칭찬을 해줘야 한다.
그리고 5번째 골역시 중앙수비의 문제였다.
하프라인 한가운데 떨어진 롱볼.
로벤은 수비수보다 한참 뒤에 있다. 하지만 수비수와 네덜란드 공격수 로벤이 동시에 달리기 시작했는데 로벤이 더 빨랐다. 헐.....
로벤은 카시야스까지 제치고 스페인에 큰 수모를 안겨주는 5번째 골을 먹였다.
경기를 모두 본 김씨는 "30년만에 나올가 말까한 엄청난 경기였다. 축구란 무엇인지 보여준 멋진 경기였다. 카시야스에게 위로를 보낸다. 너의 잘못만이 아니라 중앙 수비에 큰 문제가 있었어. 다음 번 경기에는 잘 하길 빈다. 월드컵은 정말 최고!!"라며 흥분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스포츠부 브라질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