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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사님 저는 서울에 사는 스테파니에요. 저한테는 언니가 있는데 저보다 훨씬 예쁩니다. 어려서부터 아빠가 언니만 예뻐하고 저는 대놓고 싫어했어요. 그래서 언니가 하는 행동 말투가 전부 재수없고 짜증이 납니다. 이렇게 못 생기게 태어난 것도 억울하고 가족에게 이런 취급받는 것도 비참하고 내가 왜 이렇게 태어났는지 이해도 안 되고 화납니다. 언니, 아빠, 모든 가족들과 절연하고 싶어요.

 

- 안녕. 스테파니. 언니가 더 이쁘군요. 그건 본인도 인정하는 거죠? 인간이라는 종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그건 본능이에요. 잘생긴 놈에게 호감을 갖는건 본능이에요. 본인도 몸좋고 잘생긴 원빈이 난쟁이 똥자루 옥동자보다 더 좋죠? 그건 인정할 겁니다. 문제는 이런 호불호는 인간의 본능으로 인정해줄만한데 이게 선을 넘어서 차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언니가 이쁘다는 이유로 언니만 맛있는 고기 사주고 대학 보내주고 집안일 안 시키고 하면 그건 차별이 되는 겁니다.

차별과 호불호를 착각하면 안돼요. 언니가 예뻐서 언니만 연기학원 보내주고 밀어주는 건 차별이 아니에요. 그건 당연한 거에요. 공부머리가 있고 공부 더 하고싶어하는 의지가 있는 형제에게 학원 끊어주는건 차별이 아니에요. 그럼 뭐가 차별이냐? <연관성>이 없는 대접이 핵심이에요. 못 생겼으니까 넌 설겆이 해. 이건 차별이에요. 외모랑 설겆이하는 거랑은 상관이 없죠. 넌 키가 크니까 형광등은 니가 갈아. 이런건 차별이 아니에요. 연관성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다 언니만 좋아해! 이런건 차별이 아니에요. 공부 못하니까 넌 지방대 가야해. 이런건 차별이 아니에요. 그건 당연한 거에요. 아빠가 안 그랬으면 좋았겠지만 예쁜 딸만 더 좋아했다면 그건 아빠의 본능이에요. 아빠의 라이프스타일이고 아빠의 자유에요. 그 사람의 자유의지를 존중해야해요. 나는 남진보다 나훈아가 좋은데? 왜 사람 차별하냐? 라고 비난하면 안돼요. 누군가를 더 좋아할 자유가 누구나 다 있어요. 나는 엄마보다 아빠가 좋은데? 너는 왜 가족을 차별하냐? 라고 비난하면 안돼요.

성인이 되면 <누군가가 나를 싫어할 자유>가 있고 그걸 흔쾌히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해요. 내가 모든 사람에게 호감이 될 수는 없어요. 그건 북한의 김정은도 못 한 일이에요. 타인이 <나를 싫어할 자유>를 인정하자. 그게 아빠라는 게 가슴아프지만 그게 진실이니까 인정해야해요. 누구나 다 그런 <누군가를 싫어할>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어요. 그리고 스테파니 본인도 누군가를 싫어할 자유가 있어요. 맘껏 누려요.

본인이 아빠에 대해서 섭섭하고 짜증나고 우울하고 비참한 기분이 드는 건 본인의 아빠의 실제 모습보다 훨씬 더 좋은 아빠의 이미지를 갖고 바라기 있기 때문이에요. 본인 욕심이에요. 본인 아버지는 본인이 바라는대로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가 아니에요. 본인 마음에 드는 아버지가 아니에요. 그걸 인정해야해요. 아, 진짜 우리 아빠는 내가 생각하고 바랐던 이미지의 -언니와 나를 차별하지 않는- 그런 괜찮은 아빠가 아니구나.

그리고 인간의 외모, 지능, 키 이런 것들은 다 주어지는 거에요. 훈련병이 피복을 지급받듯이 태어나면 주어지는 거에요. 그냥 받아들여야해요. 아, 나는 못생긴 외모를 받았구나. 그게 본인 피복이에요. 분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하지마세요. 억울한 일이 아니라 <재수없는 일> <운이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원래 세상은 그런 재수없는 이벤트로 가득가득해요.  이해하려고 하지 말아요. 원래 세상이 그런거니까. 누구나 공정한 외모, 재능을 지급받지 않아요. 그리고 내 얼굴과 몸매가 꽝이라고 내 인생이 꽝이 되는건 아니니까 스테파니가 갖고 있는 다른 재능을 찾아보세요. 모든 게 꽝인 걸 지급받는 인간은 없어요. 이 상황에서 본인이 <부당한 대접을 받았고 외모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뜬구름 잡는 공감을 해주는 사람을 조심하세요. 인간에게 외모는 매우 중요한 경쟁력이고 자산이에요.

그리고 더 중요한건 본인이 언니보다 더 <열등하다>는 인식을 스스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언니의 모든 게 꼴보기 싫은 거에요. 내면이 부실하면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게 돼요. 열등감에서 빠져나오고 싶다면 팩트를 인정하고 자존감을 키울 수 있는 다른 재능을 훈련하세요. 그래 내가 비록 얼굴은 옥동자지만 OOO은 내가 더 낫다. 그 OOO에 집중하세요. 인간은 모든 걸 다 가질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다 열등한 사람은 없어요. '너는 못 생겼어.'라는 칼은 타인이 무심코 만들지만 그걸 주워서 -그래 내가 못 생긴 편이지라며- 스스로를 찌르는 건 본인이에요. 손예진 기사에 '손예진 너무 뚱뚱하고 못생겼어.'라고 백날 악플(칼) 달아보세요. 손예진이 그거 보고 (칼을 줍고 스스로를 찔러서) 상처받나요? 본인 스스로 전혀 뚱뚱하고 못 생겼다고 상상조차 안 하는데? 어떻게 상처를 주나요? 그냥 웬 미친놈이 쓴 웃기는 댓글이네? 하면서 웃고 넘어가죠.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상처를 주나요? 그건 마치 아랍어로 너는 못 생겼다고 써 놓은 거에요. 그거로 상처받을 수가 없어요. 아랍어가 이해가 안되는데 어떻게 상처가 돼요?

스테파니, 명심해요. 상처는 받는게 아니에요. 본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스테파니 본인 뿐입니다.

그리고 나이를 고려하세요. 지금은 나이가 20대니까 외모밖에 안 보이고 스테파니처럼 그런 분한 마음이 드는게 당연해요. 하지만 나중에 50, 60, 70대가 돼보세요. 그때도 외모가 힘을 갖고 있는지. 지금은 본인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 외모 밖에 없지만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본인에게 여러가지가 생깁니다. 재산, 직업, 건강, 학벌, 자녀, 배우자, 친구들, 커뮤니티 인맥 등등 외모 외에도 가질 수 있는게 더 많아요. 그때가 되면 외모가 갖는 파워는 점점 더 비중이 줄어들게 되죠. 언니할머니가 예뻐봤자죠.

팩트는 인정하세요. 시험에 떨어졌으면 그래, 나 떨어졌다! 본인이 시골출신이면 그래, 나 시골사람이야! 본인이 영어 못하면 그래! 나 영어 못해! 본인이 못생겼다면 본인 입으로 말해요. "그래, 나 못 생겼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불호한다. 오케이, 그건 인정. 하지만 내 외모가 나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세상에 보여주겠어." 거기서 모든게 출발해야 해요. 스테파니의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합니다.<bk박사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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