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ysayer

Essays 2021. 12.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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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이라는 형용사는 뭔가 고리타분한 뉘앙스를 풍기지만 보수란? 사회적인 어떤 패턴에서 [이유]를 찾는 행위를 말한다. 왜 저럴까?라고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관대함. 그게 보수의 핵심이다.

하루에 밥을 3끼 먹고 포크 대신 젓가락을 쓰고 아파트에 사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하루에 밥 1그릇만 손으로 집어먹어도 누가 뭐라할 사람은 없지. 소개팅 나갈 때 추리닝에 잠바때기 입고 가도 불법은 아니지. 하지만 단정하게 가는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 출근에 양복입는다고 무조건 보수가 되고 추리닝 입는다고 진보가 되는게 아니다. 양복을 입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매너리즘 꼰대가 아닌 보수가 되고, 양복 대신 추리닝을 입어야만 하는 [이유]를 설득할 수 있어야만 진보가 된다. 이유를 설득하지 못하면 그냥 Naysayer다.

사람들이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는 게 이유가 있다니까. 강남 아파트값이 오르는 이유가 있다니까. 모든 사회현상에는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다.

 

"아버지 저는 학벌사회 철폐를 위해 서울대학을 안 가겠습니다."

-너 전교 몇등하냐?

"전교 300등 정도 합니다."

- 안 가는거냐? 못 가는거냐?

"제가 안 가는 겁니다. 제가 서울대를 거부하는 겁니다. 서울대 안 가도 제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자아실현하면서 인생도 즐기고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스티브잡스처럼요."

 

사람들이 서울대 가고 연고대 가는건 이유가 있다. 물론 그 이유가 다 각자에게 어울리는 정답인 건 아니지만 타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해보고 이해가 됐을때 비로소 그들과 다른 길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Naysayer들은 그렇지 않다. 무지와 무능으로 인한 결과를 받아들이기에는 고통스러우니까 자기 나름대로의 멋진 방어기제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걸 혁신적, 진보적이라고 미화한다.

 

미국 근처도 안 가본 애들이 미국 가봐야 볼 거 없다. 갈 필요없다고 하면 누가 들어주나? Naysayer들의 말은 한마디도 주워들을 필요가 없다. 그들에게는 내세울 수 있는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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