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네덜란드의 교향악단이 전세계를 돌며 50번의 콘서트를 한다는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것이다.
우리는 공연을 왜 보나?
연극, 콘서트, 연주회
혹자는 들으러 간다고 하지만 듣고 싶으면 집에서 CD로 들으면 가장 좋다.
현장에 가면 아무리 연주를 잘해도 녹음실에서 녹음한 것과는 질이 많이 떨어진다. 옆에 아저씨 기침하지. 반향이 안 나올 수가 없지.
당일 연주자의 컨디션도 큰 문제가 된다. 그리고 내 자리!!!!
내 자리가 꽝이면 모든 게 다 물거품이 된다.
음악 공연은 눈으로 보기 위해 가는 것이다.
연주자의 손길, 눈빛, 얼굴 몸짓을 보기 위해 가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어떤 예술가가 내 눈 앞에서 연주해주는 그 포지션을 통해 모종의 감동(남녀간의 프러포즈도 마찬가지의 기전)을 받기 위함이다.
그래서 콘서트 뒷자리에서는 그런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가수가 개미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감동을 느낄 수가 있겠는가.
차라리 티비로 보는 게 더 낫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런 연주자의 모습을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
집중해서 연주하는 그들의 얼굴. 손짓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이 다큐에서 무엇보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아르헨티나 공연을 마치고 바이올린 연주자 2명이 자주 가던 초콜렛상점에 들어가서 주인과 작별인사를 하는 장면이었다.
"사장님이 저희 공연을 보러 오지 못해서 저희가 오늘 떠나는데 선물을 드릴 게 있어요."
라면서 연주가가 꺼낸 것은 휴대용 보면대였다.
그리고 악보를 놓고 그가 연주를 시작했다.
처음에 영문을 모르던 가게 주인은 이내 그들이 자신만을 위해 연주를 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공연이란 이런 것이다. 내 눈 앞에서 나를 위해 그들이 '선물'을 주는 것.
그리고 오디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은 영화.<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