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 다큐멘티러의 가장 큰 계보를 잇는 프로그램이 유구한 프로그램.
세상은 넓다 프로그램이 전격적으로 폐지됐다.
무려 20년만의 폐지다.
화가 난다.
특별한 코멘트 없이 자막 하나로 폐지해버렸다.
나는 원래 여행다큐에 반쯤 미쳐있고, 스스로 제작하는 걸 즐긴다.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진다면 인류학과 역사학적, 의학적 소양이 듬뿍 담긴 수준높은 여행다큐멘터리 피디가 되는 것이 소망이다.
그런 나에게 있어 세상은 넓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세계테마기행은 교과서이자, 선배님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없애버리다니.
그래 없앨 수는 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곤란하다.
이거 한 줄이 다야.
이게 공영방송이 할 짓이냐?
세상은 넓다는 EBS 세계테마기행과 함께 국내 여행다큐의 새 역사를 쓴 역사적인 프로그램이다.
특히 어눌한 시청자들을 직접 출연시키는 파격적인 포맷으로 무려 20년을 버텨왔다. 매일 저녁 편성되던 것이 금요일 1회 편성으로 축소되더니 몇달도 안 가 전격 폐지해버렸다.
시청률 때문인가?
20년 동안 6mm 테잎에서부터 풀hd까지 제작환경도 많이 변했다.
요즘 넘쳐나는 세련된 여행다큐멘터리 포맷에 비해 촌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20년이나 사랑받은 프로그램을 이런 식으로 대한다면 KBS에 저주가 내릴 것이다.
아니, 아무리 영혼이 없는 무생물인 프로그램이지만, 제대로 대접을 해주어야 하지 않나?
그게 시청자와 제작진에 대한 예의다. 이게 뭐냐.
사진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 누구나 돈 백만원만 있으면 나영석 피디 못지 않은 영상을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장비가 없어서 못 찍는 그림은 없는 거다.
그런 시대에 세상은 넓다처럼 시청자가 제작에 큰 비중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더욱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젠장할!!
폐지하려면 특별 편성이라도 한시간쯤 해서 지난 20년간 이 프로그램을 아껴왔던 시청자들에게 작별의 시간은 마련해주어야 하지 않냐?
진짜 너무 한다. 이런게 무슨 공영방송이냐. 케이블도 이런식으로는 안 한다.
20년이라고 이것들아!!<논설실장 bk>
## 본 사설은 본지의 입장과 일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