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황교익이 한국일보에 백종원에 대한 평가를 실었다.
- '악식' 황 선생의 쓴소리 "미식은 거짓말" 한국일보 2015.06.30.
http://interview.hankookilbo.com/v/c607ba4cca144794a8a7caf36db10589/
그 내용은 백종원 음식은 맛있는게 아니고 그는 외식 사업가일 뿐이다. 라는 정도의 내용이었다.
그러자 백종원을 디스했다는 것으로 또 논란이 됐고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종원은 "비평가가 한 말이니 할 일을 하신 것'이라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고 뻘쭘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상대가 이렇게 웃어넘겨버리니 칼로 찌른 이가 민망할 수밖에 없다. 백종원 정말 머리 좋다.
황교익은 무리수를 뒀다. 그냥 넘어가면 될 것을 두번째 칼럼을 통해 백주부를 분석한다.
- <살며 생각하며>‘백주부’ 백종원에 열광? 맞벌이엄마 사랑 결핍 때문 문화일보 37면3단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071001033711000001
이 칼럼에서 그는 엄마의 맛 교육을 받지 못한 80년대 90년대생들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아이고 아이고.
황교익의 눈은 무디고 손은 조급했다.
나는 70년대생이다. 백종원 프로를 즐겨 본다. 그리고 그의 요리법을 좋아한다. 물론 나는 황교익의 기대와 다르게 엄마의 맛과 할매의 맛까지 배우고 자랐다. 마덜스 테이스트. 아이고 이거 얼마나 오래된 구닥다리 이론인가. 책만 읽은 꼰대들은 이게 문제다.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1. 백종원은 요리라는 단어가 가지는 거창함, 불편함, 두려움, 불안함을 일거에 날려버렸다.
시청자가 엄마 같아서 따르는게 아니고요. 그는 장난 비슷하게 쉽게 해치운다. 사악... 사악... 기가막히쥬?
그는 요리가 갖는 허세의 거품을 빼버렸다. 요리? 그깟게 뭐 대단하냐? 맛칼럼니스트? 후후후. 미식?
에라이 슈가 폭탄을 받아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때유? 기가 막히쥬?
미식가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맛은 필드에 있는 최현석이나 백종원 이연복이 훨씬 잘 본다.
그리고 미식이라는 것은 내 입에 맞으면 그게 미식인 거다.
이제는 남이 맛있다고 하는 평까지 나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됐나? 내 몸에 편하고 내 맘에 들면 그게 좋은 옷이여.
스탠다드를 강요하지마라. 이런 선민의식이 지식인을 망친다.
2. 동영상의 저력.
황교익은 큰 착각을 했다. 인터넷에 만능 양념장 같은 건 널려있다고. ㅎㅎㅎㅎㅎㅎㅎ
아직 시대를 못 읽고 있다. 지금은 텍스트의 시대도 아니고 사진의 시대도 이미 지났다. 지금은 영상의 시대다.
제발 유튜브 좀 들어가보고 살자.
백종원의 히트는 레시피를 단시간에 영상화시켜서 시청자들을 지치지 않게 했다는 점에 크다. 그것은 영상이기에 가능하다.
레시피를 검색하고 출력하고 조리대 옆에 놓고 숟갈 계량해가면서 요리하던 걸 그냥 박살내버린거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어? 요리 같잖네? 이거 뭐여. 이렇게 쉬운거였나?
요리를 권좌에서 내려놓은 거다. 당연히 요리를 테마로 밥벌이를 하는 직업군에서는 백종원이 좋아보일리가 없다.
백종원은 스스로 셰프도 아니고, 자신은 그냥 외식 장사하는 사람이라고 낮춘다.
근데 내가 보기에 진짜 정말 머리좋고 요리 잘 하는 사람이 백종원이다.
나는 그가 뜨기 전에 이미 그의 책을 모조리 탐독하고 있었다. 그의 책에는 똑똑한 먹물들이 흔히 저지르는 젠체가 없다.
백종원의 압승이다. 텍스트의 시대는 저물었다. 동영상이 압도하는 시대에 글쟁이들의 밥벌이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