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나? 이렇게 좋은 컨셉의 여행을 주제로 고작 이런 책이 나오다니!!
사진도 너무 실망스러웠고, 한면을 할애해서 사진 두장과 5줄 넘는 캡션을 넣어놨는데 처음엔 읽어봤는데는 맥만 끊는 장치. 나중엔 아예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별로 안 들었다. 여행기에서 사진을 잘 찍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사람이야기가 드물다.
이게 뭐야? 시에나에 대한 이야기는 광장이 조개처럼 생겼다가 끝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뭘타고 이동했는지, 일기에나 쓸법한 자질구레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아니 독자들이 그런 걸 궁금해할 거라고 생각하나?
구질구질 어디서 베껴온듯한 각주들. 구글에서 검색한 각 여행지에 대한 특징과 연도도 가득찬 가이드북 설명을 구질구질하게 각주를 달아놨는데, 런던 비지니스 산책처럼 깔끔한 각주가 훨씬 낫다는 교훈을 얻음.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게 여행기야? 아니면 에어비앤비 홍보책자야? 아무리 스폰서를 원해도 그렇지. 뭐든지 적당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음.
마지막 페이지에까지 바르셀로나 지사방문기가 실려있으니!!! 아오 책을 집어던질뻔 했어.
한달 동안 살았으면 뭐랄까 그 도시에 대한 새로운 면! 아! 여긴 이런게 재밌었어. 여기 사람들은 이렇게 사네! 그런게 있어야 하는데, 패키지여행을 시간만 늘여놓은 것 같잖아! 그 망할 놈의 에어비앤비 이야기는 그만 좀 하라고.
백종민은 그나마 위트도 있고 글빨이 좀 있는데 김은덕은 마치 코레일에 실리는 여행칼럼같은 고리타분한 문장의 연속... 구글 같은 걸로 검색해가면서 내용을 채웠다는 게 너무 티가 많이 나. 여고생 문집같은 느낌. 00을 했다. 00으로 갔다. 00을 했다. 이런 문장만 가득하다고.
보편적인 여행기로서의 수준이 낮다는건 아니야. 다만 내 기대가 너무너무 높았던 것 뿐...
목욕하면서 읽을 킬링타임 용으로는 딱이야.
미노나 박민우 형이 썼더라면 정말 100배는 더 재미있었을꺼야.
다음편은 좀 더 분발해서 쓰도록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