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란 무엇인가?

Essays 2022. 2. 22.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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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은 리미트가 있다. 적당할 때 브레이크를 밟을 줄 안다. 한 개인 뿐 아니라 집단에도 액셀(매파)와 브레이크(비둘기파)가 존재한다. 적당히 멈출 줄 알아야한다. 리미트가 있어야 어른이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또 다른 더 큰 문제를 만들어내선 안된다.

오빠와 부모님 환갑잔치 여행비용 분담문제 때문에 다툰 뒤로 서로 연락을 안 하면 그것은 남매지간에 준수해야할 리미트를 넘어간 것이다. 둘 사이에는 여행비용의 문제에다가 이제는 연락두절이라는 더 치명적인 문제까지 생긴 셈이다. 철이 없는 애들이 이렇게 브레이크 없이 감정대로 내지른다. 대부분 강단있다. 똑부러진다. 추진력있다. 카리스마 있다. 등등으로 표현된다. 빙산의 꼭지가 살짝 보일때 잘 감별해야한다. 한끗차이다. 본데없이 자라면 카리스마처럼 보이기도 한다.

주식시장에도 재료의 강도가 있다. 이것은 어느 정도의 재료인가? 어느 정도의 문제인가? 사이즈를 잘 감별할 줄 알아야한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다가 돌이 나와 이빨이 부러졌다고 하자, 이건 어느 정도의 사이즈일까? 식탁을 엎어버리고 정수기의 뜨거운 물을 받아다 식당사장 얼굴에 퍼부어버릴까? 현관문을 망치로 부숴버릴까? 화끈하고 통쾌하게? 가끔 친구와 감자탕 먹다가 화가나서 감자탕 냄비를 들어서 친구 얼굴에 부어버리는 노인들이 있다. 나이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런 노인은 철부지 어린이다. 본데 없이 자란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말한다. 문제의 사이즈를 재는 법과 감정과 행동의 리미트를 설정하는 방법을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배우지 못하면 이런 노인으로 자라 결국에는 인생을 망치게 된다. 보통 9시 뉴스에서는 [순간적인 격분을 이기지 못하고 우발적으로]라고 보도되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다.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본데 없이 자라서, 못 배워서, 덜 성숙해서 아직 어린이라서 그렇다.

임금협상을 하던 노조가 공장을 점거하고 흥분해서 공장을 불태워버리면 어떨까? 불지르는 순간에는 모두 환호한다. 마치 투쟁에서 이긴 것 같다. 그 순간에는 매파가 득세한다. 하지만 격앙된 감정이 (태풍처럼) 지나가고 나면 방화라는 더 큰 문제를 처리해야하는 고통만 남는다. 그때 주위를 둘러보라. 매파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거의 모든 대중투쟁이 다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등록거부 투쟁을 하다가 어느 순간 지도부가 출구전략을 세우고 멈춰야하는데 끝까지 go!를 외친다. 브레이크는 없다. 너무 통쾌하지만 막상 학생들이 법적 절차에 따라 제적되고나면 그 제적생들을 다시 복학하는 투쟁을 또 해야한다. 가장 무책임한 지도부가 엑셀을 밟을때는 지들 맘대로 밟다가 막상 브레이크를 밟아야할 때는 전회원 투표처럼 대중에게 그 책임을 떠 넘기는 행위다. 노조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불법의 단계 직전에서 멈춰야하는데 대부분 매파는 고!를 외치고 막상 해고당하면 뜬금없이 해고자 복직투쟁까지 해야한다. 혹 하나 떼려다가 더 큰 혹을 더 달게 된다.

어른은 멀티태스킹을 할 줄 알아야한다. 식당에서 돌씹어서 이가 부러져도 연휴의 가족여행은 마저 마쳐야 한다. 렌트카 예약이 빵꾸가 나도 택시를 타고 돌줄 알아야 하고 투쟁을 해도 자동차조립도 하고 수업도 듣고 평소에 할 일은 리미트를 확실하게 정해놓고 완벽하게 해내야한다. 화가 나도 할 일은 다 해야한다.

화 난다고 음식물쓰레기통을 뻥 차서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면 그 놈이 바로 [본데없이 자란] 놈이다. 그런 아버지의 행동을 보고 자란 아들은 똑같이 [본데 없이 자란] 행동을 반복하고 대대로 이어진다.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박빙일수록 매파가 득세하고 매파가 선거를 망친다. 누가 낙선할지는 매파가 누구 곁에 있는지만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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