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곽경택답다. 1차원적인 캐릭터와 질질 늘어지는 시나리오.
모든 액션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관객이 보기에 상식적이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우리가 간조들에게 보나스 줄 때도 마찬가지다. 이유없이 주는 보나스는 저를 호구취급해주세요라는 말과 같다.
이유. 이유. 이유!!!!!!!!!!!!!!!!
이유가 없는 스토리는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악인도 악행을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해줘야 관객이 이해하게 된다.
곽경택 영화의 특징이 이렇다. 캐릭터가 입체적이지 않고 단순하고 1차원적인 선악으로만 구분된다. 나쁜놈은 영원히 나쁜 놈!!! 거기다가 갈등구조는 단순하다. 이러니 영화 중반부를 넘어가면 관객들을 끌고 가는 힘이 빠져버린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재미없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곽경택의 상상력 부족에도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자꾸 영화를 다큐처럼 뭔가 '기록'하려는 의도로 찍기 때문이 아닐까. 김득구 이야기처럼.
영화는 감독만의 토톨로지가 되어야지. 자꾸 다큐로 가면 결국 감독이 구축한 토톨로지가 붕괴된다.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딱 친구까지였다. 너무 늙었고(신체 나이가 아니다), 눈높이가 안 맞다. 우리 아버지가 딱 좋아할 영화.
진부하고 또 진부했다. 멱살쥐고 싸우는데 그 사이로 아버지의 모습이 비치고.. 마지막에 자막이 나오고 웃고 있는 늙은 주인공 사진까지...
생기가 없다.
뭔가 프랜차이즈 햄버거 먹는 기분이다. 딱 상상하던 그 맛. 그런 장면.
그리고 촬영감독이 누군지 모르지만, 카메라 막 흔든다고 본 아이덴티티처럼 나오는거 아니다.
핸드핼드는 피사체도 카메라랑 같이 움직여야 관객의 눈이 카메라의 움직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관객이 어? 이거 카메라 흔드는데? 라고 인지하는 순간 멀미가 나고 몰입에서 깬다. 이런건 초보자인 나도 아는 건데...
뭐 흔들기만 하면 박진감이 생기나.
이제 곽경택의 영화는 기대하지 않고 보니 실망도 없다.<영화평론가 bk박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