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다큐멘터리는 송호준이라는 인간이 개인 자격으로 인공위성을 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총 300시간의 촬영을 2시간으로 압축한 어마어마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편집을 해본 사람은 알지만 영상을 '덜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이 영화의 배경은 망원동이다. 주인공이 살던 동교초등학교 앞 알파문구 동교부동산 근처 지하실은 내가 살던 곳과 불과 200미터 정도 떨어져있었다. 이 친구가 인공위성을 만들고 있을 당시 나는 그 동네에서 만화를 그리고 놀았다.
그 인공위성이라는 게 기능이 P7 LED조명(흔히 자전거 라이트로 많이 쓰인다) 4개에 불이 들어오는 게 전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위성 쏘는데 1억이 드는데 그 위성이 하는 일이 공중에서 자전거 해드라이트 4개를 번쩍거리는 게 다라는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만 해도 재밌다.
영화가 개봉 후에 송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화에서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껄 그랬다고 냉소한다. 결국 돈이다. 돈이 꿈을 만들어내고 희망도 결국 돈이 있어야 이루어진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돈이란 혈액이다. 생명의 본질. 그래, 피가 모자라도 죽진 않지. 너무 많아도 좋을 것도 없지만 풍족하면 건강하다.
그는 왜 이런 짓을 했을까?
간단하다. 분노다.
야야, 그런거 안돼. 그거 해봐야 뭔 의미가 있냐? 뭐 그게 되냐?
우리가 너무 많이 듣던 말들.
우리사회는 '말 잘 듣는 고분고분한 인간'을 양산하는 시스템이 발달돼 있다.
거기에 하나의 메세지를 던지는거지.
이 인공위성이 결국 발사에는 성공하지만 신호는 못 받거든.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른다. 추락했을 수도 있고.
그럼 이게 실패냐?
아니지.
호준이형이 왜 저런 일을 몇년간 벌였는지에 대해서 그 본의를 알아야지. P7 라이트 불이 지구에서 보이냐 안 보이냐. 야, 당연히 안 보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신호가 잡히냐 안 잡히냐 이런게 전혀 중요한게 아니라고.
신호가 잡히면 그게 뭔 의미가 있냐? 그 신호 받아서 뭐할껀데? ㅋㅋㅋㅋㅋ
우리가 똥간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후각세포가 마비되지. 너무 익숙해지는거야. 익숙해지면 각성하기가 힘들지.
이 영화는 아주 큰 죽비같은거야. 정신차려 이것들아. 조금 더 저항하고, 분노하고, 개기고, 대들어라! 똥꾸릉내를 맡아라!<영화평론가 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