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이란 무엇인가?

Essays 2019. 10. 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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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은 '어떤 사람'의 '행위'에 대한 선악의 판단이다.

양심은 언제 작동하는가? 행위의 당사자가 나와 친한 사람일 때만 작동한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 심지어 나와 적대적인 사람에게는 작동하지 않는다.

평소에 이명박을 증오하는 사람이 이명박이 사기치는 행위를 목격하면 그에게는 마음속 깊은 양심이 작동할 필요가 없는 거야. 바로 욕해버리면 되지! 나쁜놈 이명박!

문제는 나와 친한 우리 편일때 발생한다.

내 가족이 밥먹고 위조지폐를 내면, 그걸 지켜보고 있는 우리에겐 양심이 발현된다. 화재경보기처럼 켜지는 것이다. 양심의 불이 켜지면 고민이 시작된다. 그 행위의 당사자가 나와 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두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1. 식당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구요! 식당주인이 얼마나 불친절했는데! 심지어 맛도 없어. 이런 곳은 밥값 받을 자격이 없어. 어휴 식당도 더러워. 그동안 얼마나 이 식당에서 나쁜짓을 많이 했냐. 내 가족의 행위는 그럴만 한거야. 나도 잘못했지만 식당주인은 더 나쁜 놈이야. 미안한데 오죽하면 위조지폐를 냈겠냐. 식당주인에게도 잘못이 크지. 왜 확인을 안 한거야? 방조한거야. 위조지폐가 좋은 행동은 아니지만 불가피한거야. 아, 맞다 5년전에 이 식당에서 밥먹다가 직원이 국물흘려서 나 셔츠 세탁비 손해본적 있어. 그래. 기억나네. 응징해야지. 이게 정의다. 거악에 맞서는 소악. 불가피한거야. 독립운동할때 총쏘는거랑 같은거지. 그리고 재수없어. 식당사장이 하버드 나왔고 프랜차이즈 50개 갖고 벤츠 탄다며? 나쁜짓해서 돈번거 아냐? 그런놈들 좀 혼나야돼.

2. 밥쳐먹었으면 돈 내고 가야지.

 

혓바닥이 길어지면 양심없는 거지 뭐!

사람마다 이 양심이 작동하는 기전과 역치는 매우 달라서, 그 기준이 다른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면 그건 마치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가 서로 대화하는 것과 같다. 다툼을 일으키는 문제의 핵심은 '양심을 작동시키느냐 꺼두느냐'이기 때문에 아무리 이야기해봐라. 그 사람의 양심 스위치가 켜지나. 그 스위치는 사람의 부모도 못 켤껄? 고조할애비가 살아돌아와도 그 스위치는 못 켠다. 어저께 김어준이 정경심보고 감옥가라고 말했다잖아. 얘도 스위치가 슬슬 올라갈랑말랑 하는거지. 공지영이 김어준보고 화내는건 아직 스위치가 꿈쩍도 안 하는거고. 요즘 유시민 혓바닥이 만리장성을 휘감는다던데 지구 몇바퀴를 돌려나.

나는 양심의 스위치를 켜지않을테야를 전문학술용어로 말하면 '진영논리'가 된다. 진영논리는 원래 깡패나 조폭들이 애용하지, 지식인들이 쓰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ㅋㅋ 어제 유시민이 "진영논리가 왜 나쁩니까?"라고 너무 당당하게 이야기해서.. 요지경 세상이다. 이 정도 충성심이면 한명숙 만기출소할 때 에쿠스 끌고가서 박수쳤으려나?

근데 이거 되게 간단한 거야. 화내지마.

아, 넌 이 정도로는 양심의 스위치가 켜지지 않는구나. 마치 넌 신전떡볶이 3단계 매운맛을 좋아하는구나처럼.

실망할 필요없다. 그게 실망할 일이야? 아,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일이지.

 

어라, 오늘 진중권의 스위치가 켜졌단다. 원래 이 스위치 켜는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참여연대 모 회계사의 스위치도 켜졌다던데 아마 그는 쫓겨날 것이다. (방금 검색해보고 알았다. 기억할께. 김경율!!)

정치는 종교, 연애, 음식과 마찬가지로 '호불호'의 영역이지. 이성의 영역이 아니다. 정치인들은 지식인들(특히 자기편이라고 여기던 학자들)이 바른말 딱딱 하는걸 싫어하고(얼마나 많은 신하들이 사약받고 귀양갔던가!) 그들은 우매하고 감성적인 대중을 선호한다. 정치인의 제일덕목은 연설을 잘해서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다. 연기자와 같다. 사람들 모아놓고 논문발표해봐라. 누가 당선시켜주냐.

호불호!

좋아한다는데 그걸 어쩌랴. 정치는 종교랑 연애랑 개념이 같다. 좋다는데. 내가 너 좋아해! 그럼 좋아하라고 해야지. 그 남자가 좋다는데??!! 그여자가 좋다는데?? 뇌물 안 받은 나경원보다 검은돈 9억받고 감빵에서 만기출소한 한명숙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좋아할 수 있는게 바로 정치다. 논리와 이성보다 감성과 이미지가 통하는 영역.

호불호의 영역에 선악과 이성, 논리의 잣대를 들이대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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