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못난 놈이 나를 위로해준다.
전교 10등한테 전교 1등이 와서 힘내라고 위로해주면 그게 위로가 되나? 안되지.
주식으로 5천 날린 친구한테 주식으로 10억 챙긴 친구가 위로해주면 그게 위로가 되나. 10억 날린 친구가 와서 위로를 해줘야지. 진짜 힐링이 되지.
한때 잘 나가던 아이돌 출신 여자가 사기당하고 이혼해서 혼자 애 키우는데 집도 30평짜리 평범한 아파트에 인테리어 구리고 세간살이도 우리집이랑 다를 바 없는데 애가 엄청 못 생기고 말도 안 듣고 경제적 고통까지 겪고 좌충우돌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그게 힐링이 되고 위로가 된다.
돌싱포맨, 내가키운다, 불타는청춘 모두 같은 컨셉의 예능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완전 듣보잡 거렁뱅이가 날 위로해주는 건 자존심 상한다. 내가 그런 부류랑 같은 취급당하기는 싫다. 노숙자가 위로해주면 누가 좋아하나.
정답은 나왔다.
힐링콘서트는 누가 개최해야하나?
한때 유명했다가 망하고 나락으로 떨어져서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아주 약간 살림살이가 펴진 사람.
예를 들어 30대 재벌총수였다가 부도나고 신불자 됐다가 지금은 종로에서 조그만한 국밥집 하고 하루하루 살고 있으면 그 사람이 힐링콘서트로는 국내 원탑이다.
"여러분 돈이 전부가 아닙니다. 여러분 실패가 실패가 아닙니다. 좋은 학교 가봐야 소용없어요. 돈 벌어봐야 의미없더라구요. 맛있는거 먹고 좋은 차 타봐야 별로에요. 부자였을 때 더 불행해요. 저는 한달에 10억씩 벌때 더 불행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에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임무 완수했고 완벽한 인생입니다. 가난하지만 비록 별볼일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은 행복할 자격이 있고 실제로도 행복한 겁니다. 작지만 의미있는 행복. 서울시장이 높습니까? 청소부가 높습니까? 청소부가 더 높아요! 왜냐! 시장은 선거철만 되면 한 표 달라고 고개쳐박고 굽신거리며 다니지만 청소부는 낙엽 앞에서만 고개 숙이거든요. 훨씬 더 당당한 직업입니다. 여러분 한분 한분 소중한 여러분 인생에 화이팅을 보냅니다. 어깨 따악! 펴고 당당하게 사십시요."하면 박수가 쏟아진다.
그래 내가 가장 듣고 싶었던 말!!!! 귀에 쏙쏙 박히네.
모두 치유를 받고 기쁜 마음을 갖고 다시 고단한 직장으로 가정으로 돌아간다. 물론 콘서트비는 내야지. 위로를 받았으면 상응하는 금전적 대가를 치러야지.
아무튼 뉴욕에서는 힐링이 잘 안되고 인도 바라나시 같은데서 힐링이 잘 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