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S500을 튜닝하는 사람 본적 있나? 거의 없다. 대부분 순정으로 타고 다닌다.
K5 양카튜닝한 오너에게 BMW 740을 사주면 튜닝을 할까? 그냥 타고 다닐까?
그럼 K5는 뭘 튜닝하나? 엔진을 바꾸나? 미션을 바꾸나? 아니다. 껍데기만 한다. 마후라랑 래핑 정도. 참 황당한 이야기지. 엔진은 똥망인데 부르릉 소리만 600마력이다. 차에다가 화장하는 거지. 화장은 왜 하냐. 똥차를 가리려고 하는거지.
멀리 수성못에 부득부득 부르르릉 하는 차가 지나가면 똥차라고 보면 된다.
대학교 처음 입학하면 이런 마후라 부르릉 거리는 선배들이 가끔 있지. 특히 동문회, 향우회처럼 지들 홈그라운드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온갖 똥폼은 다 잡으며 부릉부릉 부르릉거리는데 술자리에서 "한의학이 말이야... 동의보감이 말이야... 의학입문이 마리야..." 이 따구 소리하면서 썰푸는 애들은 그냥 싹 다 좁밥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예과생들 앉혀놓고 썰 풀면서 억지로 술먹이는 좁밥들 있잖아. 그게 최악인데 그런 좁밥들의 특징이 절대로 비싼 술로 먹이지 않는다는 거. 끽해야 막걸리, 소주 카스가 맥시멈이다. 화랑도 안 시킴.
사발주 시키는 선배들 중에 로얄살루트 21년산, 발렌타인 30년산으로 사발주 만드는 선배 본 적 있냐? 없지. 후배들에게 술을 억지로 먹이는 행위에서의 핵심은 단 하나야. '싸구려 술'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술은 지 돈으로 사는 술이 아니어야 한다. 회비로 먹는 싼 술!!! 이런 찌질함은 그 순간은 보이지 않지만 20년 쯤 지나고나면 보인다.
자기 쌩돈으로 좋은 안주에 좋은 술 사주면서 억지로 먹이는 선배 봤니? 곰곰히 돌이켜봐라. 대부분 '공금이나 회비'로 '싸구려 술'만 먹이지.
가끔 음식도 강제로 먹이는 애들도 있는데 걔들이 먹이는 음식도 돌이켜봐라. 한우, 랍스터, 다금바리 이런거 억지로 먹이더냐? 아니지. 그냥 젤 싸구려 음식 억지로 먹여. 짜장면, 삼겹살, 닭갈비, 라면 같은 거. 무조건 싼거!! 아, 얼마나 찌질하고 서글픈 일이냐.
몇몇 얼굴이 스쳐지나갈꺼야.
부릉부릉부르르릉 부드드드드드드드드.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예과생 중에 부릉부릉 하는 애들 때문에 술자리가 힘든 친구 있니?
싸구려 소맥 말아서 자꾸 주면 몇잔 받아먹고 기분 알딸딸할때 카운터로 가서 사장님한테 여기 젤 비싼 위스키 한병 달라고 속삭여. 그리고 바로 뚜껑 까서 언더락에 절반 정도 채우고 돌아와서 선배님 얼굴 한번 봐바. 어떻게 변하는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상품에는 레벨이 있다. 천원짜리 술부터 백만원짜리 술, 50만원짜리 차부터 2억짜리 차까지.
운전을 처음 배울때 너무 똥차로 배우면 안되듯이 술을 배울때도 마찬가지다. 처음 접할 때 뭘로 접하느냐.
술에도 얼마나 좋은 위스키, 와인 많냐.
자식이 스무살이 되면 갑자기 처음 접하는 것들이 많아 진다.
술, 자동차, 여자, 여행, 돈벌이 등등
우리가 테레비를 처음 사면 사용설명서부터 읽듯이 인생에서도 처음 접하는 물건과 사람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아버지가 잡아줘야한다.
술은 이런 종류를 술을 이런 장소에서 이렇게 마셔라. 여자는 이런 이런 여자를 골라야하고 피해야할 여자는 이렇고. 여행은 이러이러한 예산으로 이런 스케줄로 다녀라. 어떤 직업으로 어떤 돈벌이를 해서 어떻게 투자해라, 자동차는 이런차를 어떤 컨디션에서 어떻게 운전해라. 등등
이소하는 참새처럼 하나하나 가르쳐야한다.
대학 어디가느냐보다 이게 훨 중요하다.
아버지가 안 가르쳐주면 선배든 누구든에게 배워야하고 그마저도 없다면 혼자 자율학습해야한다. 자율학습에는 반드시 시행착오가 따른다. 초보운전자가 '내가 운전 좀 한다(내가 술 좀 마신다, 내가 여자 좀 안다. 내가 여행 좀 한다. 내가 돈 좀 번다 등등)'고 착각하는 순간 사고가 찾아온다. 알긴 뭘 아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