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망상의 차이

Essays 2022. 10. 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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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받는 사람도 한달에 한번 15만원짜리 파인다이닝을 즐길 수 있어야한다."

"울릉도에서 최신식 아이맥스영화관을 즐길 수 있어야한다."

"누구나 돈 걱정, 아파트걱정 안하고 살 수 있어야한다."

"삼척사람들도 부산사람들처럼 KTX타고 서울에 갈 수 있어야한다."

"전국토가 골고루 인프라를 나눠가져야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고 모든 직업은 존중받아야한다."

"우리 도시에도 특급호텔이 하나 있어야한다."

"공부 못하는 애들도 서울대 갈 수 있어야한다."

"못생긴 남자도 예쁜 여자와 결혼할 수 있어야한다."

 

이 명제들의 핵심은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이냐'는 경제에 관련된 문제라는 점이다.

경제문제를 "OO해야한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되는  '당/부당'의 도덕논리로 풀려고하니 풀릴 수가 없다.

전 국토가 균형발전을 해야하는가? 균형발전이라는 것의 실체는 뭐냐? 정의가 뭐냐?

균형발전을 추구한다면서 왜 같은 도시 안에서도 공업지역 만들고 특정지역을 공장짓도록 몰아주고 어디는 용적률 600% 중심상업지역으로 풀어주는가? 모든 구청에 똑같은 면적의 공업지역, 주거지역, 상업지역을 할당해서 현대백화점 바로 옆에 염색공장 짓고 그 바로 옆에 단독주택단지 만들고 지하철 노선도 정방형으로 만들지.

왜 원자력발전소는 동해안에 몰아주나?

자본주의가 성공한 것은 균형발전이 아니라 '철저하게 편향된 분업' 덕분이다.

80년전에 살던 우리 할아버지는 울릉도에서 집도 직접 짓고 오징어도 잡고 농사지도 짓고 옷도 베틀로 짰다. 이게 균형적인 인간 아니냐? 그런데 2022년의 손자인 나는 집도 못 짓고 오징어도 못 잡고 농사지을 줄도 모른다. 하지만 아주 편협된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훈련된 스킬을 갖고 있고 그 덕분에 80년전의 할배보다 잘 산다. 이게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엘리트주의에서 번영했다. LG모바일 사업부가 파산하고 삼성전자 갤럭시가 재패하는 것. 그것이 자본주의다. 잘하는 놈이 더 잘나가는 것. 잘하는 놈에게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 더 많은 자원을 획득하게 하는 것.

"야, LG 핸드폰이 망하면 안되지. 그건 잘못된거야. 혼자만 잘먹고 잘살면 안되지."라고 경제문제를 도덕문제로 짬뽕시키는 순간 망상은 출발한다.

그런건 꿈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입으로는 균형, 상생 이런 단어를 뱉으면서 지가 핸드폰 쓸때는 아이폰, 갤럭시 사러 가는 놈들이다.

외모갖고 차별하면 안된다면서 "진짜 진짜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 소개팅 시켜주면 화내는 놈들.

지역감정 없어져야 한다면서 정작 지가 출마할 때는 "자기 고향"에만 출마해서 자기 뽑아달라는 놈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자기 자식이 염전이나 단란주점에서 일한다고 하면 반대하는 놈

본인 알바 시급은 만원 이상 올려야한다면서 "양념통닭가격은 올리면 안된다"라는 놈

노동자의 주당 근로시간이 더 줄여야 한다면서 "병원이 토요일에 문 닫으면" 컴플레인 하는 놈

학벌갖고 차별하면 안된다면서 자기 엄마 수술받을때는 "서남대 의대출신" 제끼고 서울대 의대출신 찾는 놈들.

왜 이런 일이 생겨날까?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고찰이 부족하고 지 혼자 망상을 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적게 일하고 돈을 많이 받고 싶어하는 본성이 있다. 돈을 좋아하고 예쁘고 잘생긴 이성을 좋아한다. 큰 집, 큰 차, 좋은 직업, 맛있는 음식, 멋진 옷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한의원에 월화수목금토 환자가 하루에 40명씩 총 240명/주에 오는 업장이 있다고 하자.

원장이 환자를 늘리고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하루에 환자수가 50명을 넘어갈때마다 그날 보너스로 10만원을 더 지급하기로 하면 어떤 일이 생기느냐.

직원들이 환자에게 "어머님, 이제부터 월수금에 오세요." 라고 속삭이기 시작한다.

월요일 60명 화요일 20명 수요일 60명 목요일 20명 금요일 60명이 오게 된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다. 그리고 이런 본성은 잘못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멍청한 인센티브가 잘못된거지.

 

인간의 본성을 무시한 망상을 바탕으로 정책을 만드는 멍청한 놈들.

옷을 벗기려면 자연스럽게 본성의 흐름에 맞도록 기온을 올려주면 되는데 거기다 대놓고 옷을 날려버리려고 강풍을 불어대니 옷을 벗을리가 있냐? 초딩보다 머리가 안 돌아가는 놈들이 망쳐놓고 정작 한다는 말이 "꿈"이 모여 역사를 만들었다고 자위하지만 실상은 망상으로 초래한 파국일 뿐이다.

꿈과 망상은 한끗차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얼마나 깊이 성찰하고 천부본성 앞에 얼마나 겸손함을 유지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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