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원인

Essays 2017. 5. 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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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보다 자리가 중요하다! 자리가 80% 라고 이야기하는 애들 중에

진짜 자리 볼 줄 아는 애는 없더라 ㅋㅋㅋㅋㅋ

한의원으로 좋은 자리가 뭔지도 모르고 자리자리자리자리 노래를 부른다.

정작 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 '자리'가 뭐냐고 디테일하게 물어보면 갑자기 브로카 영역에 마비가 오기라도 한 것처럼 언어장애자가 된다.

그리고 더 골때리는 건 내가 좋은 자리를 골라서 찍어주면 월세가 비싸서! 혹은 경쟁한의원들이 무서워서 들어가지를 못한다.

자리라는 게 옷이랑 같아서 일률적으로 좋은 옷 나쁜 옷 정해져있지 않다. 누군가에서 멋진 양복이 내가 입으면 아빠옷 훔쳐입은 것처럼 되기도 하는게 자리다.


문제는 실력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한의대 졸업하면 이미 실력은 검증된거다. 임상 10년 했으면 실력있는거야!! 한의사 실력차이가 뭐 있냐?? 다 똑같아!!! 라고 이야기하는 애들 중에

니가 말하는 그 '실력'의 레벨이 뭐냐고 디테일하게 캐물어보면 갑자기 베르니케 실어증이 발현된다.

나는 육미에 뭐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본과 4학년(3학년이었나? 가물가물하네)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애들이 뭘 연구하냐면 전탕법과 숙지황의 품질에 대해 관심이 많더라. 정말 골때리는 상황인데, 아무리 황토지장수에 GMP시설에서 지황즙으로 구증구폭해서 달이면 뭐하냐. 정작 육미를 언제 쓰는지, 어떤 환자에게 어떤 가감으로 어떻게 투약해야하는지는 고사하고 육미에 약물이 뭐 들어가는지도 모르는데. 그게 임상의 95%야 존만아. 전탕이 문제가 아니라고.

결국 실력이라는 것은 레벨의 문제다. 몸살이요? 구미강활탕 드세요! 라고 이야기하는게 실력있다고 평가될 수도 있고 존나 실력없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자리, 실력 이런 단어는 추상적인 보통명사다. 이런 단어로 토론을 하는 것은 짜장면이 맛있냐 짬뽕이 맛있냐에 버금가는 시간낭비다.




왜 이런 말장난같은 사태가 벌어지는가.

결국 문제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느냐다.

문제의 원인을 나에게 찾을 것인지. 아니면 나를 제외한 외부영역에서 찾을 것인지. 후자가 마음이 훨씬 편하다. 전자는 받아들이기가 매우 고통스럽다.

내 한의원이 잘 안  되는 것이 이 동네가 썩었기 때문이고, 환자들 질이 낮아서, 광고를 안해서, 동네 주민들이 보석같은 나를 몰라봐줘서, 경기가 안 좋아서, 달러화가 강세여서, 트럼프가 대통령돼서, 문재인 때문에, 한의대 교수들 때문에, 한까 양의사들 때문에, 언론 때문에, 정관장 때문에, 홍삼 때문에, 화애락 때문에,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이렇게 가르쳐서, 우리 건물주 때문에, 여기가 한국이라서!! 등등의 이유를 대면서 인생을 보내다보면 마음은 참 편안한데 ....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지 않냐?


원래 뚱뚱한 애한테 너 뚱뚱하니까 살 빼라고 하면 매우매우 화가 난다. 그런데 장윤주에게 너 뚱뚱하니까 살빼라고 하면 그녀는 웃는다. 뭐 이런 눈까리 병신이 다 있어?<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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