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대본 써주기

Essays 2003. 8. 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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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10월 3일, S대학교에 다니는 동생(일명 폐인)이 가요제 나가는 대본을 써달라고 징징거렸다.
매일 과로에...환자에 시달리는 내가 잠 안자고 써주긴 했으되....이 뭐하는 짓이랴...ㅠ.ㅠ
헐헐...친구들이랑 나가서 개그하고 노래대충 한다는데... 노래는 대강 하고 개그로 승부를 본다고 해서 평소 연예계에서 출중한 작문실력을 인정받고 있던 본인이 직접 나서주기로 했다. 토요일에 예심이라는데.. 과연 그 놈은 예선이라도 통과할 것인가.!

그럼 대본을 감상하시라.



주의 : 안 지루하게 애드립은 자연스럽게...

따기: 아부지....아부지 아부지.... 아부지.. 성적표 나왓심더...
이장 : 아...그려 이번엔 잘 나온겨??
따기 : (뻐기는 투로 진지하게..) 아부지 그동안 고생 하셨지예? (아부지 귀에다 대고) 내년에 등록금 안내도 되겠심더. 호호호홋홋
이장 :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구 장하다. 내 새X. 열심히 하더만 그래, 장학금 받은겨?
따기 : 아버지 부끄럽심더.(한박자 쉬고). 학교서 짤렸심더...


이장 : 아이구 아이구. 이제 어떡한뎌?
따기 : (정색을 하며) 아버지 걱정하지 마이소. 등륵금은 다시 돌려 받았심더.
이장 : 아니 무슨 학교가 등록금을 돌려줘?
따기 : 아부지 저기(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백마상 있지예. 어제 총신대다 팔았심더. 짭짤~하데예. 내일 총신대 애들 와서 뜯어가기로 햇심더.. (관객을 향해 큰소리로) 너거도 잘~~~ 봐놔라 오늘이 마지막이데이.

따기: 아부지, 근데예 우리학교에 정문 있잖습니꺼. 알고보니 거 후문이데예. 일년동안 후문으로 학교 다녔심더.
이장 : 아니 니는 어떻게 맨날 학교를 뒷구멍으로만 다니는겨~~~
따기 : 괘안심더. 아무도 저게 정문인지 모릅니더. 헤헤헤헤.

따기 : 아부지..그리고예, 자존심이 상함니더 건국대 연못에 우리 학교가 빠진다카데예....
이장 : 아니 학교가 얼마나 좁으면 연못에 빠진디야.
따기 : 아부지는 그래도 우리학교에는 한경직 기념관 있지 않습니꺼
이장 : 아니 거기는 수업도 안하자나
따기 : 그래도 잠은 자알 온다 아입니꺼..헤헤헤

따기 : (앞의 관객중 남자에게 다가가) 야, 니 내한테 반했나? . 넘 볼걸 넘봐라.
남자 : (따귀맞는다)

(따기 때리고...사회자한테 가서.)
따기 : 야. 사회자 니도 내 한테 반했나?
따기 : (손을 들어서 때리는 척하다가 쓰다듬으며..) 니는 고마 사회만 열심히 보면 된다. 우리 좀 있다 노래할꺼거든...우리 3번이거든 3번. 아라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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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 동생과 그 일당들은 가요제에서 2등을 먹고 mp3 플레이어를 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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