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실패하는가

Essays 2021. 8. 29.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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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현상이나 사람, 사건을 접하고 화가 난다면 그 화를 만들어내는 갭의 정체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봐야한다. 혹시 이거, 내가 머릿속에 지어놓은 나만의 상想이 혹시 착각이나 판단미스의 결과물 아닌가? 내가 뭔가 오해한 것은 아닌가?

상想과 현실 사이의 갭이 줄어들지 않으면 델루젼으로 간다.

오랫동안 키우던 개가 죽어버린 비가역적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딘가 살아있을꺼야, 가출한걸꺼야라는 상想을 계속 갖고 있으면 있지도 않는 개 찾으러 산을 헤매다가 가족들에 의해 정신병원으로 간다.

현실을 무조건 받아들여야한다면

그럼 다 포기하고 그냥 되는대로 살란 말이냐?

물론 그건 아니다. 유의미한 방향으로의 벡터값.

아주 간혹 반대방향으로 벡터가 작동하기도 한다. 굉장히 드물다. 뭔가 되고 싶고 하고 싶으면 나의 찌질한 현실로부터의 갭이 있다는 것이다. 갭은 스트레스를 일으킨다. 내 처지가 분하기도하고 짜증도 난다. 갭을 줄이려는 벡터값은 방향과 에너지를 갖는다. 상想의 방향으로 갭을 줄여가는 -굉장히 희박한-벡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갭이 클수록(나의 상想은 서울대 의대인데 나의 현실은 호산대) 스트레스는 극심해진다. 현실이 상想 쪽으로 도저히 따라올수가 없다. 그냥 미친놈이지. 기준은 상想(내가 가고싶은 곳, 내가 되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 내 머리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속의 나(내 성적, 내수준, 내월급, 내실력)를 기준으로 해야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성적과 실력으로 이미 증명된 현실 속의 나-나약한 의지력을 가진-를 기준으로 잡은 뒤 아주 좁은 갭을 띄운 상想을 내 머릿속에 설정해야한다.

갭은 작을수록 성공확률이 높다. - 내 눈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것을 한다-는 것이 전략이다.

상想을 정할 때 나는 다음달 부산에서 약매출 1등, 월 2억을 찍는 사람이야. 보다 '나는 매일 본초 처방을 5분 공부하는 사람이야'라고 웃음이 나올정도로 소박한 상想을 잡는게 훨씬 결과값이 좋다. 팔굽혀펴기를 목표로 한다면 매일 1개를 설정해라. 인간적으로 1개는 할 수 있지않냐??!!!

매일 1개를 한다. 상想과 현실이 만들어내는 갭의 발생과 소멸의 반복은 마치 짧은 다리로 행군하는 병사의 왼발 오른발처럼 스스로를 특정 방향으로 이끈다. 반복하다보면 관성의 힘이 생긴다. 저절로 걷게 된다.

큰 둑이 터질때 작은 갭에서 시작하듯이, 우리가 일주일 영어공부를 하든 안하든 아무 표시도 안 나지만 3년을 안 하거나, 반대로 3년을 하면 반드시 표시가 난다. 그래서 수학을 잘 하고 싶으면 '매일' 해야한다. 매일하면 관성의 힘으로 시간이 갈수록 쉽게 그 방향으로 간다.

힘든 점.

티가 안 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장시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래서 갭을 작게 띄워야만 하고 관성의 힘이 생길때까지 버텨야하는 것이다. 웃길 것이다. 매일 팔굽혀펴기 1개를 한다고 목표를 설정하면 처음엔 웃길것이다. 뭐? 1개를 한다고? 그런데 며칠만 지나봐라. 더 웃길것이다. 그 1개도 못하고 넘어가는 날이 부지기수여서. 이런 걸 우습게 보면 스스로는 더 우스운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뿐이다.

누구나 10년, 20년 뒤의 인생의 모습을 알 수는 없지만,-그건 내가 풀 수 없는 난이도의 수학문제 같은 것, 그런 것에는 관심을 가져서도 안돼!- 내일, 모레 정도는 어떤 모습일지 알 수도 있고 뭔가 작은 갭을 띄워 티끌만큼의 변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

사법고시를 5년 준비해서 낙방하면 스스로에게 화가 나고 실망스럽지만 오늘 하루 법전 안 보고 놀았다고-티도 안 날 정도라도- 그것에 화가 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이 방향으로의 벡터는 거의 실패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아주 작은 꿈도 이루지 못하고 실패하고 만다, 왜 실패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고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서른살, 마흔살, 쉰살이 되고 출근길 신도림역 지하철에서 분명히 어딘가 통로를 헤매긴 했는데 어쩌다보니 어어어...하며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어느 방향인지도 모를 지하철에 태워져서 어디론가 실려가다가 인생이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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