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의 매력

Essays 2023. 1. 14. 12:43

반응형

"너 진짜 멋있다"고 말하는 여자와 눈길 한번 쳐다봐주지 않고 다리꼬고 팔찌 손질하며 반쯤 누워있는 남자.

 

솔로지옥은 몸매 감상하는 연예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다. 겉으로는 그렇게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본성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교보재다.

모든 관계는 갑이거나 을이거나 둘 중 하나로 맺어진다. 이 세상에 동등한 관계란 없다.

사람이건 남녀관계건, 손님과 사장, 기관이나 국가간 등등의 모든 관계는 갑을로 이루어진다.

언제나 갑은 편안하고 여유롭다. 진영이는 거의 누워있다. 갑은 현명하고 매력적이다. 갑은 누워있고 잘 쳐다봐주지도 않는다.

갑의 본질은 뭘까? 권력이다. 힘이다. 힘이 있냐 없냐.

갑은 <관계의 단절>을 주도할 수 있다. 파워가 있다. 통제에 대한 욕구와 자신감이 있다. 능력까지 받쳐주면 칼자루의 위력은 어마어마해진다. 갑질은 능력만큼 휘둘러야한다. 만약 능력이 받쳐주지 못하면 갑은 고사하고 싸가지 없는 돌아이로 추락하고 외면받는다. 못생긴 여자가 지남력 못 챙기고 도도하게 튕기면 외롭게 늙으며 댓가를 치르게 된다.

"이제 그만 만나자."

이런 말을 상대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을이었다. 칼날 쪽을 잡게 된 을의 손에서 피가 난다.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되고 을의 늪으로 쑥쑥 주저앉는다.

"다음 달은 예약 안 돼요. 원장님 침 맞으려면 두달 뒤부터 가능하세요."

"네??? 어떻게 안될까요?"

육체적 능력이 떨어지는 조건에도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해온 사람이라는 종족은 <눈치>의 동물이다. 본능적으로 느낀다. 내가 을인지 갑인지. 그게 인간이 매머드를 이긴 동력이다.

종우, 동우는 시즌 내내 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눈치빠른 패배자들!

슬기도 을의 늪에 빠졌다.

이번 시즌은 종우가 승리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최종승자는 슬기다. 진영이를 을의 의자에 강제로 앉혀준 제작진의 배려로 슬기는 가까스로 갑의 왕관을 다시 쓰고 종방되었다.

갑은 언제나 승리한다.

 

나경원이 사표를 낸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해임을 했다. 정치성향을 떠나서 왜 저렇게 할까 고민해봐야한다. 학원가서 공부를 하는 것도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업 갖는 것도, 하다못해 주식종목 하나 찾는 것에도 그 업종에서 '갑'이 누구냐를 찾는 여정이다.

반응형


         
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