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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hanidae.com 수험생휴게실 게시판에 한번 올린 글임. 신선한 글이 아니니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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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
게시물 번호가 2만을 향해 가는군요. 자주 들어오지는 못하지만 가끔 들어올때마다 모두 열심히들 하시는 것 같아서 스스로 부끄러워집니다. 오늘은 비도 오고, 시간도 남고 해서 한의대닷컴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짧게마나 그 야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드리려고 합니다. (자유게시판보다 여기 올려두는 것이 수험생 여러분들 머리 식히시는데도 도움이 될듯 하여 올립니다. 양해를 바라며)

2000년 1월로 기억합니다. 한약사 문제로 전국 한의대가 수업을 거부하고 시험도 거부하고 있던 때.... 본3 겨울이었습니다. 본3 커리를 보면 아시겠지만, 시험거부했다가 다시 복귀해서 한학기 분량을 몰아서 시험보게 되면 거의 죽음입니다. -_-;;;; 정리물에 깔려죽을 정도로..... 궁금하시면 한번 해보세요.

하여간 그 해 겨울 구정연휴를 앞두고 결국 시험거부를 접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즈음 해서 hanidae.com이 탄생했는데 맨 처음 이름지을 때 hanidae 이외에도 haniland, haninara 등등 수많은 이름이 선정되기 위해 경합(?)을 벌였습니다. 당시 동료였던 남모군과 졸장이셨던 김모선배에게 자문도 구하고(형..머가 젤 듣기 좋고 기억하고 조아여??) 해서 결국 제맘대로 한의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hanidae라는 도메인으로 낙찰되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전국 한의과대학 정보센터. 내용은 허접했는데 이름만 폼나죠?

1. 왜 만들었느냐

서울에 있는 한의대가 제일 좋지요? 저는 경주에서 다녔습니다. 실력이 모자라서 서울에서 그냥 경주 가라고 하더군요..제가 뭐 힘있나요. 시험도 조진 주제에 -_-;;; 그러던 중, 97년도 학생회에서 경주한의대를 동국대 서울캠퍼스로 옮기자는 투쟁을 시작하게 됩니다.(당시 일산으로 옮기느냐 서울로 가느냐로 의견이 분분했었죠.) 97년 1학기는 자료수집을 하고 가을부터 투쟁을 시작했는데, 교무처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학교와 학생회간에 담판을 벌이던(사실상 말로 싸우는)시간이 있었는데 학교의 보직교수 중 누군가가 한의대 학생들에게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그렇게 서울서 공부하고 싶으면 경희대 가지 그랬어!!!!"

아! 누군 경주가 좋아서 다녔나요. 하지만 사실 그 교수님 말이 맞는 말이죠. 누가 나보고 경주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원서 내서 온건데....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원서 쓸때 동국대에 대해서 아는 거라고는 겨우 커트라인 정도였다는 거죠. 세상에! 커트라인 그 점수 하나만으로 자기가 다닐 대학을 결정하다니. 너무 정보가 부족했었죠. 처음엔 학교가 어디 붙어있는지조차 몰랐으니까.

97년도 동국대 한의대 등록금 인상저지 투쟁을 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걸 느끼게 됐지요. 다른 한의대는 등록금이 얼마인지, 얼마나 올랐는지를, 어떤 식으로 투쟁하는지.... 이런 정보들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개인적인 인맥이 없는 이상, 결국 일일이 다 전화를 해서 물어봐야 했지요.

사실 등록금 뿐 아니라, 다른 한의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다른 한의대에 도서관은 있는지, 장서수가 몇권인지, 국시준비실은 있는지, 열람실 자리가 몇개인지, 교수님은 모두 몇분인지, 병원 수련의 정원은 몇명인지, 유급은 몇%가 당하는지, 어떤 커리로 수업을 받는지 등등.... 수험생들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할 이런 모든 정보가 서로 고립된 상태였지요. 학생회에서 학교시설이나 교수충원문제로 투쟁 한번 하려고 하면 11개 한의대 학생회실로 전화 돌려서 일일이 물어봐야 했지요.

결국 입시철이 닥치면, 한의대 사정을 잘 모르는 수험생은 중앙, 대성, 진학사에서 부록으로 끼워주는 배치표 하나 달랑 들고 학교를 그야말로 찍어야!!! 했구요.

그래서 두주먹 불끈쥐고 결심합니다. 그래! 전국의 한의대의 교수진이라든지 학교시설이라든지 제반사항을 조사해서 각 한의대 학생회에서 학교측과 투쟁할 때 자료로 삼게 해서 한의대 업그레이드 작업에 도움이 되자.
그리고 그런 한의대 정보를 수험생에게 제공하여 발전이 안되는 한의대는 수험생들로부터 외면받게 만들어 더욱 분발하게 만들어버리자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입시철에 전국 고3 선생님들께 한의대 관련 조사보고서를 만들어 발송해보자는 기획까지 했었죠.^^)


2. 탄생 i.am/hanidae

아래 그림을 자세히 보세요. 도메인 이름이 i.am/hanidae입니다. 그땐 학생이었거든요. 무료로 쓰던 포워딩 도메인이었습니다. 참 후지죠?

막상 만들고나니 주위에서 '니가 이걸 왜 만들었냐 본4가 미쳤냐?'라는 반응이 대다수였구요 (그분들의 예상대로 저는 본4를 hanidae.com 과 뒹굴고 난 후, 피해를 좀 봤죵.) 다른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허접하냐! 더 좋게 업그레이드 시켜봐라는 부추김도 있었습니다. (악마의 속삭임이었죠.^^) 특히 다른 한의대 분들이 해주신 격려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우석대 95학번 장모양 외 다수...학우분들이 방명록에 친히 박수를 쳐주셨습니다.
지금 보면 자료들이 허접하기 그지없지만 그나마 그것조차 조사한다고 애먹었습니다. 정말 한의대는 다 고만고만하더군요. 도토리키재기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어쨌든 한의대 자료는 채워야했기에 신문기사도 찾고 별 짓 다해서 조금씩 채웠습니다.


3. 전국한의대 차원의 운영길드

조금씩 커지다보니 이젠 개인이 운영하기엔 너무 벅찬 사이트가 돼버렸습니다. 특정학교에서 운영하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고해서 전국 한의대생을 대상으로 운영진 길드를 모집하게 됩니다.
그때 원광대 학우 기호필군이 등장합니다. 2대 시삽쯤 되는 사람입니다. 저는 그만둡니다. 왜냐 본4니까. 한의사 국시에 붙고싶었거든요...ㅠ.ㅠ;;; 기호필군의 헌신적인 운영 아래 i.am/hanidae는 무럭무럭 커가게됐죠.
호필군 외에도 많은 학우분들이 운영진으로 참여하여 도와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모두 잘 계시는지 모르겠네요. 워낙 점조직으로 활동해서.....호필군은 연락주시길. 잘 사는지 궁금합니다. 호필군이 없었으면 이 사이트도 그냥 흐지부지됐을 겁니다.

4. i.am/hanidae에서 hanidae.com으로

그 해 어느날, 경산대 신상우 선배님께서 hanidae.com을 등록하셔서 그냥 주셨습니다. 넙죽 받았습니다. 신선배님은 11개 한의대 도메인을 모두 구입하셔서 각 학교에 무료로 나눠주신 분입니다. (dghani, wkhani khhani....등등)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정말 그때 감사했습니다.

5. 업데이트
아래 허접한 모습으로 업데이트했었죠. 이것도 후지죠?
이렇게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참 많은 무료계정들을 들락거렸습니다. 셋방살이의 설움을 심하게 겪었죠. ezboard를 쓰면서 잘 운영하던 어느날 new21에서도 방빼라고 하고...ㅠ.ㅠ 그런일이 한번씩 터질때마다 운영진은 난리가 났었죠...돈이 웬수던 시절...(특히 원광대 분들이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때 고생하던 애기바람, 조고각하님 다 잘 계시는지..
2001년도 1월 입시철, hanidae.com의 조회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수험생들이 마구마구 들어오기 시작한 거죠. 하루에도 글이 수십개씩 올라오던 신나던 시절...hanidae.com을 굴려온 원동력이 바로 수험생들이죠. 그때 들락거리던 수험생 분 중에 지금 한의대생이 되어 활동하는 분들도 있겠죠? 커밍아웃바랍니다..^^;;//


6. 정식 호스팅을 받다

그렇게 해메던 어느날 동국대 권종훈 선배님이 호스팅과 웹디자인을 무료로 해주시겠다고 제안하셨습니다. 한의원하시면서 존스미디어라는 회사의 사장이기도 하셔서 그 회사에 곁다리로 끼어서 마침내 hanidae.com이 정식으로 호스팅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풍가는 초등학생처럼 마냥 기분이 좋았지요. 하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웹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게 되어 hanidae.com의 접속이 중단되면서 수많은 원성을 듣게 됩니다. 본의 아니게 그때 권선배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정말 많이 도와주셨는데..


7. hanidae.com 운영, 동국대 한의대 전산위로...

결국 2001년 봄, 동국대 한의대 전산위원장이던 박한돌 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제가 동국대 전산위출신이라...) 그때 정확한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한의대닷컴을 사시미에서 인수해서 운영해줄래?"

(사시미란 당시 동국대 한의대에서 잘 키우고 있던, 꽤 잘나가던 사이트였고 전산위원들도 웹운영에는 한가닥씩 하는 사람들이었으며, 더군다나 자체적으로 리눅스 서버를 돌리고 있었기 때문에 호스팅문제도 해결되었죠.)
이렇게 hanidae.com이 다시 활성화되는 과정에 송인광선배, 박한돌, 류창길 군의 혁혁한 지원이 있었고, 내용면에서 하기태 옹과 또모하니 군 외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다수 재학생분들의 열정도 큰몫을 차지했습니다.
현재 hanidae.com 사이트의 시스템적인 부분과 큰틀의 운영은 동국대 전산위에서 담당하고, 세부적인 운영은 전국 한의대 재학생들이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8. 저절로 굴러가는 눈덩이.

'사이트란 눈덩이와 같아서 처음에 굴릴때는 아주 힘들고... 그러나 조금 뭉쳐지면 굴리기가 쉬워지고... 눈덩이가 아주 커지면 굴리기 힘들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hanidae.com은 아주 커진 눈덩이가 됐습니다. 나름대로 잘 굴러가구요...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한의사 선배님들의 지원과 격려와 더불어 전국 각지에서 많은 한의대 재학생 분들의 고생이 있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지만, hanidae.com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항상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습니다.


수험생 여러분들도 모두 건강하시고, 올 겨울에는 모두 원하시는 결과 있길 기원합니다.
재미도 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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