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저는 한의사가 되고 싶은 수험생입니다. 제가 한의사가 되고싶은 이유는 한의학이라는 학문이 마치 마술같고 신기해서 좋아하게 되었고 어머니가 힘들게 일을 하셔서 온몸이 성한곳이 없어 그걸 치료해드리고 싶은데 마침 한의사가 내 직업이라면 치료에 훨씬 더 도움되지않을까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돈을 많이 벌고싶다는 생각도 있기때문에 한의사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몇년전부터 의료산업이 기업화되고 디지털화?되서 의사들이 휘청거릴꺼라고 하더라고요. 한의사를 직업으로 하면 다른 직종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30~40년정도는 할텐데 기업화나 이런것 외에도 많은 장애물(ex-통일?)이 있으면 곤란하잖아요.
그래서 제가 궁금한것은
1. 기업화나 디지털화의 가능성이나 이런것들이 현실화되면 한의사들에게 미칠영향이 무엇일까(제가 아직 이산업에대해 무지해서 그직종에 현재 있는사람들의 진솔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2.이 밖에도 30~40년동안 일어날수있는 장애물등이 무었이 있을까
3.평생직업으로서 한의사의 직업의 장단점 또는 주의할점
4. 치료를 못하는 한의사와 잘하는 한의사의 차이?
5.미국에서의 한의학의 비전 (저는미국에서 살고싶습니다)
이밖에도 질문이 많지만 일단 급한것부터 물어봤습니다.
답변 해주신다면 이 밖에도 충고도 감사히 듣겠습니다. ㅎㅎ
-미국에서 토마스 킴-
답변 : 안녕 토마스.
우선 한의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칭찬해줄 만 하네. 대개 너 또래의 나이의 애들은 여자나 게임 외에는 관심이 없는데, 특히 엄마를 위해서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니 너는 참 인성이 괜찮은 녀석인 것 같구나.
1. 의료라는 것은 가장 디지털화되기 어려운 분야야. 특히 한의학은 양의학보다 훨씬 더 어려워. 지금까지 제대로된 맥진기 하나 개발되지 못했다는 걸 보면 알 수 있지. 그래서 니가 정말 의학 쪽에 관심이 있다면 디지털화나 산업화 따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2. 가장 큰 장애는 공급의 과잉이지. 의사가 너무 넘쳐나고 있어. 아무리 용가리 통뼈라도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고 있지. 한국은 더 하단다.
3. 한의사의 장점은 내가 보기엔 다른 직업에 비해 쉽게 돈번다는 것과 가족을 직접 치료할 수 있다는 거 정도겠지. 보통 직장인들이 백만원 단위로 직장을 옮기잖아. 그런데 한의사가 개업하면 백만원단위는 돈도 아니지. 천만원 단위는 돼야 이전을 고려한단다. 이걸 알아야해. 학생에게 10만원은 큰 돈이잖아. 니가 취직하면 백만원이 큰 돈이지? 한의사가 되면 천만원이 큰 돈이야. 왜냐면 한의원 운영하는데 그냥 숨만 쉬고 있어도, 환자가 한명도 안 와도 매달 천만원 이상씩 꼬라박거든. 아무튼 한의사들이 열심히 안 하는건 사실이야. 그만큼 아직 살만하다는 증거겠지.
그리고 일단 니가 흉부외과 의사라고 치자. 그럼 니 가족을 치료할 기회는 거의 없어. 사람이 살면서 흉부외과의사에게 진료받을 일이 얼마나 되겠니?
단점은 한의사들이 벽에 똥칠할때까지 침놓고 영업을 한다는거지. 도무지 은퇴를 하질 않아. 그만큼 노동강도가 낮은거겠지.
4. 한의사들 사이에 실력 차이는 어마어마해. 일단 학교 수업이 양방에 비해 부실하고, 교수들의 자질이 매우 떨어져. 나도 한창 머리 좋을때 전국 상위 0.0001%의 수재로 입학해서 한의대 다니면서 병신같은 수업 7년 동안 듣느라고 졸라 애먹었어. 내가 그런 수업을 받고도 재시없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는 건 내가 얼마나 성실한 수재인지 증명하는 거라고 봐. 아무튼 그 땐 한의학이 사기같았고 내 인생 조진줄 알았어. 수업 딱 들어보면 알거든. 모르면서 가르치는 것들이 너무 많아. 아무튼 졸업하고 보니깐 확실히 알겠더라. 시발 교수들이 문제더라고. 완전 엉망이야. 이건 내가 장담해. 차라리 내가 가르치는 게 더 낫겠어! 한의학이 이렇게 쌈빡하고 재밌는 건 줄 몰랐어. 근데 니가 공부를 안하고 열정이 없고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나처럼 되긴 어려울 꺼야. 신세한탄이나 하면서 남은 인생을 낭비하겠지.
양방은 학교 들어가면 50% 정도의 레벨로 만들어서 졸업시켜주고 나머지 50%는 레지던트하면서 채우거든. 근데 한의대는 5% 수준으로 만들어서 내보내. 나머지 95%는 니가 로컬에서 알아서 채우는거야. 이러니깐 한달에 1억 버는 한의사가 있는 반면 한달에 백만원 버는 한의사가 존재하는거야. 이런 판국이니까 졸업 후의 너의 노력이 엄청 중요해. 니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지 못하는 성품이라면 양방으로 가는게 좋을꺼야.
5. 미국에서의 한의대는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해줄께. 일단 미국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야. 닥터가 아니지. 니가 미국 한의대 졸업하고 한국에 들어오잖아? 그럼 어떤 취급을 받느냐면 물리치료사보다 못한 대접을 받지. 물론 국내 개업도 못 해.
미국 한의대 현재 상태를 알려줄께. 일단 100명이 입학하면 50명이 중간에 학교를 때려치워. 그 중에 10명이 졸업하고 그중에 1명이 개업해서 성공을 해. 그러니깐 니가 미국 한의대에 들어가서 성공할 확률은 1%야.
한인타운에 오픈할거라면 애시당초 때려쳐. 거긴 오픈하지 못해. 니가 백인사회를 공략할 능력이 안되면 끝이지 뭐.
니가 미국에서 계속 살거라면 열심히 공부해서 그냥 의대에 가라. 학벌 따지지 말고. 닥터 자격증 따면 그 의사가 어느 대학 나왔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거든.
내가 30살 먹고 보스턴의대 간 누나를 아는데 지금쯤 미국 어디에서 참 잘 살고 있을꺼야. 너도 힘내고 열심히 공부하기 바란다. 기특하네. 사실 너처럼 직접 여기 글 남기고 여러가지를 직접 시도하는 것이 인생사는데 가장 중요하거든. 뭐든지 시도하고 도전해봐. 그럼 반드시 피드백이 온단다. 환자가 와서 이만 줄인다.
-한국에서 bk박사님이-
추신 : 국세청에서 발표한 각 과별 소득금액 표를 참조하도록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