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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라고 재미가 있나?

1. 판타지

이 예능은 여자가 축구를 한다에서 시작한다. 보통 축구는 남자들이 하지. 일단 거기서부터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최하급 선수들과 최정상급 감독, 최하급 해설자와 최정상급 아나운서가 만나다. 티비는 판타지 상자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언밸런스에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보기도 전에 보고싶어진다."야, 감독이 황선홍인데 선수는 오나미, 김민경, 안영미래. 근데 아나운서는 배성재인데 해설은 또 이수근이야."

꽃보다 할배가 재밌는 것도 배낭여행을 대학생이 아닌 할배들이 떠나는 것이고, 대접받아야할 이서진이 짐꾼역할을 한다는 판타지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2.리액션

경기력은 엉망진창이다. 이 프로그램은 축구중계가 아니다. 경기장면이 30% 나오면 그 뒤로 리액션이 70% 나온다. 선수들, 해설자, 관중들, 인터뷰까지 끝도 없는 리액션이 휘몰아치고 시청자는 관중석에 어느새 앉아있는 느낌을 받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 비긴어게인이라는 예능도 노래 반, 관객 리액션 반이다. 리액션 컷이 없으면 현장감을 느낄 수가 없다. 이것은 우리가 일상을 캠코더로 촬영할때도 마찬가지다. 생일잔치 씬을 기록한다고 했을때 주인공만 주구장창 앵글에 담으면 망한다. 박수쳐주는 가족들, 날뛰는 강아지, 입김에 흔들리는 촛불 등등 리액션 컷을 듬뿍 넣어야 현장감이 있다.

안영미의 태클에 사오리가 넘어지고 이경실이 부상당해 오나미와 교체되는 시퀀스에서 실제 경기장면은 리플레이 포함해서 딱 20초 나온다. 하지만 그 뒤로 당황하는 감독, 해설자, 안타까운 관중들의 리액션과 인터뷰가 무려 5분동안 이어진다. 이런 시퀀스 10개를 이어붙이면 60분짜리 프로그램이 탄생한다.

 

3.대본의 부재

작가는 있지만 대본은 없다. 쌩리얼 그 자체다. 이것은 다큐인가? 대본이 없다는 것은 예측을 할 수 없다는 것이고 분량에 대한 리스크가 커진다. 카메라를 몇대를 깔까? 한 30대는 깔지 않을까.

동물, 어린이, 스포츠가 나오는 예능은 실패하지 않는다. 이 놈들의 특징은 예측할 수 없는-작가 머리에서는 나올 수 없는- 재미가 있다. 때로는 도시어부 왕포편처럼 물고기가 등장하질 않아서 피디에게 극한의 편집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알래스카편의 장혁처럼 기가막힌 타이밍에 물고기가 짠하고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점  때문에 최근 개가 등장하는 예능이 미어터지는 것이다. 물고기라는 동물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도시어부 제작진은 참신하다.

 

4.인류의 발명

축구,야구,테니스,농구,미식축구,아이스하키. 이런 스포츠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오가는 거대한 판때기다. 공통점이 뭘까? 첫째 팀플레이를 하며, 둘째 상대가 있고, 셋째 점수제로 승패를 확실히 가린다. 스포츠의 형태지만 일종의 전쟁이다. 전쟁을 치를 수 없는 인류의  위대한 대용품.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번성하여 그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선수와 관중은 한 팀이 되어 전쟁을 치른다.

9회말 2아웃, 내가 응원하는 팀의 8번타자가 끝내기 안타를 쳤을때 우리는 마치 내가 전쟁에서 적군을 쓰러뜨린 것처럼 주먹을 휘두르며 소파에서 일어나 짐승처럼 괴성을 지르며 강렬한 흥분을 맛본다. 그런 의미에서 한중일 정기 축구경기나 남북축구 대항전 등은 각국의 증오심을 축구로 승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민성의 골을 우리는 20년이 지났지만 도쿄대첩이라고 부른다.

 

 

밑도 끝도 없는 내용에서 시퀀스를 짜내는 작가와 감독님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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