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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75년 역사 중에 울릉도를 방문한 대통령은 단 한명.

1962년 박정희 뿐이다. 다음해에 박정희는 여객선을 만들라고 지시하고 청룡호가 탄생한다. 400톤급의 아주 작은 배.(썬플라워가 3천톤) 월 5회 정기운항을 하는데 사실 화물선이나 다름없다.

청룡호 승객은 갑판으로 나갈 수가 없다. 위험하기 때문에.

그래서 멀미 때문에 구토를 해도 객실내 깡통에 다 모아야한다. 비닐봉지도 귀해서 지급하지 않음. 자욱한 객실 내에 시큼한 토사물 냄새가 퍼져도 어쩔 수 없다. 맞바람 맞으면(울릉도는 운항시간이 바람의 방향에 달려있다.) 12시간 걸리고, 뒷바람 잘 맞으면 8시간에도 주파하던 시절. 평균 10시간 소요. (이후 80년대 카훼리도 9시간 소요. 2000년대 카타마란, 썬플라워가 취항하면서 3시간대로 줄어듬.)

승객들의 멀미가 얼마나 심했느냐하면 아부지 증언에 의하면 똥물까지 올라올 정도로 구토가 심했다고 한다. 대장에서 식도까지 역류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파도가 심하다는 건가!!

달수 아저씨는 청룡호의 화장(조리장)이었다. 선원들 밥 해주는 일이 주업무였지만 승객들의 토사물도 그의 담당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고 나오는건 전부 달수 아저씨가 책임졌다.

배가 포항 동빈항에 입항하면 달수 아저씨는 토사물이 담긴 깡통들을 소중하게 수거해서 자기가 키우는 돼지우리로 가져갔다. 이렇게 울릉도 주민들의 토사물을 먹고 자란 돼지가 매년 몇마리씩 무럭무럭 자라서 달수 아저씨의 생활고를 도와줬다. 이 얼마나 친환경적인 동물사육 방식인가!

제주도에만 똥돼지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울릉도의 돼지들도 대부분 화장실 옆에서 똥물을 먹고 자랐다. 화장실을 건축할 때 돼지우리 옆에 약간 비탈지도록 짓는다. 똥물이 자연스럽게 돼지우리쪽으로 넘어온다.

청룡호가 다닐때만 하더라도 도동에는 푸세식 화장실만 있었고 똥물을 가득실은 리어카가 골목을 다니고 더이상 실을 공간이 없으면 연변으로 내려가서 (지금의 행남등대길 시작되는 곳) 바다에 똥물을 부어버렸다. 그 똥물을 물고기들이 먹고 다시 그 물고기(메바리 같은 것들)를 사람이 잡아서 먹는다.

울릉도 사람들의 구토물은 돼지가 먹고 똥물은 물고기가 먹고... 전기차 몇대 굴리는 체르마트와는 비교도 안되는 친환경고장이다.

울릉도에는 뱀, 모기가 없는 섬이(었)다. 모기는 한일호가 70년대에 취항하면서 포항에서 왕창 들어왔다.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할배집에서 잘 때 여름에 마당에 가마때기 깔고 자도 모기 안 물렸다. 울릉도 아이들이 모래라는 물건을 책에서만 본다. (울릉도는 섬 안에 모래가 한 알도 없다.)

불가사의한 일이지만 뱀은 아직까지 울릉도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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