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줄없다 : 뭐가 중요한지 덜 중요한지를 모르는 상태.
서울가는 KTX 표값 6만원이 아까워서 한달동안 걸어 가면서 숙박비랑 식비로 150만원을 지불하는 사람.
150만원짜리 중고차를 사서 엔진오일 5만원이 아까워서 안 넣다가 엔진 들러붙어서 엔진수리비 150만원을 지불하는 사람.(내 친구 얼빵이의 실제 사례)
시급 10만원인 사람이 3만원짜리 가방을 몇천원 더 싸게 사보겠다고 하루종일 검색하는 사람.
시간과 돈을 쓰는 것을 우리는 비용으로 인식한다. 물이 증발하듯이 마치 허공으로 날아가버리는 것처럼 없어지는게 소비라고 오해한다. 부모들도 그렇게 가르친다. 우리 엄마 아빠도 그렇게 가르쳤다. 돈을 쓰면 나쁜 것. 돈은 아껴야하는 소중한 것이라고 자식을 가르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돈은 불태우거나 파묻지 않는 이상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돈은 은행에 가만히 모아두면 물가가 오르면서 점점 가치가 쪼그라든다.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소비가 아니라 교환이다.(소비라는 단어 자체가 잘못된 개념이다. 소비가 어디있냐???) 돈을 다른 재화나 가치로 잠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허공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사면 200만원을 써버린 것인가? 아니다 돈의 모습이 노트북으로 잠시 변신한 것이다. 내가 그 노트북을 진료에 사용하고 집에 가서도 쓰고 하루에 16시간을 사용한다면? 200만원의 돈이 증발한 것인가?
개인도 기업과 같다. 돈은 원재료로 모습이 변했다가 제품재고의 모습으로 변했다가 매출액이라는 돈의 모습으로 다시 환생해서 귀환한다. 마치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듯이. 돈이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그 과정에서 조금씩 몸집이 불어난다. 그게 기업이다. 이 회전 루프에 문제가(재고가 매출액으로 변신하지 않는다든지) 생기면 회사는 파산한다. 내가 은행보다 이 돈의 회전루프를 잘 돌릴 자신 있으면 대출을 내면 된다. 대출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문제는 돈의 회전루프지.
돈은 절대 허공으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 계속 어디론가 돌고 돈다. 강원랜드에 가서 블랙잭하다가 50만원을 잃으면, 허공으로 날린 게 아니다. 50만원이 블랙잭하는 <경험>으로 변한 것이다. 그 돈은 강원랜드 계좌로 들어가서 직원과 주주의 주머니로 다시 들어간다.
오줄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순환의 개념이 아니라 증발로 인식한다. 어리석은 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