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뭐가 문제냐?
(참고로 헷갈릴까봐 미리 말해두는데, 이건 김씨가 최근에 지은 시다.)
뭐가 문제냐?
-한의대 교수들이 문제인 것 같다.
그럼 교수들을 바꾸자.
-그건 좀 힘들것 같다. 지금 내가 대학 총장도 아닌데
그럼, 뭐가 문제냐?
-양방중심의 복지부가 문제인 것 같다.
그럼 복지부를 바꾸자.
-그건 좀 힘들것 같다. 내가 대통령도 아니고.
그 다음 뭐가 문제냐?
-환자들이 문제인 것 같다.
그럼 환자들을 바꿔버리자.
-그건 좀 힘들것 같다. 그 많은 환자를 내가 어떻게. 내가 그 분들 부모도 아닌데.
그럼 뭐가 문제냐?
-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한의대라는 학교 교육 전반의 시스템과 병원과 로컬의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다.
그럼 그것도 바꾸자. 한의대, 한방병원, 한의원의 구조적인 문제를 다 해결하자.
-근데, 그건 좀 힘들것 같다. 너무 일이 커진다.
-아무래도 선배들이 문제인 것 같다. 이렇게 되도록 그동안 뭐했나.
선배들을 바꾸자.
-아 그건 좀.. 그 사람들이 바뀌기도 힘들 것 같고.
-후배들도 문제인 것 같다. 이제 의대 떨어지고 한의대 들어온다는데 너무 질이 떨어졌다.
후배들도 바꾸자.
-근데 그 후배들이 의대를 선호하게 된 환경은 결국 한의사 선배들이 만든 결과물 아닌가.
뭐가 문제냐? 정말 하고싶은 말은 뭐냐?
-나 빼고는 다 문제인 것 같다. 선배, 후배, 학교, 교수, 로컬 전부.
그럼 너 빼고 다 바꾸자.
-지금 경기도 문제인 것 같다. 세계경제가 안 좋아서. 코로나도 문제고
그럼 코로나도 해결하고 세계경제, 한국 경기도 좋아지게 하자.
-그건 좀 힘들것 같다. 당장 내가 그럴만한 능력도 없고.
-생각해보니 의료보험도 문제인것 같다. 한의원의 취약한 비급여도 문제고. 정관장도 큰 문제다.
니 말이 맞다. 의료보험, 비급여, 정관장을 바꾸자.
-근데 그건 좀 힘들것 같다. 내가 그럴만한 능력도 없고.
아무튼 너 빼고는 모든 게 다 문제인 것 같네. 그것 하나는 우리가 합의하고 대화를 끝내자.
-응.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어쨌든 나 빼고 다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