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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작가가 나타났다. 이 책에는 5페이지 짜리 픽션이 들어있는데 자칫 '미니픽션'이라는 깨알같은 글씨를 놓치고 읽다가는 작가 본인의 체험으로 착각하게 된다.

미니픽션의 흡인력은 놀랍다. 고작 5페이지에 불과한데.

왠지 이 아저씨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어눌한 사람들이 말을 중언부언하듯 글을 잘 못 쓰는 사람들도 길게 쓰는 경향이 있다. 길다고 좋은 글이 아니다.

짧아도 울림이 있어야 한다. 이 책이 그렇다.

 

야경이 유난히 많은 사진.

글빨도 좋은데 사진도 잘 찍는다. 어허. 이것참.

 

글>사진>동영상 순으로 독자의 재량은 커진다.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가장 자유로운 날개짓으로 내 마음대로 장면을 그려본다.

사진은 두번째다. 천천히 내가 보고 싶은 구석구석 훑을 수도 있고 그냥 휙 지나갈 수도 있다.

동영상은 가장 작가의 영향력이 많은 형식이다. 반대로 독자는 고삐 꿰인 소처럼 끌려가야 한다.

그래서 영상 감독의 책임감이 훨씬 강해야 한다.

 

글과 사진은 구시대 매체이지만 결코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독자가 갖는 자유의 재량권 때문이다.

 

요즘같이 여행 동영상 프로그램이 넘쳐나는 시기에 좋은 사진과 좋은 글만으로도 홋카이도를 다녀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뭔가 생각할 여지가 많은 좋은 여행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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