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동의보감을 편찬한 것이 1610년이다.
그로부터 100년 쯤 뒤의 일이다.
1732년 (영조8년) 11월 14일 영조가 동궁에 들러 의료진들의 진찰을 받았다.
내의원 도제조 서명균이 "폐하 요새 디기 추운데 건강이 어떻습니까?"라고 묻자, 영조가 "괜찮아"
그러자 서명균이 다시 묻길 "밥묵고 주무시는데는 괜찮으십니까?" 라고 묻자 영조가 "그것도 좋아."라고 대답했어.
그리고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도제조(내의원 넘버원) 서명균이랑 제조(내의원 넘버투) 송인명이랑 대화가 이어져.
命均曰, 藥雖陳根腐草, 或有其效如神, 衰年八味元, 婦人胎産藥, 皆有明驗顯效, 不可誣也。
도제조 서명균이 말했다.
"약이 말야 그냥 하찮은 풀뿌리 같아도 그 효과가 귀신같을 때가 있더라고. 노인들 팔미환이랑 여자들 임신출산약들이 모두 확실하게 효과가 있더라고. 한약을 우습게 볼 게 아니더라는 말이지."
寅明曰, 醫家之轉陰陽換男女之說, 誕矣。至於養胎, 則明有其效。古云, 太妊胎敎, 胎敎亦有效。則用藥養胎, 豈無驗乎? 婦人受胎, 最宜攝養也。
그러자 제조 송인명이 말했다. "근데요. 의사들이 남자 여자 태아를 바꿀 수 있다고 한 거는 개구라에요. 물론 태아를 키우는데는 효과가 확실히 있긴 하겠지만 말이죠. 옛부터 임신하면 태교를 하는데 태교도 효과가 있잖아요. 하물며 한약으로 태아를 돕는 게 효과가 없을 리가 있겠습니까? 아무튼 여자가 임신하면 반드시 생활습관을 잘 지켜야 해요."
-이상 승정원일기 원본 751책에서 발췌-
참고로 제조 송인명은 32세에 과거에 급제해서 환갑때는 좌의정까지 오르신 당대 초특급 엘리트였고 의학이론에도 아주 박식하셨지.
동의보감에 비과학적인 전녀위남법이 나오고... 아직도 한의사들이 아들 낳는 한약으로 사기를 치니 어쩌니 하면서 비판하는 자들을 위 문장들을 두번 읽기바란다.
동의보감 이후에 한의학이 발전이 없니 어쩌니 하는 자들은 4번 읽기 바란다.
한의학 역시 수많은 이론들의 등장과 폐기를 거쳐 진보해 오고 있다.
전녀위남은 1732년에 이미 폐기된 이론이야. 더이상 왈가왈부하는 어리석음은 없기 바란다. 구라라고 폐기된지 300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