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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외대에서 일하는 김박사를 만났다.
요즘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주로 다녀본 한의원에 대해 물어보았다.
1. 한의원A
침맞으러 자주 한의원간다. 근데 거기 갔더니 손바닥에 두방 놔주더니 자꾸 움직이랜다.(김씨가 추정해본건대 중자중선 투자한듯 보임. 동기요법.)
엄청 아팠는데 남자라서 차마 아프다고 말도 못했고.
원장이 침놓고 나서 좀 어떠냐고 편할거라고 물어보더란다.
하나도 안 좋았지만, 대놓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조금 괜찮아진것 같다고 말했다.
원장은 (아마 속으로 역시 동씨침이야!)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사라졌다고.
그리고 다시는 그 한의원에 안 간다고.
아마 그 원장은 스스로 일도쾌차시켰다고 흐뭇한 마음이 두배됐을 것이고...더욱 동씨침에 매진했을 것으로 추정.
2.한의원B
이곳은 환자가 많다.
원장이 예후를 말해주고 (대략 며칠 침맞으러 와라.) 그리고 (김씨가 추정해보건대) 경락하나 두개를 잡고 정경혈자리를 주우욱 놔준다고.
별로 아프지도 않고, 무난하다.
3.BK박사의 자침모습
어제 직접 내가 어떻게 침을 놓는가 모션을 보여주었다. 상세한 문진, 치밀한 탐혈,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침과 염전.
그리고 외대 김박사의 평가는 이랬다.
-어려보인다. 초보같아.
-침 처음 놓냐?
-학생같다.
-답답하다.
-고작 두개라니 성의없어보인다.(침의 갯수로 평가당함.ㅡ.ㅡ;;)
-효과는?(가장 두려운 질문)
-의사가 알아서 해야지. 왜 물어보냐?
-시간없어!
4. 뭐가 문제냐
BK박사의 질문: 내가 할배였더라도 내가 초보처럼 보였을까?
대체 뭐가 문제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침놔주는데..
문제는 환자의 잡생각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환자의 대가리속에 '오호~ 이 원장 초보같은데..'이러면 치료고 나발이고 물건너간거다.
혼신의 힘을 다하건 말건간에 '신뢰'를 획득하지 못하면 재진은 없다. 생전 처음 보는 환자에게 신뢰를 획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아닌가. 이 과정이 보장된다면 한의원은 결코 망할 수 없는 것.
외대 김박사의 질문: 한의원 가는 사람들 중에 침한방에 쾌차하려고 가는 사람 없지않냐? 그들은 약간의 호전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BK: 넌 뭘 기대하냐?
외대: 일단 찜질, 전기치료, 적외선, 침
BK: 물리치료는 치료되는거 아니다.
외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갔으면 기름넣어줘야지. 엔진 들어올려서 수리하면 되겠냐
환자가 원하는 것. 환자가 기대하는 것을 뛰어넘는 일도쾌차는 한의사들의 '엔진들어올리기'다.
5.커뮤니케이션
다시 한의원A로 돌아가자. 결론적으로 신뢰를 획득하지 못했다. 의사는 만족하고 환자는 불만족하는...
왜 외대김박사는 다시는 거기 가지 않았을까. 환자의 보편적인 기대를 배반하면서까지 자신만의 치료법을 밀어부쳤으나, 결국 수동적 모니터링(환자에게 좀 어떠시냐고 물어보는 행위)에 의존하다가 왜곡된 정보(좀 괜찮은 것 같아요~)를 진실(호전되었음)로 받아들인 결과, 환자로부터 신뢰를 득하는데 실패.
결국 침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의사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됐다는...임상의로서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
B한의원으로 가보자. 일단 일반적으로 통처에 집중 파종하는 모내기와는 약간 다르다. 경락을 따라 주요혈자리를 자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예후기간을 못박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외대 김박사는 이것이 신뢰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솔직히 얼마나 침맞아야되는지조차 모른다면 그 한의사를 신뢰할 수 있을것인가? 그냥 열심히 한번 해보자고?)
6. 여기가 좋아요? 저기가 좋아요? 왼쪽으로 돌리는게 좋아요? 오른쪽으로 돌리는게 좋아요?
외대 김박사의 평가는 이랬다.
"아니 그걸 왜 환자한테 물어보냐고. 의사가 모르냐?"
환자로부터 수동적 모니터링을 할때 물어보는 문장의 어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음. 특히나 어려보이는 핸디캡을 가진 원장들에게는!!
의사의 자신감은 환자의 신뢰.
7.정보의 왜곡
얼마나 좋아졌는지 물어봤다.
조금 좋아졌단다.
정말 좋아졌는가?
10 중에 몇개가 없어졌냐고. 지금 얼마남았냐고.
지금 8 정도 남았단다.
정말 20%가 사라졌는가?
논현동에 식당 4개를 갖고 있는 종원이형이 나한테 해준말이 있다.
"절대로 카운터에서 계산할때 손님에게 맛이 어땠냐고 물어보지마라."
카운터에서 물어보는데 주인 얼굴에 대놓고 맛없다고 할 손님이 있을까?
10분동안 땀 삐질삐질 흘리고 침놓은 원장이 물어보는데 면상에 대놓고 효과없다고 할 환자가 있을까?
종원이 형은 손님들이 식당밖에 나갔을때 하는 말을 몰래 엿들어보라고 했다. 그게 진실이라고.
한의사는 양방과 달리 환자들로부터 수동적인 모니터링을 해야만하는 원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침구실 배드라는 공간은 환자로부터 진실된 모니터링을 얻기에 매우 부적절한 공간이다. 100% 왜곡된다.
좋아졌다고 하는 환자의 말을 절대 믿으면 안된다. 첫개원하는 날 '원장님 침이 참 용하다는 소문듣고 왔다'는 환자를 볼 수 있듯이.
8.BK한의원의 코디
한의원코디하면 보통 약상담이나 비만상담 이런거 하는데 우리한의원코디는 하는 일이 약간 다르다. 최대한 환자로부터 진실된 모니터링을 이끌어내는 역할. 사실 코디에게 이 임무를 맡기는 건 세계최초로 시도되는 것. 나는 내가 물어보지 않는다.
원장실에서 약가격을 상담하지도 않겠다. 원장 얼굴에 대놓고 거절하기가 쉽겠는가? 대개 '바쁘다' '집에 가서 상의해보겠다' '다른데서 먹는다' 등등의 멘트를 날리는데 그 밑바닥에는 '거절'의 멧세지가 강하다.
누구나 거절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 특히 원장 얼굴 앞에서는 더 그렇다.
원장은 원칙만 설명하고 원칙대로 침치료하고 원칙대로 처방한다. 나머지는 원장이 하는 일 아니다.
다음은 BK박사의 생각의 단편들..
나는 간호조무사들과 공동개원한다.
접수대의 리셥셔니스트는 우리 한의원의 대표이고 얼굴이다.(BK가 아님.)
침구실의 코디는 환자로부터 진실된 정보를 얻고 원하는 것은 캐취하여 치료에 동참시키며 신뢰를 제공하는 어찌보면 원장이(사실 그가 하는 일은 고작 침놓고 처방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일보다 더욱 핵심적인 일을 담당하게 된다.
요즘 일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어주다가 주로 다녀본 한의원에 대해 물어보았다.
1. 한의원A
침맞으러 자주 한의원간다. 근데 거기 갔더니 손바닥에 두방 놔주더니 자꾸 움직이랜다.(김씨가 추정해본건대 중자중선 투자한듯 보임. 동기요법.)
엄청 아팠는데 남자라서 차마 아프다고 말도 못했고.
원장이 침놓고 나서 좀 어떠냐고 편할거라고 물어보더란다.
하나도 안 좋았지만, 대놓고 말할 수가 없어서 그냥 조금 괜찮아진것 같다고 말했다.
원장은 (아마 속으로 역시 동씨침이야!)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사라졌다고.
그리고 다시는 그 한의원에 안 간다고.
아마 그 원장은 스스로 일도쾌차시켰다고 흐뭇한 마음이 두배됐을 것이고...더욱 동씨침에 매진했을 것으로 추정.
2.한의원B
이곳은 환자가 많다.
원장이 예후를 말해주고 (대략 며칠 침맞으러 와라.) 그리고 (김씨가 추정해보건대) 경락하나 두개를 잡고 정경혈자리를 주우욱 놔준다고.
별로 아프지도 않고, 무난하다.
3.BK박사의 자침모습
어제 직접 내가 어떻게 침을 놓는가 모션을 보여주었다. 상세한 문진, 치밀한 탐혈,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침과 염전.
그리고 외대 김박사의 평가는 이랬다.
-어려보인다. 초보같아.
-침 처음 놓냐?
-학생같다.
-답답하다.
-고작 두개라니 성의없어보인다.(침의 갯수로 평가당함.ㅡ.ㅡ;;)
-효과는?(가장 두려운 질문)
-의사가 알아서 해야지. 왜 물어보냐?
-시간없어!
4. 뭐가 문제냐
BK박사의 질문: 내가 할배였더라도 내가 초보처럼 보였을까?
대체 뭐가 문제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침놔주는데..
문제는 환자의 잡생각을 압도하는 카리스마. 환자의 대가리속에 '오호~ 이 원장 초보같은데..'이러면 치료고 나발이고 물건너간거다.
혼신의 힘을 다하건 말건간에 '신뢰'를 획득하지 못하면 재진은 없다. 생전 처음 보는 환자에게 신뢰를 획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아닌가. 이 과정이 보장된다면 한의원은 결코 망할 수 없는 것.
외대 김박사의 질문: 한의원 가는 사람들 중에 침한방에 쾌차하려고 가는 사람 없지않냐? 그들은 약간의 호전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BK: 넌 뭘 기대하냐?
외대: 일단 찜질, 전기치료, 적외선, 침
BK: 물리치료는 치료되는거 아니다.
외대: 나도 잘 안다. 하지만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갔으면 기름넣어줘야지. 엔진 들어올려서 수리하면 되겠냐
환자가 원하는 것. 환자가 기대하는 것을 뛰어넘는 일도쾌차는 한의사들의 '엔진들어올리기'다.
5.커뮤니케이션
다시 한의원A로 돌아가자. 결론적으로 신뢰를 획득하지 못했다. 의사는 만족하고 환자는 불만족하는...
왜 외대김박사는 다시는 거기 가지 않았을까. 환자의 보편적인 기대를 배반하면서까지 자신만의 치료법을 밀어부쳤으나, 결국 수동적 모니터링(환자에게 좀 어떠시냐고 물어보는 행위)에 의존하다가 왜곡된 정보(좀 괜찮은 것 같아요~)를 진실(호전되었음)로 받아들인 결과, 환자로부터 신뢰를 득하는데 실패.
결국 침을 사이에 두고 환자와 의사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전혀 안 됐다는...임상의로서는 최악의 결과를 도출...
B한의원으로 가보자. 일단 일반적으로 통처에 집중 파종하는 모내기와는 약간 다르다. 경락을 따라 주요혈자리를 자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요한 것은 예후기간을 못박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외대 김박사는 이것이 신뢰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솔직히 얼마나 침맞아야되는지조차 모른다면 그 한의사를 신뢰할 수 있을것인가? 그냥 열심히 한번 해보자고?)
6. 여기가 좋아요? 저기가 좋아요? 왼쪽으로 돌리는게 좋아요? 오른쪽으로 돌리는게 좋아요?
외대 김박사의 평가는 이랬다.
"아니 그걸 왜 환자한테 물어보냐고. 의사가 모르냐?"
환자로부터 수동적 모니터링을 할때 물어보는 문장의 어감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음. 특히나 어려보이는 핸디캡을 가진 원장들에게는!!
의사의 자신감은 환자의 신뢰.
7.정보의 왜곡
얼마나 좋아졌는지 물어봤다.
조금 좋아졌단다.
정말 좋아졌는가?
10 중에 몇개가 없어졌냐고. 지금 얼마남았냐고.
지금 8 정도 남았단다.
정말 20%가 사라졌는가?
논현동에 식당 4개를 갖고 있는 종원이형이 나한테 해준말이 있다.
"절대로 카운터에서 계산할때 손님에게 맛이 어땠냐고 물어보지마라."
카운터에서 물어보는데 주인 얼굴에 대놓고 맛없다고 할 손님이 있을까?
10분동안 땀 삐질삐질 흘리고 침놓은 원장이 물어보는데 면상에 대놓고 효과없다고 할 환자가 있을까?
종원이 형은 손님들이 식당밖에 나갔을때 하는 말을 몰래 엿들어보라고 했다. 그게 진실이라고.
한의사는 양방과 달리 환자들로부터 수동적인 모니터링을 해야만하는 원초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침구실 배드라는 공간은 환자로부터 진실된 모니터링을 얻기에 매우 부적절한 공간이다. 100% 왜곡된다.
좋아졌다고 하는 환자의 말을 절대 믿으면 안된다. 첫개원하는 날 '원장님 침이 참 용하다는 소문듣고 왔다'는 환자를 볼 수 있듯이.
8.BK한의원의 코디
한의원코디하면 보통 약상담이나 비만상담 이런거 하는데 우리한의원코디는 하는 일이 약간 다르다. 최대한 환자로부터 진실된 모니터링을 이끌어내는 역할. 사실 코디에게 이 임무를 맡기는 건 세계최초로 시도되는 것. 나는 내가 물어보지 않는다.
원장실에서 약가격을 상담하지도 않겠다. 원장 얼굴에 대놓고 거절하기가 쉽겠는가? 대개 '바쁘다' '집에 가서 상의해보겠다' '다른데서 먹는다' 등등의 멘트를 날리는데 그 밑바닥에는 '거절'의 멧세지가 강하다.
누구나 거절하는데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 특히 원장 얼굴 앞에서는 더 그렇다.
원장은 원칙만 설명하고 원칙대로 침치료하고 원칙대로 처방한다. 나머지는 원장이 하는 일 아니다.
다음은 BK박사의 생각의 단편들..
나는 간호조무사들과 공동개원한다.
접수대의 리셥셔니스트는 우리 한의원의 대표이고 얼굴이다.(BK가 아님.)
침구실의 코디는 환자로부터 진실된 정보를 얻고 원하는 것은 캐취하여 치료에 동참시키며 신뢰를 제공하는 어찌보면 원장이(사실 그가 하는 일은 고작 침놓고 처방쓰는 것 아닌가) 하는 일보다 더욱 핵심적인 일을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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