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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사님. 저는 부산에서 요가학원을 하고 있는 29세 스텔라입니다. 자영업이다보니 수입이 들쭉 날쭉 하여 너무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제가 요가학원을 하는게 안 맞는 걸까요? 월급받는 직업으로 바꿔야할까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 안녕, 스텔라. 요가학원을 하고 있군요. 모든 자영업이 그렇지만 요가학원도 망할 수 있어요 그런데 요가학원이 망한다고 스텔라가 망하는건 아니에요. 요가학원이 망했을때 망하지 않았어. 괜찮아라고 위로하는 놈들은 사실을 왜곡하는 놈들이니까 멀리하세요. 망한건 망한거에요. 그걸 명확히 해야해요. 이혼하면 결혼에 실패한 게 맞고, 유학가서 박사학위 못 받고 돌아오면 유학을 실패한 게 맞아요. 다만 박사학위 못 받아왔다고 내가 망한건 아니에요. 내 유학은 망했지만.

나의 업장과 나를 동일시하지말아요. 동일시하게 되면 업장이 좀 잘되면 기고만장해지고 좀 안 되면 기가 죽어서 지냅니다. 그러지 말아요. 수입은 들쭉날쭉해도 스텔라 본인은 변한 게 없잖아요. 학원이 망해도 나는 안 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출근하세요. 망하면 시간낭비한 것 같지만, 실패도 경험이고 무형의 자산으로 남아요. 쫄땅 망하고 나자빠지면 판사님이 다 알아서 정리해주니까 걱정말아요. 판사님이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내가 차린 요가학원이 망했다. 그럼 지금 내가 차린 이 부산이라는 도시의 이 건물 이 자리에서 내가 판매하는 이 요가교육이라는 서비스가 부산시민들로부터 외면받은 거에요. 그건 팩트에요.  '어, 부산이라는 도시에서 여기 이 자리에 너같은 컨셉의 요가학원은 필요없어.'라는 확인을 받는 거에요. 별거 아니에요. 스텔라가 다른 데 가면 더 잘 맞을 수도 있어요. 더 시골로 가거나 아니면 서울로 가거나, 이 세상에 나랑 맞는 공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에요. 용기를 잃지 말고 하루하루 내가 학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되, 시민들이 알려주는 결과값은 겸허하게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또 하나 본인이 오너라도 그 업장이 본인 것처럼 맘대로 다루면 안 돼요. 업장에 출근하면 직원처럼 일하세요. 내가 내 돈으로 차린 업장이랍시고 지 멋대로 출근하고나서 네이버쇼핑하고 페이스북유랑하고 인스타 들락거리고 '요가학원 업무'와 상관없는 일들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지마세요. 그런 짓거리는 직원은 물론 원장도 해서는 안되는 짓입니다. 출근하면 직원처럼 본인 업무, 요가교육에 관한 것으로 근무시간을 꽉 채우고 퇴근하세요. 내가 차린 업장이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없다. 즉, 자신의 업장과 스스로를 분리하는 겁니다. 유튜브, 서핑, 인터넷질은 퇴근하고 집에서 하세요.

그리고 자영업을 시작하려면 돈 벌려는 목적 말고 본인이 부산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게 뭔지 한번 곰곰히 돌아보세요. 내가 부산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는게 뭔지. 그게 약하면 초창기에 불안해요. 내가 요가의 이런이런 분야는 내가 부산에서 제일 잘 가르친다는 그 '무언가'가 있어야 버티는 힘이 생겨요. 내가 제과점을 오픈했다면 '그래, 내가 부산에서 티라미수는 제일 잘 만들지. 티라미수가 뭔지 한번 시민들에게 보여주겠어.'같은 게 있어야 해요. 모든 자영업은 초반에는 버텨야해요. 자영업은 돈벌이의 목적도 있지만 내가 시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게 있어야 해요. 버틸 때는 그 '뭔가'가 힘이 되어주는 거고 시간이 흘러 나의 업장을 다녀가고 경험한 사람들이 그 '뭔가'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자영업이 비로소 굴러가고 롱런하는 거죠. 그 '뭔가'를 곰곰히 찾아보세요. 사실 오픈하기 전에 그 뭔가를 찾아놓고 칼을 갈아서 전쟁터에 나서야하는데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스텔라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하길..메리크리스마스<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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